공유

제1341화

작가: 장니움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1-08 19:00:00
조은서는 그런 부자의 대화를 그저 수수방관하기로 했다.

아버지에게서 그런 말을 들었지만 유이준은 전혀 개의치 않는 듯했다.

이제 그에게는 진별이가 있었고, 당연히 아이의 엄마 역시 그의 것이 될 것은 시간문제였다.

...

이른 아침 9시 반, 유이준은 잠깐 회사에 들렀다.

회의를 마친 유이준은 사무실로 돌아와 쌓여 있던 업무를 마저 처리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그는 휴대폰을 집어 들고 잠시 휴식시간을 가지다가 진은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진은영은 곧이어 전화를 받았지만 그 후로 둘의 짧은 침묵이 이어졌다. 한참이 지나서야 유이준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내일 점심에 데리러 갈게요. 집에 가서 밥이나 한 끼 먹죠.”

진은영이 입을 떼기도 전에 유이준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집안 친척들이 전부 모일 예정입니다.”

“...”

진은영은 그녀가 어떤 신분으로 유씨 가문의 본가로 가는 것인지, 더 나아가 임하민도 있을지 너무 묻고 싶었다. 하지만 이미 유이준에게 여러 차례 실망을 겪으며 실망할 대로 실망한 탓에 입을 열 용기가 나지 않았다.

진은영에게서 아무 대답이 돌아오지 않자 유이준은 별다른 설명 없이 전화를 끊었다.

어젯밤까지만 해도 둘은 격렬하게 사랑을 나누며 서로를 그윽한 눈빛으로 바라보았지만 지금은 마치 낯선 사람이라도 된 듯 서먹하기 그지없었다.

진은영이 전화를 끊자마자 비서 안네가 문을 두드리더니 들어왔다.

그녀의 표정은 다소 굳어 있었다.

“대표님, 현대 쪽에서 아직도 우리 회사를 인수하려는 모양입니다. 제가 알아본 바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고 하더군요.”

진은영은 사적인 일에서 잠시 손을 떼더니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댄 채 안네를 바라보며 말했다.

“현대 박 대표님한테 연락하세요. 오늘 밤 7시에 저녁 식사 대접해드릴 테니까 만나자고.”

그 말에 안네는 고개를 끄덕이며 밖으로 나갔다.

비서가 밖으로 나가자마자 진은영은 손을 들어 이마를 짚었다. 머리가 지끈거리며 아파왔다. 지난 몇 년간 그녀의 회사는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방향을 틀어 여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이혼은 절대 안돼   제1342화

    유이준은 임하민에게 어느 정도 미안한 마음을 품고 있었다. 어릴 적부터 쭉 보며 지내왔던 여자를 철저히 외면할 수는 없었다.그는 자신의 외투를 벗어 임하민의 어깨에 걸쳐주고는 미간을 옅게 찌푸리며 말했다.“집까지 데려다줄게.”임하민은 예상보다 더 집요하게 유이준을 붙잡더니 마치 거머리라도 된 듯 유이준에게 딱 달라붙어 그를 꼭 껴안았다. 그러고는 고개를 들어 유이준을 바라보며 멍청한 미소를 짓더니 입술을 내밀어 그의 턱에 입을 맞추기 위해 까치발을 했다.유이준은 너무 갑작스러운 임하민의 행동에 순간적으로 당황한 듯한 기색을 내비쳤다.그리고 애석하게도 두 사람의 그런 모습을 진은영이 보고야 말았다.진은영은 현대의 박 대표와 저녁 식사를 할 이동하던 중, 차에서 내려 맞은 편에 있던 상회 건물로 이동하다가 서로를 꼭 끌어안고 있던 유이준과 임하민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두 사람은 사귀는 사이라도 된 연인처럼 서로를 꼭 끌어안고 있었다. 유이준의 겉옷은 이미 임하민의 어깨 위에 걸쳐져 있었고 임하민은 그의 품 안에서 키스를 요구하고 있었다. 유이준의 얼굴에는 애정과 난감함으로 복잡한 표정이 지어져 있었다. 진은영과 유이준과 보낸 시간이 그다지 길지 않았다고 해도 그녀는 단 한 번도 유이준이 자신을 향해 저렇게 다정한 표정을 지은 적이 없었다. 그녀를 바라보던 유이준의 눈빛에는 항상 경멸의 감정이 서려 있었고 표정에는 항상 짜증이 섞여 있었다.이래서 서로 집안끼리 맞는 관계여야 조화로울 수 있는 것이다.알고 보면 유이준은 임하민을 진심으로 좋아했던 게 아닐까? 그렇다면 어젯밤에는 왜 진은영과 그런 육체적인 관계를 맺었던 걸까?차가운 달빛 아래, 진은영의 눈에는 눈물이 맺히기 시작했다.더 이상 두 사람에게 방해가 되고 싶지 않았던 진은영은 조용히 모습을 감췄다. 환하게 켜진 네온사인 아래, 그녀의 뒷모습을 꼿꼿했지만 무척이나 외로워 보였다.불빛 아래에서 혼자 걷던 그녀는 마음속에서 활활 타오르던 불길을 서서히 꺼뜨렸다.진은영, 너도 알잖아. 애초에

