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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4화

차 안은 칠흑같이 어두웠고 진은영의 얼굴은 마치 유령처럼 창백했다.

그녀는 유이준이 차가운 표정을 마주하며 문득 깨달았다. 오랜 시간 동안 유이준과 함께 지내왔고 둘 사이에는 진별이까지 있었지만 둘은 서로 다른 세계에 살고 있었다.

만약 유이준이 진은영과 같은 세계에 살고 있었다면 어떻게 이런 눈빛으로 진은영을 바라볼 수 있을까?

어떻게 임하민이랑 그런 사랑을 나눠놓고도 이런 모욕감을 준단 말인가?

진은영, 참 어리석기도 하지.

너무 평화로운 나날들만 보내서 약해진 거야? 이제 와서 뒤늦게 연애 감정에 빠져버렸다는 건가?

오늘 진은영은 어리석게도 유이준에게 자신을 사랑하냐는 질문까지 던졌다. 대체 무슨 대답을 기대했단 말인가?

이제 그는 답을 주었다. 유이준에게 진은영은 그저 자신의 사업을 위해서라면 그 누구와도 관계를 가질 수 있는 여자일 뿐이다.

유이준이 자신을 사랑해주길 기대한 것일까.

한참이나 침묵이 흘렀다...

진은영이 소리 죽여 웃었다.

“맞아요, 이준 씨말대로예요. 나 진은영은 그런 여자예요. 목적과 수단을 가리지 않고, 목적을 위해서라면 그 누구와도 관계를 가질 수 있는 그런 여자라고요!”

그 말에 유이준의 이마에 핏줄이 불거졌다.

“진은영!”

진은영이 쓴웃음을 지으며 허리를 빳빳이 폈다.

“저는 이준 씨가 아니에요. 태어날 때부터 풍족한 게 아니었다고요. 오늘 제가 일궈낸 건 다 저 스스로 해낸 겁니다. 앞으로 나 진은영은 그 누구에게 도움을 청하든 이준 씨한테만큼은 손을 뻗지 않을 거예요. 사업을 위해 이준 씨와 관계를 갖는 일은 더더욱 없을 겁니다. 그러니 이준 씨의 이름도 더럽혀질 일은 없겠네요.”

차 안은 쥐 죽은 듯 고요했다.

여태껏 그 아무도 유이준에게 이런 식으로 말한 적은 없었다. 오직 진은영, 이 미울 만큼 고집스러운 여자만이 이런 말을 내뱉었다. 하지만 더 어이없는 것은 자신이 이런 여자와 함께 진별이라는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이었다.

그 순간, 유이준은 진은영에게 싶은 실망감을 느꼈다. 진별이가 생긴 후로 그는 진은영과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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