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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5화

작가: 장니움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1-09 19:00:00
유이준은 차에 앉아 자리를 뜨는 진은영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마음이 울적해졌던 그는 곧 차를 몰고 진은영의 별장에서 벗어났다. 교교한 달빛이 차가운 빛을 내며 높이 떠 있었다. 유이준의 차도 점점 속력을 높였고 그의 마음 역시 달빛처럼 차갑게 식어갔다.

마음이 불편했던 탓이었을까. 그토록 신중하던 유이준이 순간적으로 정신줄을 놓고 차를 가드레일 너머에 있는 수풀로 몰아버렸다.

이윽고 쿵 하는 큰 소리가 울려 퍼졌다.

시멘트 블록에 세게 부딪친 유이준의 차는 이어지는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에어백까지 터져 나왔다.

강한 충격에 잠시 멍해 있던 그는 간신히 안전벨트를 풀고 차에서 내렸다.

차의 보닛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에 그는 더 이상 운전이 불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차가 다니지 않는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잠시 후, 그는 얼굴을 손수건으로 닦고 호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고 현장으로 달려온 김 비서는 빠르게 일을 처리했다.

20분도 안 돼 견인차가 와서 유이준의 차를 카센터로 끌고 갔고 김 비서는 직접 차를 끌고 유이준을 데리러 왔다.

유이준을 마주한 순간, 김 비서는 저도 모르게 잠시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밤하늘 하래 그녀의 상사 유이준은 홀로 코트 단추도 잠그지 않은 채 담배를 피우며 서 있었다. 그의 완벽하리만치 잘생긴 옆모습에는 어딘가 형용할 수 없는 슬픔이 서려 있었다.

슬픔이라...

김 비서는 “슬픔”이라는 단어로 유이준을 묘사하는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유이준은 태생부터 하늘이 낳은 귀인이나 다름없었고 스물다섯 살에 정식으로 YS 그룹을 이끌며 탄탄대로만 걸어온 사람이었다.

“대표님.”

김 비서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밖이 너무 추워요. 일단 차에 타시죠.”

유이준은 길쭉한 손가락으로 담배를 입가에 가져가더니 이내 불을 끄고 김 비서의 차 뒷좌석에 올라탔다.

가는 내내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김 비서는 백미러를 통해 유이준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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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간 조은희의 생각이 멈추고 머릿속이 새하얘졌다.조은희는 진석의 의도를 알 수 없었고 그가 굳이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오는 이유도 이해할 수 없었다. 물어보고 싶었지만, 이미 진석은 그녀를 차에서 이끌어 내리고 있었다.학교에서 준비한 식당은 학교 근처에 있었고 과거에 조은희가 진석과 함께 와본 적이 있었지만, 그때는 별도로 방을 예약하지 않았었다.익숙한 장소를 다시 찾으니 묘한 감회가 밀려왔다.진석과 조은희는 나란히 안으로 들어섰다. 키가 185cm인 남자와 170cm인 여자는 잘생긴 남자와 아름다운 여자의 조합으로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들 사이의 과거를 아는 학교 관계자들은 자연스럽게 몇 마디 농담을 던지며 분위기를 띄웠다.조은희는 약간 불편한 기색을 띠며 가볍게 입을 열었다.“어린 시절엔 철이 없었죠.”반면 최근 몇 년간 사업을 통해 단련된 진석은 여유로운 미소로 담담하게 응대했다.“과거의 인연을 다시 이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아직도 화가 풀리지 않은것으로 보여요.”그 말이 나오자 학교 관계자들은 그 의미를 바로 알아챘다. 진석이 조은희 때문에 온 것임이 분명했다. 그 1억이 전부 조은희 덕분이었기에 학교 관계자들은 일부러 조은희를 진석의 옆자리에 앉혔다. 그리고 조은희에게 음료만 권하면서 농담을 건넸다. “잠시 후 진석이 취하시면 조은희가 집에 데려다줘야겠어. 그렇지 않으면 큰일 날 수도 있잖아.”조은희는 그들의 관계를 설명하려 했지만, 탁자 아래로 내려간 그녀의 손이 진석의 손에 잡혔다.진석의 손길은 매우 부드러웠고 남녀 간의 감정이 담긴 것 같지 않은 마치 어른이 아이를 다정하게 어루만지듯 따스한 느낌이었다.조은희의 붉은 입술이 약간 떨렸지만,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잠시 후 손을 빼냈고 진석은 신경 쓰지 않는 듯 보였다. 그는 학교 관계자들에게 술을 따라주며 먼저 한 잔을 마셨다.교장은 여전히 예전의 그 교장이었고 진석의 이런 모습을 보고 깊은 감회에 잠긴 듯 말했다.“많이 변했구나.”감상적인 분위