    최신 업데이트 : 2024-11-08
  • 이혼은 절대 안돼   제1343화

    유이준은 진은영의 차가운 목소리에 어딘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잠시 후, 그는 애써 자신의 성격을 눌러가며 말했다.“내일 점심에 회사로 데리러 갈 테니까 잊지 마요.”비즈니스 회관 복도에서 크리스털 샹들리에를 올려다보던 진은영의 눈에는 촉촉한 감정이 담겨 있었다. 그녀는 저절로 유이준과 임하민의 포옹 장면이 떠올라 마음이 아려왔고 목소리까지 함께 가라앉았다.“내일 중요한 일이 있어서 못 갈 것 같아요. 더군다나 그런 자리는 제가 갈 자리가 아니잖아요.”유이준이 그 말에 반문했다.“왜 은영 씨가 갈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죠?”...밤이 깊었다.진은영은 점점 지루해졌다.그녀가 원한 것은 단지 모호한 감정이 아니라 오직 자신만을 향한 사랑이었다. 그녀는 술기운이 담긴 나지막이 물었다.“이준 씨, 이준 씨는 저 사랑해요?”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뜨거운 숨결이 그녀의 귓가를 스쳤지만, 여전히 진은영은 긍정적인 대답을 들을 수 없었다.“술 마셨어요?”진은영은 눈을 지그시 감더니 대답했다.“네.”밀려오는 실망감과 슬픔에 눈을 뜰 수 없었다.하지만 진은영은 자신을 슬픔이라는 감정 속에 오래 노출 시키고 싶지 않았다. 그녀에게는 해야 할 일이 많았다.만약 회사가 강제로 현대에게 인수된다면 진은영이 여태껏 쏟아왔던 모든 것들은 물거품이 되어버리고 말 것이다. 그녀는 수중에 조금 남은 돈으로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 상황을 진은영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었다.유이준이 더 말을 꺼내기 전에 진은영은 빠르게 전화를 끊고 다시 객실로 돌아갔다. 박 대표는 여전히 검은색과 황금색이 섞인 테이블 옆에 앉아 잔을 들고 있었다. 그의 표정에는 약간의 고민이 깃들어 있는 듯했다.35살에서 36살 정도 되어 보이는 얼굴의 박 대표는 한 번의 결혼과 이혼을 겪은 상태였다. 전처와 자신의 사이에서 태어났던 아들은 지금 해외에서 공부 중이었다. 그는 지금 독신이긴 했지만 사업을 통해 몇 차례 유흥은 즐겨본 사람이었다.객실로 돌아온 진은영

    최신 업데이트 : 2024-11-08
  • 이혼은 절대 안돼   제1344화

    차 안은 칠흑같이 어두웠고 진은영의 얼굴은 마치 유령처럼 창백했다.그녀는 유이준이 차가운 표정을 마주하며 문득 깨달았다. 오랜 시간 동안 유이준과 함께 지내왔고 둘 사이에는 진별이까지 있었지만 둘은 서로 다른 세계에 살고 있었다.만약 유이준이 진은영과 같은 세계에 살고 있었다면 어떻게 이런 눈빛으로 진은영을 바라볼 수 있을까?어떻게 임하민이랑 그런 사랑을 나눠놓고도 이런 모욕감을 준단 말인가?진은영, 참 어리석기도 하지.너무 평화로운 나날들만 보내서 약해진 거야? 이제 와서 뒤늦게 연애 감정에 빠져버렸다는 건가?오늘 진은영은 어리석게도 유이준에게 자신을 사랑하냐는 질문까지 던졌다. 대체 무슨 대답을 기대했단 말인가?이제 그는 답을 주었다. 유이준에게 진은영은 그저 자신의 사업을 위해서라면 그 누구와도 관계를 가질 수 있는 여자일 뿐이다.유이준이 자신을 사랑해주길 기대한 것일까.한참이나 침묵이 흘렀다...진은영이 소리 죽여 웃었다.“맞아요, 이준 씨말대로예요. 나 진은영은 그런 여자예요. 목적과 수단을 가리지 않고, 목적을 위해서라면 그 누구와도 관계를 가질 수 있는 그런 여자라고요!”그 말에 유이준의 이마에 핏줄이 불거졌다.“진은영!”진은영이 쓴웃음을 지으며 허리를 빳빳이 폈다.“저는 이준 씨가 아니에요. 태어날 때부터 풍족한 게 아니었다고요. 오늘 제가 일궈낸 건 다 저 스스로 해낸 겁니다. 앞으로 나 진은영은 그 누구에게 도움을 청하든 이준 씨한테만큼은 손을 뻗지 않을 거예요. 사업을 위해 이준 씨와 관계를 갖는 일은 더더욱 없을 겁니다. 그러니 이준 씨의 이름도 더럽혀질 일은 없겠네요.”차 안은 쥐 죽은 듯 고요했다.여태껏 그 아무도 유이준에게 이런 식으로 말한 적은 없었다. 오직 진은영, 이 미울 만큼 고집스러운 여자만이 이런 말을 내뱉었다. 하지만 더 어이없는 것은 자신이 이런 여자와 함께 진별이라는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이었다.그 순간, 유이준은 진은영에게 싶은 실망감을 느꼈다. 진별이가 생긴 후로 그는 진은영과의 미래

