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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6화

유이준이 집에 도착했을 때, 시간은 이미 새벽에 가까웠다.

밤은 차가웠고 아버지 유선우는 잠도 자지 않은 채 거실에서 아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은은한 조명이 유선우의 얼굴을 비추어 각진 그의 이목구비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나이가 60에 가까워지는 유선우였지만 여전히 잘 관리된 미모로 매우 단정하고 멋있는 분위기를 풍겼다.

“아직 안 주무셨어요, 아버지?”

유이준은 겉옷을 벗어 소파 위에 대충 던지고는 자리에 앉았다. 그는 자리에 앉기 무섭게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그 모습을 보던 유선우는 웃음을 터뜨렸다.

“평소엔 집에서 담배 안 피우더니, 뭐야 오늘은? 여자가 널 속상하게 했나? 별이 엄마랑 싸운 거야?”

유이준은 소파 등받이에 몸을 기대더니 회관 문 앞에서 봤던 그 장면을 떠올렸다. 그 모습을 떠올릴수록 자신이 정말 바보처럼 느껴졌다.

박준식 같은 이혼남까지 웃으며 받아들이다니. 생각할수록 마음속에 분노와 슬픔만이 가득 들어찼다. 하지만 진별이를 위해서라도 자신의 자존심 때문에 생긴 이 일을 입 밖에 낼 수 없었다.

그가 진은영과 얘기를 나누던 때, 진은영이 조금만 부드럽게 나왔다면 그 역시 더 몰아붙이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장면은 단지 우연이었을 뿐이라고, 절대 진심이 아니었다고 믿었을 것이다.

하지만 진은영은 거절은커녕 인정을 해버렸다.

그녀는 자신이 목적만 가지면 그것을 가지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고 했다.

그렇다면 진은영은 이때까지 얼마나 많은 남자와 관계를 가져왔을까?

그는 생각할수록 이 감정이 가치가 없다고 느껴졌다.

유선우는 괴로워하는 아들의 모습을 보며 대충 상황을 짐작하고는 유이준의 어깨를 토닥이기 시작했다.

“이준아, 네가 24살이 되기 전까지 나랑 네 엄마는 개인적으로 계속 널 걱정해왔단다. 네 성향이 남들과 다를까 봐. 네 곁에는 너랑 어떤 접점이 있던 여자가 한 명도 없어와서 그랬어. 그래서 네 취향을 존중해줘야 할까에 대해서도 계속 얘기해봤지. 하지만 우리가 경솔했어. 네가 여자에게도 관심이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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