  • 이혼은 절대 안돼   제1452화

    그날 밤 조은희는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그 후 며칠 동안 그녀는 집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았다. 아버지 조은혁은 그 시간 동안 새로 들인 취미인 거북이들을 만지작거리며 시간을 보냈다. 박연희는 그 모습을 보며 농담을 던졌다. “늙으니까 이런 거나 만지고 있지.” 그날 밤 조은혁은 거북이들을 모두 방생하며 자신이 아직 늙지 않았음을 증명하려 들었다. 심지어 한 마리 거북이 등에 ‘진석’이라는 글자를 새겨 넣으며 괜히 화풀이도 했다. 박연희는 그 모습을 보며 유치하다며 혀를 찼다. 조은희는 이 모든 일을 몰랐다. 그녀는 그저 아버지가 며칠째 자신에게 집에만 있지 말고 좀 나가보라며 걱정하고 있는 것만 알았다. 일주일이 지나며 휴가가 끝났고 조은희는 다시 학교로 돌아갔다. 그녀는 대학에서 미술학과 학생들을 가르치며 그림 수업을 맡고 있었다. 가끔 그녀는 자신이 진석의 영향을 받은 게 아닐까 싶었지만 딱히 확인할 방법은 없었다. 그래도 일하는 게 나쁘지는 않았다. 저녁 해 질 녘이었다. 조은희는 차 열쇠를 챙겼다. 차를 몰고 가 간단한 간식을 사서 집에 돌아와 드라마를 보며 먹을 계획이었다. 그녀의 일상은 단순했고 굳이 그것을 깰 생각도 없었다. 며칠 전에 그 일은 그냥 우연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저 진석이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저녁노을이 하늘을 붉게 물들였다. 조은희의 얼굴은 노을빛에 물들어 더욱 맑고 투명해 보였다. 그녀는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차 문을 열려던 순간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은희야.” 그 목소리는 진석이였다. 조은희는 천천히 돌아섰고 그곳에 서 있는 진석을 보았다. 그는 몇몇 교직원들과 함께 기부에 관한 대화를 하고 있었다. 조은희는 학교의 오래된 도서관 건물을 새로 짓기 위한 기부를 논의 중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재회에 조은희는 순간적으로 어찌할 바를 몰랐다. 진석의 눈빛은 깊고도 복잡했다. 이 학교는 그들이 과거에 함께 있었던 곳이었