    최신 업데이트 : 2024-11-08
  • 이혼은 절대 안돼   제1345화

    유이준은 차에 앉아 자리를 뜨는 진은영의 모습을 바라보았다.마음이 울적해졌던 그는 곧 차를 몰고 진은영의 별장에서 벗어났다. 교교한 달빛이 차가운 빛을 내며 높이 떠 있었다. 유이준의 차도 점점 속력을 높였고 그의 마음 역시 달빛처럼 차갑게 식어갔다.마음이 불편했던 탓이었을까. 그토록 신중하던 유이준이 순간적으로 정신줄을 놓고 차를 가드레일 너머에 있는 수풀로 몰아버렸다.이윽고 쿵 하는 큰 소리가 울려 퍼졌다.시멘트 블록에 세게 부딪친 유이준의 차는 이어지는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에어백까지 터져 나왔다.강한 충격에 잠시 멍해 있던 그는 간신히 안전벨트를 풀고 차에서 내렸다.차의 보닛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에 그는 더 이상 운전이 불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다른 차가 다니지 않는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잠시 후, 그는 얼굴을 손수건으로 닦고 호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를 받고 현장으로 달려온 김 비서는 빠르게 일을 처리했다.20분도 안 돼 견인차가 와서 유이준의 차를 카센터로 끌고 갔고 김 비서는 직접 차를 끌고 유이준을 데리러 왔다.유이준을 마주한 순간, 김 비서는 저도 모르게 잠시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밤하늘 하래 그녀의 상사 유이준은 홀로 코트 단추도 잠그지 않은 채 담배를 피우며 서 있었다. 그의 완벽하리만치 잘생긴 옆모습에는 어딘가 형용할 수 없는 슬픔이 서려 있었다.슬픔이라...김 비서는 “슬픔”이라는 단어로 유이준을 묘사하는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 했다.유이준은 태생부터 하늘이 낳은 귀인이나 다름없었고 스물다섯 살에 정식으로 YS 그룹을 이끌며 탄탄대로만 걸어온 사람이었다.“대표님.”김 비서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밖이 너무 추워요. 일단 차에 타시죠.”유이준은 길쭉한 손가락으로 담배를 입가에 가져가더니 이내 불을 끄고 김 비서의 차 뒷좌석에 올라탔다.가는 내내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김 비서는 백미러를 통해 유이준을 바라보며

    최신 업데이트 : 2024-11-09
  • 이혼은 절대 안돼   제1346화

    유이준이 집에 도착했을 때, 시간은 이미 새벽에 가까웠다.밤은 차가웠고 아버지 유선우는 잠도 자지 않은 채 거실에서 아들을 기다리고 있었다.은은한 조명이 유선우의 얼굴을 비추어 각진 그의 이목구비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나이가 60에 가까워지는 유선우였지만 여전히 잘 관리된 미모로 매우 단정하고 멋있는 분위기를 풍겼다.“아직 안 주무셨어요, 아버지?”유이준은 겉옷을 벗어 소파 위에 대충 던지고는 자리에 앉았다. 그는 자리에 앉기 무섭게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그 모습을 보던 유선우는 웃음을 터뜨렸다.“평소엔 집에서 담배 안 피우더니, 뭐야 오늘은? 여자가 널 속상하게 했나? 별이 엄마랑 싸운 거야?”유이준은 소파 등받이에 몸을 기대더니 회관 문 앞에서 봤던 그 장면을 떠올렸다. 그 모습을 떠올릴수록 자신이 정말 바보처럼 느껴졌다.박준식 같은 이혼남까지 웃으며 받아들이다니. 생각할수록 마음속에 분노와 슬픔만이 가득 들어찼다. 하지만 진별이를 위해서라도 자신의 자존심 때문에 생긴 이 일을 입 밖에 낼 수 없었다.그가 진은영과 얘기를 나누던 때, 진은영이 조금만 부드럽게 나왔다면 그 역시 더 몰아붙이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그 장면은 단지 우연이었을 뿐이라고, 절대 진심이 아니었다고 믿었을 것이다.하지만 진은영은 거절은커녕 인정을 해버렸다.그녀는 자신이 목적만 가지면 그것을 가지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고 했다.그렇다면 진은영은 이때까지 얼마나 많은 남자와 관계를 가져왔을까?그는 생각할수록 이 감정이 가치가 없다고 느껴졌다.유선우는 괴로워하는 아들의 모습을 보며 대충 상황을 짐작하고는 유이준의 어깨를 토닥이기 시작했다.“이준아, 네가 24살이 되기 전까지 나랑 네 엄마는 개인적으로 계속 널 걱정해왔단다. 네 성향이 남들과 다를까 봐. 네 곁에는 너랑 어떤 접점이 있던 여자가 한 명도 없어와서 그랬어. 그래서 네 취향을 존중해줘야 할까에 대해서도 계속 얘기해봤지. 하지만 우리가 경솔했어. 네가 여자에게도 관심이 없고,

    최신 업데이트 : 2024-11-09
  • 이혼은 절대 안돼   제1347화

    유이준은 어머니에게 가까이 다가가며 가볍게 대충 입을 열었다.“아까 오다가 차가 좀 긁혀서요. 별일 아니에요.”조은서는 별로 믿지 않는 눈치였지만 굳이 따져 묻지는 않았다.유이준이 침대 가장자리로 다가가 작은 담요로 별이를 감싸 안으려 하자 조은서를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겨우 잠들었어. 자기 전에 우유 한 병 마시더니 엄마를 계속 찾더라고. 이따가 깨면 네가 달래줘야 할 거야.”유이준이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제가 달랠게요.”진은영에게서는 큰 실망감을 안고 돌아왔지만 유이준은 별이를 진심으로 아꼈다. 별이에게서는 그의 피가 흐르고 있었으니 말이다…밤이 깊어갔다. 유이준은 아이를 품에 안고 텅 빈 복도를 걸었다. 별이는 잠결에 잠시 멍해 있더니 눈을 가늘게 떴다가 아빠의 냄새를 맡자 곧장 손을 뻗어 유이준의 목을 꼭 끌어안았다. 아이가 내뱉는 따스한 숨결이 목을 간지럽히자 유이준의 마음 역시 한결 편해졌다.“아빠.”별이는 비몽사몽한 상태로 엄마를 찾았다.유이준은 아이를 더 끌어안으며 낮고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며칠만 더 지나면 엄마 만날 수 있어.”그는 생각보다 무정한 사람이 아니었다. 별이의 양육권은 얻어야 하지만 진은영이 아이의 친모라는 사실을 감안해 일주일에 한 번씩은 모녀가 만날 기회를 줄 생각이었다.별이는 아빠의 가슴에 조용히 몸을 기대며 그의 안정적인 심장 소리를 자장가 삼아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유이준은 자신의 침실 앞에 도착하자 한 손으로 별이를 안고 다른 한 손으로는 무드등을 켰다.따스한 노란 빛이 부드럽게 방을 밝혔다. 자신의 품에 안겨 아직도 잘 자는 별이를 유이준은 조심스레 침대에 눕혔다.부드러운 조명 아래, 아이의 피부는 도자기처럼 하얗고 부드러워 보였다.유이준은 조용히 아이를 바라보며 아이가 더 어렸을 때의 모습을 떠올렸다.매일 밤, 이렇게 조용히 이불 속에서 자랄 아이를 생각하며 혈연이라는 것이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다음 날, 유이안과 강원영이 돌아왔다. 두 사람은 일부러 어린 강

