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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9화

점심시간, B 시에서 가장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에서 유이준은 창가 자리에 앉아 있었다.

햇빛이 유리창을 통해 비스듬히 들어와 그의 몸을 감싸며 은은한 금빛을 띄웠다. 이 덕분에 그는 신성한 존재처럼 아름다워 보였다.

오늘 점심은 그의 어머니가 주선한 맞선 자리였다. 듣기로는 여자가 사업가라고 했다.

유이준은 커리어 우먼을 좋아하지 않았다. 어쩌면 과거의 어떤 여인이 그에게 남긴 상처 때문일지도 몰랐다.

그들은 잠자리를 가졌고 좋은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그가 여자에게 사귀자고 물었을 때, 그녀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나중에야 그는 그녀의 마음속에 다른 사람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 남자는 그녀와의 맞선에서 그녀를 선택하지 않고 그녀의 여동생을 택했다는 것도 말이다.

그런 기억이 떠오르자 유이준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때, 가느다란 그림자가 그의 앞의 햇빛을 가렸다.

유이준은 맞선 상대가 왔다는 것을 직감하고 고개를 들어 보았다.

그 순간 그의 시선이 멈췄고 그의 하얀 이가 빠득빠득 갈리며 소리가 났다.

“진은영!”

이 여자가 감히 나타나다니, 게다가 그와 맞선을 보러 오다니!

그녀는 여러 번 그를 갖고 놀았다. 그가 마지막으로 그녀에게 혹시 본인한테 마음이 생긴 거 아니냐고 같이 잠도 잤는데 아무런 감정도 생기지 않냐고 물었을 때, 그녀는 단호하게 아니라고 답했다. 더 나아가 조진범을 좋아했던 사실도 부정하지 않았다.

맞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오직 다른 사람만 있었다.

하지만 그 사람은 이제 그녀의 여동생과 결혼해서 더 이상 그녀와 감정적으로 엮일 수 없게 되었다.

유이준은 충격에 빠졌다. 진은영 또한 놀랐다.

그녀는 오늘 맞선 상대가 유이준일 줄은 상상도 못 했던 것이다.

잠시 망설인 그녀는 남자 앞에 앉아 희미하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어차피 마주쳤으니 그냥 같이 식사나 하죠.”

그러나 유이준은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댄 채 차가운 시선으로 말했다.

“정말 드문 일이네요! 왜요, 진 대표님. 또 돈에 쪼들려서 남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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