  • 이혼은 절대 안돼   제1451화

    휴게실에서 조은희는 진안영의 품에 안겨 억눌린 채로 울고 있었다. 진안영은 그녀의 부드러운 검은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낮게 한숨을 쉬었다. “정말 좋아한다면 내가 대신 가서 말해줄게요.” 조은희는 울음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빠가 언니를 대역죄인이라고 할 거예요.” 진안영은 잠시 멈칫한 뒤 부드럽게 말했다. “진범 씨가 도와줄 거예요.” 조은희는 진안영의 품에 더욱 몸을 기댄 채 계속 울었지만 오늘이 조우찬의 첫돌 날이라는 것을 떠올렸다. 그래서 조금만 울고 말겠다고 생각했다. 결국 누구나 젊은 시절에는 눈물을 흘리기 마련이니까. 그때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소리만 들어도 그 사람이 온화하고 점잖은 사람이라는 걸 직감할 수 있었다. 진안영은 그가 누군지는 몰라도 자기 남편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내가 문 열어볼게요.” 진안영이 문을 열었을 때 예상대로 문밖에는 진석이 서 있었다. 진안영은 그와 눈을 마주쳤지만 아무 감정 없이 그대로 서 있었다가 조용히 말했다. “두 분이 얘기하세요.” 진석은 고개를 끄덕였고 진안영은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 휴게실 안은 여전히 조은희의 울음소리만 가득했다. 그녀는 왜 이렇게 슬픈 걸까. 다시 그 사람을 만나는 게 이렇게 슬픈 일일까? 아니면 이 몇 년 동안 계속 슬픔에 잠겨 있었던 걸까? 진석은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갔다. 5년 동안 떨어져 지낸 그녀에게 다가갔다. 사실 그들이 처음 함께했던 시간은 길지 않았다. 첫 만남 이후 바로 헤어졌으니까. 조은희는 그때 겨우 18살의 어린 소녀였고 5년이 지난 지금 그녀는 많이 성숙해졌지만 여전히 그때의 소녀 같은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언니...” 조은희는 그를 품에 안으며 애교를 부렸다. 처음엔 진안영인 줄 알았지만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진안영의 허리는 이렇게 강건하지 않았다. 분명히 남자의 허리였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아름답고 온화한 듯하면서도 차가운 기운을 풍기

  • 이혼은 절대 안돼   제1450화

    다음 해 8월. 조우현과 방유설의 아기가 첫돌을 맞았다. 방유설은 조우현에게 아들을 낳아주었고 그 아이의 이름은 조우찬으로 지어졌다. 이 이름은 큰아버지인 조진범이 지어준 것이었고 방유설은 이 이름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한편 조진범과 진안영의 막내아들의 이름은 조우진이었다. 조우찬과 조우진, 이 두 아이는 조씨 가문의 차세대 남자아이들이었다. 하지만 가문에서 첫 아이는 여전히 진아현이었다. 현재로서는 유일무이한 작은 공주님으로서 이 작은 소녀는 조은희 고모를 따라다니는 걸 좋아했다. 올해로 세 살 반이 된 진아현은 곧 유치원에 입학할 나이가 되었다. 조우찬의 돌잔치 날 조은희는 여전히 진아현을 데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날 예상치 못한 옛사람을 마주쳤다. 정말 오랜만이었다. 그해 그녀가 타국으로 떠난 이후로 가끔 스쳐 지나갈 뿐 이렇게 제대로 얼굴을 마주한 적은 없었다. 몇 년이 지났을까. 조은희는 차마 생각하기조차 두려웠다.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시간이 흐른 듯했다. 흐릿한 기억 속에서 벌써 4, 5년이 된 것 같았다. 진석은 옆에 아무도 없이 홀로 서 있었다. 그는 검은색 정장을 입고 행사장의 중앙에서 다른 이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는 조씨 가문 사람들 사이에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예전의 일은 잊은 듯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조은희 진아현의 손을 잡고 있었고 저절로 눈물이 고였다. 진아현은 고개를 들어 고모를 바라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고모, 저 사람 좋아해요?” “아니야.” 조은희는 순간 당황하며 빠르게 대답했다. 하지만 진아현은 그 말을 믿지 않는 듯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그럼 왜 자꾸 그 사람만 보고 있어요? 물론 잘생겼긴 하지만 여자애들은 좀 더 절제해야 해요.” 조은희는 잠시 놀라며 물었다. “어디서 그런 걸 배웠어?” 진아현은 자랑스럽게 대답했다. “아빠가 그랬어요! 아빠가 항상 엄마한테 말했어요. 잘생겼어도 자기만 보면 안 된다고. 여

