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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3화

유이준은 진은영의 차가운 목소리에 어딘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후, 그는 애써 자신의 성격을 눌러가며 말했다.

“내일 점심에 회사로 데리러 갈 테니까 잊지 마요.”

비즈니스 회관 복도에서 크리스털 샹들리에를 올려다보던 진은영의 눈에는 촉촉한 감정이 담겨 있었다. 그녀는 저절로 유이준과 임하민의 포옹 장면이 떠올라 마음이 아려왔고 목소리까지 함께 가라앉았다.

“내일 중요한 일이 있어서 못 갈 것 같아요. 더군다나 그런 자리는 제가 갈 자리가 아니잖아요.”

유이준이 그 말에 반문했다.

“왜 은영 씨가 갈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죠?”

...

밤이 깊었다.

진은영은 점점 지루해졌다.

그녀가 원한 것은 단지 모호한 감정이 아니라 오직 자신만을 향한 사랑이었다. 그녀는 술기운이 담긴 나지막이 물었다.

“이준 씨, 이준 씨는 저 사랑해요?”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뜨거운 숨결이 그녀의 귓가를 스쳤지만, 여전히 진은영은 긍정적인 대답을 들을 수 없었다.

“술 마셨어요?”

진은영은 눈을 지그시 감더니 대답했다.

“네.”

밀려오는 실망감과 슬픔에 눈을 뜰 수 없었다.

하지만 진은영은 자신을 슬픔이라는 감정 속에 오래 노출 시키고 싶지 않았다. 그녀에게는 해야 할 일이 많았다.

만약 회사가 강제로 현대에게 인수된다면 진은영이 여태껏 쏟아왔던 모든 것들은 물거품이 되어버리고 말 것이다. 그녀는 수중에 조금 남은 돈으로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 상황을 진은영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었다.

유이준이 더 말을 꺼내기 전에 진은영은 빠르게 전화를 끊고 다시 객실로 돌아갔다. 박 대표는 여전히 검은색과 황금색이 섞인 테이블 옆에 앉아 잔을 들고 있었다. 그의 표정에는 약간의 고민이 깃들어 있는 듯했다.

35살에서 36살 정도 되어 보이는 얼굴의 박 대표는 한 번의 결혼과 이혼을 겪은 상태였다. 전처와 자신의 사이에서 태어났던 아들은 지금 해외에서 공부 중이었다. 그는 지금 독신이긴 했지만 사업을 통해 몇 차례 유흥은 즐겨본 사람이었다.

객실로 돌아온 진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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