    최신 업데이트 : 2024-11-09
  • 이혼은 절대 안돼   제1348화

    한편, 조은혁은 자신의 딸을 돌보느라 정신이 팔렸었고, 그 반면에 진안영은 조용히 한쪽에 가만히 서 있었다. 그녀는 유이준과 진은영이 갈등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아는 듯 유이준을 복잡한 눈으로 바라보았다.점심을 먹기 전, 아마 일부러였는지는 몰라도 진안영은 화장실에서 유이준과 마주쳤다.따뜻한 저택 안에서 연한 분홍색의 울 드레스를 입고 있던 진안영은 온화하고도 부드러운 인상을 주었다. 그녀는 유이준의 옆에 서서 황금색으로 된 수도꼭지를 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별이 양육권을 원한다는 거, 저도 알아요. 별이가 도련님 아이인 건 맞으니까요. 하지만 별이는 도련님만의 아이가 아니잖아요. 우리 언니는 세상 물정도 잘 모를 때, 힘들게 별이를 낳았어요. 도련님이 어떻게 생각하시든 간에, 언니는 별이를 위해서라면 모든 걸 포기할 수도 있어요.”“화해를 권하려는 게 아니에요. 그냥, 도련님, 옛날 일을 생각해서라도 언니한테 한 번쯤이라고 기회를 주면 안 될까요? 도련님한테는 얼마든지 젊고 아름다운 아내를 맞이할 기회가 있고 아이를 가질 기회도 있겠지만 저한테 언니는 별이밖에 없어요.”거울 속의 유이준은 진안영을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보더니 말했다.“그래요?”아마도 진은영 때문이든 조진범 때문이든 유이준은 진안영과 친척이긴 했지만 전혀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다. 게다가 지금 그녀는 진은영을 대신해 중간에서 자비를 베풀어달라 부탁하는 상황이었다.유이준은 말을 마치고 곧장 자리를 떠났다.진안영은 거울 앞에 홀로 남아 멍하니 서 있었다.유이준이 양육권을 다투려는 사실을 아직 유씨 가문과 조씨 가문 모두 모르고 있었고, 분명 유이준 역시 이 사실이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을 것이다. 그 때문에 진안영 역시 입을 열기가 매우 조심스러웠다. 자칫했다가는 진은영의 입장만 더욱 난처해질 것이 뻔했다.온 가족이 유이준과 진은영의 갈등을 알고 있던 지금, 별이가 상처를 받을 것이 두려워 이 문제를 굳이 언급하지 않았다.오후가 되자 유이안과 강원영은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

    최신 업데이트 : 2024-11-09
  • 이혼은 절대 안돼   제1349화

    유이준의 말이 끝나자 자리에 있던 사람들의 표정이 멍해졌다.아무도 유이준이 이런 말을 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모두 바보도 아니고 진은영과 유이준 사이에 감정적인 얽힘이 있다는 것은 빠르게 눈치챘다. 둘 사이에는 심지어 아이까지 있었으니 말이다. 그럼 방금 유이준의 말뜻은 이제 진은영을 완전히 밀어내겠다는 뜻이 아닌가?현장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고 그 아무도 감히 입을 열려고 하지 않았다.마침내 용기를 낸 김 비서가 입을 열었다.“유 대표님이랑 진 대표님께서 편히 얘기 나누셔야 하니까 저희는 잠시 자리를 피해 주는 게 어떨까요?”유이준은 진은영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더니 말했다.“지금 우리 법무팀은 제 이혼 소송을 위해 꾸려진 팀이니까 굳이 자리를 피할 이유도 없습니다.”김 비서 역시 더는 입을 열지 못하고 조용히 옆으로 물러섰다.유이준은 다시 진은영을 바라보며 말했다.“은영 씨가 아이를 키우는 데 엄청난 힘과 돈을 들였다는 것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도 은영 씨가 아이를 헛되이 낳은 걸로 만들 생각은 없거든요. 원하는 걸 말해보세요. 타당하다 싶은 건 뭐든 다 받아들일 테니까요. 그리고 별이를 보고 싶다면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괜찮습니다. 하지만 별이를 데리고 같이 밤을 지새우는 건 안 돼요.”진은영은 조용히 유이준을 바라보았다.귓가에는 그가 내뱉은 차가운 단어들이 맴돌았다.[아이를 헛되이 낳은 걸로 만들지는 않겠다.][원하는 걸 말해봐라.][만나는 건 가능하지만 밤을 지새우는 건 안 된다...]...이것이 유이준이 베푼 자비라는 걸까.예전 같았으면 진은영은 발끈하며 자리에서 일어났겠지만 별이의 문제였던 탓에 그녀는 함부로 굴 수 없었다. 오히려 유이준에게 애원해야 할 지경이었다.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대표님, 별이 데리고 하와이에서 살게 해주세요. 별이는 없는 셈 치고 이준 씨 결혼 생활에 아무 타격 없게 할게요. 여기 회사도 다 정리할 거고, 다시는 B 시에 잘 안 들일게요... 제발 별이 양육권