  • 이혼은 절대 안돼   제1449화

    유이안의 말이 끝나자 조씨 가문 사람들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건 박연희였다. 그녀는 서둘러 유이안에 물었다. “유설이 상태는 괜찮아?” 유이안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외숙모, 걱정하지 마세요! 유설 씨 상태는 좋아요. 그냥 조금 놀란 것 같아요. 우현이가 안에서 곁에 있어 주고 있어요.” 박연희가 대답하기도 전에 옆에서 조은혁이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뜻밖에 아이라니. 그게 좋은 거지! 좋은 거야.” 두 사람의 부부 사이는 원래도 좋았지만 부모라면 누구나 손주를 보고 싶어 하는 법이다. 게다가 조우현과 방유설의 외모가 워낙 출중하니 그 아이 역시 틀림없이 예쁠 거라는 생각에 조은혁은 그저 상상만으로도 격동되었다. 방유설을 닮은 귀여운 딸일 게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한참 지난 후 조우현이 방유설을 부축하며 나왔다. 방유설은 설탕물을 조금 마신 덕분에 정신을 차렸지만 집에 돌아가 며칠은 충분히 쉬어야 했다. 특히 임신 초기 3개월 동안은 모든 일을 미루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뜻밖에 찾아온 아이였지만 방유설은 그 아이를 진심으로 사랑했다. 그녀는 한 손으로 아직 평평한 아랫배를 감싸고 다른 손으로는 조우현의 목을 끌어안으며 마음속 깊이 행복이 가득 차올랐다.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절. 방유설도 한 번쯤은 행복을 상상해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런 행복은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다. 꿈에서조차 감히 바랄 수 없을 정도의 행복이었다. 고개를 들어 보니 조우현이 깊은 애정을 담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목소리가 약간 잠긴 채 말했다. “유설아, 우리에게 아이가 생겼어.” 결혼한 지 오래됐지만 조우현은 가끔은 철없고 유치한 모습을 보일 때도 있었다. 하지만 대체로 성숙했고 갈수록 더욱 성숙해졌다. 가끔 방유설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조우현은 젊은 나이에 결혼한 편이었고 자신의 가장 빛나는 시기를 모두 그녀에게 쏟아부은 것 같다고. 밤에 문득 잠에서 깨어날 때면 그는

  • 이혼은 절대 안돼   제1448화

    몇 달 후 가을 10월쯤.방유설이 주연한 《청홍》이 대히트를 치며 영화 글러브 최우수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시상식 당일 날 조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모여 방유설을 응원하고 있었다. 진안영은 그녀가 부담을 느낄까 봐 다음에 받으면 되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의 말을 계속 전했다. 방유설은 매우 감동했다. 진안영이 갓 아이를 낳고 산후조리를 마친 후 이렇게 와서 자신을 응원해 주었기 때문이었다. 방유설은 진안영을 향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언니! 난 이미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상을 받았어요.” 진안영은 원래 차분한 성격인데 방유설의 말에 웃음을 터뜨리며 부드럽게 말했다. “너는 우현이랑 있으면 사람이 이렇게 활발해져! 우현이가 사람을 잘 챙긴다고 네 아주버님이 자주 칭찬하셔.” 방유설은 조금 부끄러워하며 작은 목소리로 진안영과 얘기했다. 조은희는 사탕 하나를 건네며 말했다. “평소에 연기하면서 다이어트해도 이럴 때는 사탕 하나 드세요. 나중에 여우주연상 받고 저혈당으로 쓰러지면 안 되잖아요.” 방유설은 사탕을 받아서 입에 넣었다. 우유사탕이 입안에서 달콤하게 녹았다. 조은희는 살짝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딱 봐도 언니예요! 다른 여배우들보다 언니가 훨씬 이뻐요.” 조우현은 여동생을 흘깃 보며 말했다. “이건 외모로 결정되는 게 아니야. 외모만 보고 결정되면 긴장감이 없잖아.” 조은희는 달콤한 사랑을 떠먹은 기분에 속으로 한숨이 나왔다. 이때 최우수 남자주연상이 발표되었고 다른 영화의 남자 주연이 받게 되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박도원이었다. 그는 국내에 없어서 촬영 감독이 대신 상을 받으며 발언 중 여러 번 방유설을 언급했다. 갑자기 설원 커플 팬들이 들썩이며 이 장면을 모든 플랫폼에 퍼뜨렸다. 설원 커플 팬클럽에서 활동 중인 팬들은 102만 명에 달한다. 그렇게 인기 있는 커플이었다. 조우현은 아내의 직업을 존중하는 너그러운 모습을 보여주며 그저 코를 머쓱할 뿐이었다. 그리고 다음

