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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1화

유신은 성현준이 권하윤을 얼마나 증오하는지 상상할 수 있었다. 물론 그도 마찬가지로 권하윤을 증오했다.

옅은 청색 담배 연기가 밤바람에 흩날렸다.

유신의 눈은 깊이 꺼져 있었고 그는 눈앞의 고귀한 남자를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부탁했다.

“한 시간 전에 권하윤이 차를 몰고 나갔어요! 연우가 아직 저택에 남아 있어요. 오늘은 섣달 그믐밤, 새해 첫날이에요... 성 선생님, 아이를 한 번만 보고 싶습니다. 오래 머물지 않을게요. 그냥 한 번만요.”

그 말을 하며 유신의 눈가가 붉어졌다.

그는 조심스럽게 옷깃에서 곰인형 하나를 꺼냈다. 성현준은 그 브랜드를 알아보았다. 예전에 유이안이 샀던 것이었다. 20 센치미터 정도 되는 인형 하나에 4만 원이 넘었다. 경제적으로 빠듯한 유신에게는 그 인형이 온 마음을 담은 아버지의 사랑이었다.

성현준은 권하윤이 다른 남자와 불륜을 저지르는 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다. 사실 그는 전혀 상관없었다. 지금 그의 마음속에는 그저 권하윤을 감옥에 보내고 싶은 생각뿐이었고 그 일을 위해서는 유신이 필요했다.

성현준은 담배를 끝까지 피우고 나서 무심하게 말했다.

“차에 타요.”

몇 분 후, 성현준은 유신을 2층으로 데려갔다.

복도는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고 유신의 눈에는 그 모습이 너무 낯설고 부러웠다.

그는 권하윤이 권력과 돈에 기대려 했던 것이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부귀영화는 원래 이렇게 눈을 멀게 하는 것이니까.

성현준은 조용히 말했다.

“전처가 좋아하던 스타일이에요.”

이 말에 유신은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성현준은 그 말을 하며 자신도 약간은 마음이 아팠지만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어린이 방의 문을 열었다.

방 안에는 침대 옆에 조명이 켜져 있었고 그 빛은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성현준은 유신을 옆으로 돌아보며 나지막이 말했다.

“연우가 수술을 받은 지 이제 겨우 보름이 지났어요. 몸이 조금 나아졌지만 너무 큰 감정 기복은 피하는 게 좋고, 가능하면 깨우지 않는 게 좋아요.”

유신은 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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