    최신 업데이트 : 2024-11-10

최신 챕터

  • 이혼은 절대 안돼   제1453화

    순간 조은희의 생각이 멈추고 머릿속이 새하얘졌다.조은희는 진석의 의도를 알 수 없었고 그가 굳이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오는 이유도 이해할 수 없었다. 물어보고 싶었지만, 이미 진석은 그녀를 차에서 이끌어 내리고 있었다.학교에서 준비한 식당은 학교 근처에 있었고 과거에 조은희가 진석과 함께 와본 적이 있었지만, 그때는 별도로 방을 예약하지 않았었다.익숙한 장소를 다시 찾으니 묘한 감회가 밀려왔다.진석과 조은희는 나란히 안으로 들어섰다. 키가 185cm인 남자와 170cm인 여자는 잘생긴 남자와 아름다운 여자의 조합으로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들 사이의 과거를 아는 학교 관계자들은 자연스럽게 몇 마디 농담을 던지며 분위기를 띄웠다.조은희는 약간 불편한 기색을 띠며 가볍게 입을 열었다.“어린 시절엔 철이 없었죠.”반면 최근 몇 년간 사업을 통해 단련된 진석은 여유로운 미소로 담담하게 응대했다.“과거의 인연을 다시 이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아직도 화가 풀리지 않은것으로 보여요.”그 말이 나오자 학교 관계자들은 그 의미를 바로 알아챘다. 진석이 조은희 때문에 온 것임이 분명했다. 그 1억이 전부 조은희 덕분이었기에 학교 관계자들은 일부러 조은희를 진석의 옆자리에 앉혔다. 그리고 조은희에게 음료만 권하면서 농담을 건넸다. “잠시 후 진석이 취하시면 조은희가 집에 데려다줘야겠어. 그렇지 않으면 큰일 날 수도 있잖아.”조은희는 그들의 관계를 설명하려 했지만, 탁자 아래로 내려간 그녀의 손이 진석의 손에 잡혔다.진석의 손길은 매우 부드러웠고 남녀 간의 감정이 담긴 것 같지 않은 마치 어른이 아이를 다정하게 어루만지듯 따스한 느낌이었다.조은희의 붉은 입술이 약간 떨렸지만,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잠시 후 손을 빼냈고 진석은 신경 쓰지 않는 듯 보였다. 그는 학교 관계자들에게 술을 따라주며 먼저 한 잔을 마셨다.교장은 여전히 예전의 그 교장이었고 진석의 이런 모습을 보고 깊은 감회에 잠긴 듯 말했다.“많이 변했구나.”감상적인 분위

  • 이혼은 절대 안돼   제1452화

    그날 밤 조은희는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그 후 며칠 동안 그녀는 집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았다. 아버지 조은혁은 그 시간 동안 새로 들인 취미인 거북이들을 만지작거리며 시간을 보냈다. 박연희는 그 모습을 보며 농담을 던졌다. “늙으니까 이런 거나 만지고 있지.” 그날 밤 조은혁은 거북이들을 모두 방생하며 자신이 아직 늙지 않았음을 증명하려 들었다. 심지어 한 마리 거북이 등에 ‘진석’이라는 글자를 새겨 넣으며 괜히 화풀이도 했다. 박연희는 그 모습을 보며 유치하다며 혀를 찼다. 조은희는 이 모든 일을 몰랐다. 그녀는 그저 아버지가 며칠째 자신에게 집에만 있지 말고 좀 나가보라며 걱정하고 있는 것만 알았다. 일주일이 지나며 휴가가 끝났고 조은희는 다시 학교로 돌아갔다. 그녀는 대학에서 미술학과 학생들을 가르치며 그림 수업을 맡고 있었다. 가끔 그녀는 자신이 진석의 영향을 받은 게 아닐까 싶었지만 딱히 확인할 방법은 없었다. 그래도 일하는 게 나쁘지는 않았다. 저녁 해 질 녘이었다. 조은희는 차 열쇠를 챙겼다. 차를 몰고 가 간단한 간식을 사서 집에 돌아와 드라마를 보며 먹을 계획이었다. 그녀의 일상은 단순했고 굳이 그것을 깰 생각도 없었다. 며칠 전에 그 일은 그냥 우연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저 진석이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저녁노을이 하늘을 붉게 물들였다. 조은희의 얼굴은 노을빛에 물들어 더욱 맑고 투명해 보였다. 그녀는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차 문을 열려던 순간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은희야.” 그 목소리는 진석이였다. 조은희는 천천히 돌아섰고 그곳에 서 있는 진석을 보았다. 그는 몇몇 교직원들과 함께 기부에 관한 대화를 하고 있었다. 조은희는 학교의 오래된 도서관 건물을 새로 짓기 위한 기부를 논의 중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재회에 조은희는 순간적으로 어찌할 바를 몰랐다. 진석의 눈빛은 깊고도 복잡했다. 이 학교는 그들이 과거에 함께 있었던 곳이었