  • 이혼은 절대 안돼   제1447화

    방유설은 가장 떠들썩한 설날을 보냈다. 3월쯤 그녀는 조우현과 결혼했다. 그녀의 웨딩드레스와 베일은 무려 3미터 길이였고 어르신들은 베일이 길수록 결혼이 오래 지속된다고 했기에 조우현은 3미터 길이의 베일을 디자인하게 했다. 그는 그녀에게 평생을 함께할 거라고 약속했다. 교회 종소리가 울리자 방유설은 조진범의 손에 이끌려 천천히 조우현에게 다가갔다. 이제부터 그들은 하나가 되었고 그의 가족도 그녀의 가족이 되어 함께 기쁨과 고난을 나누게 되었다. 10여 미터의 거리. 그 길은 마치 그들이 걸어온 4년과 닮아 있었다. 순백의 제단 앞에서 조진범은 방유설을 동생에게 넘기며 가볍게 동생의 어깨를 두드렸다. “잘 대해라.” 조우현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베일 너머로 방유설을 바라보았다. 오늘에 그녀는 순백의 모란꽃 같았다. 조우현은 부드럽게 방유설의 베일을 올리며 그녀에게 그의 눈을 바라보게 하며 결혼식을 마치려 했다. 그들은 이 감동적인 순간을 함께 목격할 것이고 잠시 후 서약을 마치면 그들은 진정한 부부가 될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백발이 될 때까지 그것이 그가 그녀에게 약속한 평생의 로맨스였다. 서로의 눈을 마주하며 그들의 감정은 깊었고 후회는 없었다! 방유설은 연예인이었기 때문에 생중계가 이루어졌고 그녀는 생중계 수익은 모두 산간 지역의 아이들에게 기부했다. 네티즌들은 광고비를 통해 많은 수익을 올렸고 한 번의 생중계에서만 160억 정도의 이익을 얻었다. 네티즌들은 생중계를 보며 신나서 토론했다. [와! 조우현의 큰형도 잘생겼네.] [너무 아쉬워. 결혼을 너무 일찍 했어.] [여동생도 엄청 이쁘네! 이 가족은 다들 왜 이렇게 훈훈하지?] [저런 부모님이라니. 부러워!] 조씨 가문에 대한 댓글이 잠잠해지고 이번에는 유씨 가문으로 넘어갔다. [YS 그룹 대표도 너무 잘생겼잖아!] [영국에 모델 같아. 혼혈인가?] [100% 순수 본토! 얼굴이 완벽할 뿐!] 하지만 더 많은 사람들은

