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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1화

유이준이 차 문을 열었다.

차 안은 따뜻했지만 임하민의 표정은 불안했다. 임하민도 여자였기에 촉이 좋은 편이었다.

그녀는 오늘 밤 유이준이 수상했던 건 다 진은영이라는 여자 때문이라는 걸 눈치챘던 것이다.

임하민도 유이준과 진은영의 스캔들을 들은 적이 있지만 별로 마음에 두지 않았다. 젊고 예쁜 자신이 30대인 여자에게 질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확신할 수 없었다. 유이준이 진은영을 바라보는 눈빛이 남달랐기 때문이었다.

뭔가 애증이 담긴 눈빛이었다.

...

유이준은 차에 타서 임하민과 나란히 앉았다.

두 사람은 약혼할 사이였는데 오늘 밤 예상치 못한 사고가 생겨버린 것이었다.

유이준은 그녀를 바라보며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하민아, 미안해. 너랑 약혼할 수 없을 것 같아.”

임하민은 이미 그 이유를 알아챘다.

그녀는 눈시울을 붉히며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살짝 짜증을 내면서 말했다.

“진은영 씨 때문에 그래? 네가 은영 씨를 좋아한다고 해도 그 여자는 평판이 좋지 않아. 성현준이라는 사람이랑 하와이에서 스캔들도 나지 않았어?”

유이준은 고개를 기울이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의 싸늘한 눈빛에 임하민은 하려던 말을 삼켜 버렸다.

“왜?”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야.”

유이준이 조용하게 말했다.

그는 진은영 앞에서 내려놓지 못했던 자존심을 임하민 앞에서 모두 내려놓았다.

유이준은 그저 핑계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가 또다시 진은영이라는 여자한테 빠질 핑계 말이다. 설사 함정이라고 하더라도 그는 기꺼이 빠지고 싶었다.

임하민의 눈시울은 말도 안 될 정도로 빨갛게 되었다.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것 같았다.

그녀의 입술이 바들바들 떨려서 한참 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

‘하마터면 유이준이랑 결혼할 뻔했는데...’

그녀에게 유이준은 마치 백마 탄 왕자와도 같았고 그와의 결혼은 꿈만 같았다.

하지만 이제 임하민의 꿈은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임하민은 어린 소녀였기에 심하게 울다가 금세 눈이 호두처럼 부어버렸다. 그녀를 울린 장본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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