  • 이혼은 절대 안돼   제1451화

    휴게실에서 조은희는 진안영의 품에 안겨 억눌린 채로 울고 있었다. 진안영은 그녀의 부드러운 검은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낮게 한숨을 쉬었다. “정말 좋아한다면 내가 대신 가서 말해줄게요.” 조은희는 울음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빠가 언니를 대역죄인이라고 할 거예요.” 진안영은 잠시 멈칫한 뒤 부드럽게 말했다. “진범 씨가 도와줄 거예요.” 조은희는 진안영의 품에 더욱 몸을 기댄 채 계속 울었지만 오늘이 조우찬의 첫돌 날이라는 것을 떠올렸다. 그래서 조금만 울고 말겠다고 생각했다. 결국 누구나 젊은 시절에는 눈물을 흘리기 마련이니까. 그때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소리만 들어도 그 사람이 온화하고 점잖은 사람이라는 걸 직감할 수 있었다. 진안영은 그가 누군지는 몰라도 자기 남편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내가 문 열어볼게요.” 진안영이 문을 열었을 때 예상대로 문밖에는 진석이 서 있었다. 진안영은 그와 눈을 마주쳤지만 아무 감정 없이 그대로 서 있었다가 조용히 말했다. “두 분이 얘기하세요.” 진석은 고개를 끄덕였고 진안영은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 휴게실 안은 여전히 조은희의 울음소리만 가득했다. 그녀는 왜 이렇게 슬픈 걸까. 다시 그 사람을 만나는 게 이렇게 슬픈 일일까? 아니면 이 몇 년 동안 계속 슬픔에 잠겨 있었던 걸까? 진석은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갔다. 5년 동안 떨어져 지낸 그녀에게 다가갔다. 사실 그들이 처음 함께했던 시간은 길지 않았다. 첫 만남 이후 바로 헤어졌으니까. 조은희는 그때 겨우 18살의 어린 소녀였고 5년이 지난 지금 그녀는 많이 성숙해졌지만 여전히 그때의 소녀 같은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언니...” 조은희는 그를 품에 안으며 애교를 부렸다. 처음엔 진안영인 줄 알았지만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진안영의 허리는 이렇게 강건하지 않았다. 분명히 남자의 허리였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아름답고 온화한 듯하면서도 차가운 기운을 풍기

  • 이혼은 절대 안돼   제1450화

    다음 해 8월. 조우현과 방유설의 아기가 첫돌을 맞았다. 방유설은 조우현에게 아들을 낳아주었고 그 아이의 이름은 조우찬으로 지어졌다. 이 이름은 큰아버지인 조진범이 지어준 것이었고 방유설은 이 이름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한편 조진범과 진안영의 막내아들의 이름은 조우진이었다. 조우찬과 조우진, 이 두 아이는 조씨 가문의 차세대 남자아이들이었다. 하지만 가문에서 첫 아이는 여전히 진아현이었다. 현재로서는 유일무이한 작은 공주님으로서 이 작은 소녀는 조은희 고모를 따라다니는 걸 좋아했다. 올해로 세 살 반이 된 진아현은 곧 유치원에 입학할 나이가 되었다. 조우찬의 돌잔치 날 조은희는 여전히 진아현을 데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날 예상치 못한 옛사람을 마주쳤다. 정말 오랜만이었다. 그해 그녀가 타국으로 떠난 이후로 가끔 스쳐 지나갈 뿐 이렇게 제대로 얼굴을 마주한 적은 없었다. 몇 년이 지났을까. 조은희는 차마 생각하기조차 두려웠다.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시간이 흐른 듯했다. 흐릿한 기억 속에서 벌써 4, 5년이 된 것 같았다. 진석은 옆에 아무도 없이 홀로 서 있었다. 그는 검은색 정장을 입고 행사장의 중앙에서 다른 이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는 조씨 가문 사람들 사이에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예전의 일은 잊은 듯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조은희 진아현의 손을 잡고 있었고 저절로 눈물이 고였다. 진아현은 고개를 들어 고모를 바라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고모, 저 사람 좋아해요?” “아니야.” 조은희는 순간 당황하며 빠르게 대답했다. 하지만 진아현은 그 말을 믿지 않는 듯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그럼 왜 자꾸 그 사람만 보고 있어요? 물론 잘생겼긴 하지만 여자애들은 좀 더 절제해야 해요.” 조은희는 잠시 놀라며 물었다. “어디서 그런 걸 배웠어?” 진아현은 자랑스럽게 대답했다. “아빠가 그랬어요! 아빠가 항상 엄마한테 말했어요. 잘생겼어도 자기만 보면 안 된다고. 여