  • 이혼은 절대 안돼   제1446화

    저택 앞 계단에서 조우현과 방유설은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박도원이 차에서 내렸다. 오늘 밤 그는 유난히 단정하고 멋져 보였다. 그 모습을 본 조우현은 곧바로 얼굴을 찌푸렸다. 박도원이 공작새처럼 너무 화려하게 꾸미고 왔기 때문이다. 조우현은 속으로 생각했다. 나중에 유설이에게 물어봐야겠다. 나랑 박도원중에 누가 더 잘생겼는지. 박도원은 저물어가는 노을 속을 걸어왔다. 방유설은 앞으로 나가 그를 꼭 안아주었다. 그동안 많은 일을 겪으면서 이제 그들은 가족이나 다름없는 사이였다. 조우현은 그 모습을 보고 참지 못하고 말했다. “꼭 그렇게까지 친밀해야 해?” 방유설과 박도원의 포옹이 끝나자 조우현은 자신도 박도원과 포옹하겠다고 나섰다. 박도원은 당황한 얼굴로 서 있었다. 그리고 순간 조우현의 힘에 거의 날아갈 뻔했다! 조우현은 다가가 박도원을 단단히 끌어안고 그의 등을 세차게 두드리며 말했다. “네가 떠난다니 정말 많이 보고 싶을 거 같아.” 박도원은 말문이 막혔다. 방유설은 얼굴을 손으로 가리며 한숨을 쉬었다. 도저히 조우현이 자기 집사람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몇 년이 지났는데 어쩜 아직도 저렇게 유치할까? 밥은 다 먹은 후에도 조우현은 여전히 소심하고 질투가 많았다. 그러나 박도원은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조우현 같은 사람만이 방유설의 차가운 삶을 따뜻하게 채워줄 수 있었다. 박도원은 자신이 방유설을 온전히 채워줄 수 없음을 느꼈다. 박도원은 방유설에게 줄 수 있는 것이 너무나도 부족했고 방유설에 대한 감정도 너무 단순했다. 하지만 조우현은 달랐다. 그에게는 든든한 형제자매와 부모님이 있었다. 박도원은 씁쓸하게 웃으며 생각했다. 그래도 이번엔 질투 좀 해도 되겠지. 그날 밤은 박도원이 B시에 머무는 마지막 밤이었다. 다음 날 그는 고향으로 돌아가 어머니를 모시고 함께 P국으로 떠날 예정이었다. 식사 중 몇 잔의 술이 오갔고 모두 조금씩 취기가 올라왔다. 두 남자는

  • 이혼은 절대 안돼   제1445화

    조우현은 설날 전에 본가를 나와 방유설과 함께 살겠다고 했고 조은혁은 찬성하며 말했다.“그래. 서둘러서 나가거라. 나와 네 엄마가 좀 오붓하게 살아보자.”조우현은 큰 짐을 능숙하게 옮긴 후 동생을 내세우며 말했다“아버지, 그러게 왜 셋이나 낳았어요.”조은혁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네 여동생까지 데려가지 그러냐?”조우현은 큰 짐을 어깨에 메고 말했다“아버지도 참, 저랑 유설이도 신혼이라고요. 두 분이 좀 더 참으세요. 은희가 시집가고 나면 진짜 두 분만 오붓하게 보내실 수 있어요. 저희 애들도 나중에 두 분 게 맡기지 않을게요.”아들을 나무라던 조은혁은 서둘러 예비 며느리한테 달려가는 아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약간 감상에 젖었다. 조우현이 태어났을 때 집안은 꽤 어려웠고 그도 심지철이랑 싸우느라 아들을 많이 돌보지 못했던 기억이 떠올랐다...그러던 그 작은 아들이 어느덧 결혼을 한다니.조은혁이 방유설에게 준 별장은 명의도 그녀의 이름으로 되어 있었다. 나중에 부부싸움 하더라도 집을 나가야 하는 사람은 조우현이었다. 가족이 없는 방유설을 조은혁 부부는 더 많이 아껴주고 싶었다.조은혁은 문득 생각에 잠겼다. 두 며느리는 모두 참 고생을 많이 했지만 다행히도 자신의 아들들을 만났고 그 덕분에 며느리들은 남은 인생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다는 생각하면서 그는 저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가 번졌다.그런 조은혁의 생각을 박연희는 한눈에 알아챘다.…겨울 저녁, 조우현의 차가 천천히 별장 안으로 들어섰다. 별장은 이미 인테리어가 거의 끝났지만 아직 가정부를 들이지 않아 지금은 그와 방유설 두 사람만 살고 있었다. 가끔 조우현의 비서가 임시 가정부를 부르기도 했지만 그 외의 식사는 모두 방유설이 준비했고 조우현은 집안일을 도와주었다.차에서 내리자마자 맛있는 밥 냄새가 코를 찔렀다.조우현은 차에서 내린 후, 짐을 현관 쪽에 대충 던져두고 방유설한테 바로 다가갔다. 그녀는 앞치마를 두르고 긴 머리를 간단히 집게 핀으로 고정한 채 요리를 하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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