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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3화

유이준은 또 무심코 물었다.

“같이 가셨어요?”

매니저가 고개를 끄덕이자 유이준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매니저는 자신이 말을 잘못한 한 건 아닐까 생각했다.

뭐라 말을 보탤까 고민했지만 유이준은 이미 벤틀리 문을 열고 안에 들어가 버렸다.

초봄인지라 날씨는 추웠다. 차 안은 얼음 동굴인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유이준은 차를 운전하지 않고 그저 무표정으로 천천히 담배를 꺼내 피울 뿐이었다.

담배 연기가 조금씩 올라오기 시작하자 그는 손을 들어 창문을 조금 내렸다. 차가운 바람과 연기 속에서 그는 진은영과 보냈던 나날들을 기억했다.

좋을 때도 있었고 나쁠 때도 있었으며 달달했을 때, 화가 났을 때도 있었다.

유이준은 자신에게 여자라고는 진은영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음에 들었던 여자도 진은영뿐이었고 몸을 섞은 여자도 진은영뿐이었다. 하지만 진은영은 그걸 모르는 듯했다. 그녀가 살고 있는 세상은 유이준이 살고 있는 세상보다 큰 것 같았다.

그는 다시 한번 화가 치밀어 올랐다.

유이준은 자신이 진은영을 싫어한다고 생각했지만 그 이유는 몰랐다.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 때문에 진은영을 미워한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다.

한편, 하와이에서.

진은영과 성현준은 작별 인사를 나눴다. 그는 마음이 불편했지만 여자의 가정사에 개입하는 건 너무 선을 넘는 것 같았기에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진은영은 진심으로 그에게 감사를 전했다.

“정말 감사합니다, 성 대표님. B시로 돌아가면 제가 밥을 사겠습니다.”

성현준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와 작별 인사를 했다.

하지만 그가 돌아서려던 순간, 주머니에서 사진 한 장이 떨어졌다. 강한 햇빛 아래에서 진은영은 그 사진에 있는 사람이 유이안임을 똑똑하게 볼 수 있었다.

순간 분위기가 미묘해졌다.

진은영은 사진을 주워서 성현준에게 건넸다.

“아직도 이안 씨를 사랑하고 있으세요?”

성현준은 사진을 받아 들고 한참을 바라보더니 조용하게 말했다.

“네. 아직 사랑하고 있지만 제가 사랑하고 있다고 해도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걸 알고 있어요.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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