  • 이혼은 절대 안돼   제1449화

    유이안의 말이 끝나자 조씨 가문 사람들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건 박연희였다. 그녀는 서둘러 유이안에 물었다. “유설이 상태는 괜찮아?” 유이안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외숙모, 걱정하지 마세요! 유설 씨 상태는 좋아요. 그냥 조금 놀란 것 같아요. 우현이가 안에서 곁에 있어 주고 있어요.” 박연희가 대답하기도 전에 옆에서 조은혁이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뜻밖에 아이라니. 그게 좋은 거지! 좋은 거야.” 두 사람의 부부 사이는 원래도 좋았지만 부모라면 누구나 손주를 보고 싶어 하는 법이다. 게다가 조우현과 방유설의 외모가 워낙 출중하니 그 아이 역시 틀림없이 예쁠 거라는 생각에 조은혁은 그저 상상만으로도 격동되었다. 방유설을 닮은 귀여운 딸일 게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한참 지난 후 조우현이 방유설을 부축하며 나왔다. 방유설은 설탕물을 조금 마신 덕분에 정신을 차렸지만 집에 돌아가 며칠은 충분히 쉬어야 했다. 특히 임신 초기 3개월 동안은 모든 일을 미루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뜻밖에 찾아온 아이였지만 방유설은 그 아이를 진심으로 사랑했다. 그녀는 한 손으로 아직 평평한 아랫배를 감싸고 다른 손으로는 조우현의 목을 끌어안으며 마음속 깊이 행복이 가득 차올랐다.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절. 방유설도 한 번쯤은 행복을 상상해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런 행복은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다. 꿈에서조차 감히 바랄 수 없을 정도의 행복이었다. 고개를 들어 보니 조우현이 깊은 애정을 담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목소리가 약간 잠긴 채 말했다. “유설아, 우리에게 아이가 생겼어.” 결혼한 지 오래됐지만 조우현은 가끔은 철없고 유치한 모습을 보일 때도 있었다. 하지만 대체로 성숙했고 갈수록 더욱 성숙해졌다. 가끔 방유설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조우현은 젊은 나이에 결혼한 편이었고 자신의 가장 빛나는 시기를 모두 그녀에게 쏟아부은 것 같다고. 밤에 문득 잠에서 깨어날 때면 그는

  • 이혼은 절대 안돼   제1448화

    몇 달 후 가을 10월쯤.방유설이 주연한 《청홍》이 대히트를 치며 영화 글러브 최우수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시상식 당일 날 조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모여 방유설을 응원하고 있었다. 진안영은 그녀가 부담을 느낄까 봐 다음에 받으면 되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의 말을 계속 전했다. 방유설은 매우 감동했다. 진안영이 갓 아이를 낳고 산후조리를 마친 후 이렇게 와서 자신을 응원해 주었기 때문이었다. 방유설은 진안영을 향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언니! 난 이미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상을 받았어요.” 진안영은 원래 차분한 성격인데 방유설의 말에 웃음을 터뜨리며 부드럽게 말했다. “너는 우현이랑 있으면 사람이 이렇게 활발해져! 우현이가 사람을 잘 챙긴다고 네 아주버님이 자주 칭찬하셔.” 방유설은 조금 부끄러워하며 작은 목소리로 진안영과 얘기했다. 조은희는 사탕 하나를 건네며 말했다. “평소에 연기하면서 다이어트해도 이럴 때는 사탕 하나 드세요. 나중에 여우주연상 받고 저혈당으로 쓰러지면 안 되잖아요.” 방유설은 사탕을 받아서 입에 넣었다. 우유사탕이 입안에서 달콤하게 녹았다. 조은희는 살짝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딱 봐도 언니예요! 다른 여배우들보다 언니가 훨씬 이뻐요.” 조우현은 여동생을 흘깃 보며 말했다. “이건 외모로 결정되는 게 아니야. 외모만 보고 결정되면 긴장감이 없잖아.” 조은희는 달콤한 사랑을 떠먹은 기분에 속으로 한숨이 나왔다. 이때 최우수 남자주연상이 발표되었고 다른 영화의 남자 주연이 받게 되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박도원이었다. 그는 국내에 없어서 촬영 감독이 대신 상을 받으며 발언 중 여러 번 방유설을 언급했다. 갑자기 설원 커플 팬들이 들썩이며 이 장면을 모든 플랫폼에 퍼뜨렸다. 설원 커플 팬클럽에서 활동 중인 팬들은 102만 명에 달한다. 그렇게 인기 있는 커플이었다. 조우현은 아내의 직업을 존중하는 너그러운 모습을 보여주며 그저 코를 머쓱할 뿐이었다. 그리고 다음

  • 이혼은 절대 안돼   제1447화

    방유설은 가장 떠들썩한 설날을 보냈다. 3월쯤 그녀는 조우현과 결혼했다. 그녀의 웨딩드레스와 베일은 무려 3미터 길이였고 어르신들은 베일이 길수록 결혼이 오래 지속된다고 했기에 조우현은 3미터 길이의 베일을 디자인하게 했다. 그는 그녀에게 평생을 함께할 거라고 약속했다. 교회 종소리가 울리자 방유설은 조진범의 손에 이끌려 천천히 조우현에게 다가갔다. 이제부터 그들은 하나가 되었고 그의 가족도 그녀의 가족이 되어 함께 기쁨과 고난을 나누게 되었다. 10여 미터의 거리. 그 길은 마치 그들이 걸어온 4년과 닮아 있었다. 순백의 제단 앞에서 조진범은 방유설을 동생에게 넘기며 가볍게 동생의 어깨를 두드렸다. “잘 대해라.” 조우현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베일 너머로 방유설을 바라보았다. 오늘에 그녀는 순백의 모란꽃 같았다. 조우현은 부드럽게 방유설의 베일을 올리며 그녀에게 그의 눈을 바라보게 하며 결혼식을 마치려 했다. 그들은 이 감동적인 순간을 함께 목격할 것이고 잠시 후 서약을 마치면 그들은 진정한 부부가 될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백발이 될 때까지 그것이 그가 그녀에게 약속한 평생의 로맨스였다. 서로의 눈을 마주하며 그들의 감정은 깊었고 후회는 없었다! 방유설은 연예인이었기 때문에 생중계가 이루어졌고 그녀는 생중계 수익은 모두 산간 지역의 아이들에게 기부했다. 네티즌들은 광고비를 통해 많은 수익을 올렸고 한 번의 생중계에서만 160억 정도의 이익을 얻었다. 네티즌들은 생중계를 보며 신나서 토론했다. [와! 조우현의 큰형도 잘생겼네.] [너무 아쉬워. 결혼을 너무 일찍 했어.] [여동생도 엄청 이쁘네! 이 가족은 다들 왜 이렇게 훈훈하지?] [저런 부모님이라니. 부러워!] 조씨 가문에 대한 댓글이 잠잠해지고 이번에는 유씨 가문으로 넘어갔다. [YS 그룹 대표도 너무 잘생겼잖아!] [영국에 모델 같아. 혼혈인가?] [100% 순수 본토! 얼굴이 완벽할 뿐!] 하지만 더 많은 사람들은

  • 이혼은 절대 안돼   제1446화

    저택 앞 계단에서 조우현과 방유설은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박도원이 차에서 내렸다. 오늘 밤 그는 유난히 단정하고 멋져 보였다. 그 모습을 본 조우현은 곧바로 얼굴을 찌푸렸다. 박도원이 공작새처럼 너무 화려하게 꾸미고 왔기 때문이다. 조우현은 속으로 생각했다. 나중에 유설이에게 물어봐야겠다. 나랑 박도원중에 누가 더 잘생겼는지. 박도원은 저물어가는 노을 속을 걸어왔다. 방유설은 앞으로 나가 그를 꼭 안아주었다. 그동안 많은 일을 겪으면서 이제 그들은 가족이나 다름없는 사이였다. 조우현은 그 모습을 보고 참지 못하고 말했다. “꼭 그렇게까지 친밀해야 해?” 방유설과 박도원의 포옹이 끝나자 조우현은 자신도 박도원과 포옹하겠다고 나섰다. 박도원은 당황한 얼굴로 서 있었다. 그리고 순간 조우현의 힘에 거의 날아갈 뻔했다! 조우현은 다가가 박도원을 단단히 끌어안고 그의 등을 세차게 두드리며 말했다. “네가 떠난다니 정말 많이 보고 싶을 거 같아.” 박도원은 말문이 막혔다. 방유설은 얼굴을 손으로 가리며 한숨을 쉬었다. 도저히 조우현이 자기 집사람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몇 년이 지났는데 어쩜 아직도 저렇게 유치할까? 밥은 다 먹은 후에도 조우현은 여전히 소심하고 질투가 많았다. 그러나 박도원은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조우현 같은 사람만이 방유설의 차가운 삶을 따뜻하게 채워줄 수 있었다. 박도원은 자신이 방유설을 온전히 채워줄 수 없음을 느꼈다. 박도원은 방유설에게 줄 수 있는 것이 너무나도 부족했고 방유설에 대한 감정도 너무 단순했다. 하지만 조우현은 달랐다. 그에게는 든든한 형제자매와 부모님이 있었다. 박도원은 씁쓸하게 웃으며 생각했다. 그래도 이번엔 질투 좀 해도 되겠지. 그날 밤은 박도원이 B시에 머무는 마지막 밤이었다. 다음 날 그는 고향으로 돌아가 어머니를 모시고 함께 P국으로 떠날 예정이었다. 식사 중 몇 잔의 술이 오갔고 모두 조금씩 취기가 올라왔다. 두 남자는

  • 이혼은 절대 안돼   제1445화

    조우현은 설날 전에 본가를 나와 방유설과 함께 살겠다고 했고 조은혁은 찬성하며 말했다.“그래. 서둘러서 나가거라. 나와 네 엄마가 좀 오붓하게 살아보자.”조우현은 큰 짐을 능숙하게 옮긴 후 동생을 내세우며 말했다“아버지, 그러게 왜 셋이나 낳았어요.”조은혁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네 여동생까지 데려가지 그러냐?”조우현은 큰 짐을 어깨에 메고 말했다“아버지도 참, 저랑 유설이도 신혼이라고요. 두 분이 좀 더 참으세요. 은희가 시집가고 나면 진짜 두 분만 오붓하게 보내실 수 있어요. 저희 애들도 나중에 두 분 게 맡기지 않을게요.”아들을 나무라던 조은혁은 서둘러 예비 며느리한테 달려가는 아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약간 감상에 젖었다. 조우현이 태어났을 때 집안은 꽤 어려웠고 그도 심지철이랑 싸우느라 아들을 많이 돌보지 못했던 기억이 떠올랐다...그러던 그 작은 아들이 어느덧 결혼을 한다니.조은혁이 방유설에게 준 별장은 명의도 그녀의 이름으로 되어 있었다. 나중에 부부싸움 하더라도 집을 나가야 하는 사람은 조우현이었다. 가족이 없는 방유설을 조은혁 부부는 더 많이 아껴주고 싶었다.조은혁은 문득 생각에 잠겼다. 두 며느리는 모두 참 고생을 많이 했지만 다행히도 자신의 아들들을 만났고 그 덕분에 며느리들은 남은 인생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다는 생각하면서 그는 저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가 번졌다.그런 조은혁의 생각을 박연희는 한눈에 알아챘다.…겨울 저녁, 조우현의 차가 천천히 별장 안으로 들어섰다. 별장은 이미 인테리어가 거의 끝났지만 아직 가정부를 들이지 않아 지금은 그와 방유설 두 사람만 살고 있었다. 가끔 조우현의 비서가 임시 가정부를 부르기도 했지만 그 외의 식사는 모두 방유설이 준비했고 조우현은 집안일을 도와주었다.차에서 내리자마자 맛있는 밥 냄새가 코를 찔렀다.조우현은 차에서 내린 후, 짐을 현관 쪽에 대충 던져두고 방유설한테 바로 다가갔다. 그녀는 앞치마를 두르고 긴 머리를 간단히 집게 핀으로 고정한 채 요리를 하고 있었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