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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3화

“조진범, 그 누구도 하와이에서 영원히 당신을 기다려주지 않아.”

이 한마디는 조진범의 뼛속에 각인되고 말았다.

앞으로 여생에 원만한 가정을 이루더라도 밤이 깊어지면 젊은 시절의 그 첫사랑을 그리워하고 풋풋하고 순수했던 감정을 그리워할 것이다.

...

JH 그룹 회의실.

조진범이 또다시 멍을 때리자 이 비서가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그를 일깨워주었다.

“대표님, 김 대표님 제안에 대해 의견이 있으십니까?”

그 말에 조진범은 정신이 번쩍 들어 맞은편에 앉은 김설진을 바라보았다. 상대방 역시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김설진이 아무리 잘 차려입어도 그를 바라보고 있자니 조진범의 머릿속에서는 어젯밤 관계를 즐기는 김설진의 모습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역시 떨어져 있다가 만나니 훨씬 더 애틋하네.

조진범이 입가에 냉소를 머금었다.

이제 그는 조민희가 B시에 돌아온 이유를 확신할 수 있었다. 이 또한 조민희가 조진범과 완전히 결별하고 그의 와이프로 들일 수 있도록 한 김설진의 수법인 것이다.

그런데 그런 연적끼리 한 공간에서 만나니 주위에는 화약 냄새가 물씬 풍겼다.

양쪽 직원들 역시 그 분위기를 알아채고는 상사 눈도 못 마주치고 조용히 고개를 떨구었다…

첫 번째 담판이 끝났지만 이상적인 결과가 아니었다.

이토록 큰 회의실 안에 두 남자만 남게 되자 공기는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

그러자 김설진이 먼저 말을 꺼냈다.

"당신과 민희에게 어떤 과거가 있는지 다 알고 있습니다. 8년 전 Y국 무도회에서 당신들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

"조 대표님, 사실 저와 민희가 2년 동안 유명무실한 부부로 지내다가 드디어 함께하게 된 것은 그녀가 귀국한 후 당신들이 몇 번 만났던 것 때문이죠. 요 몇 년 동안 당신은 귀공자의 체면을 놓지 못하고 항상 사랑하는 여자를 달래주려 하지 않았죠.”

“그러니 당신은 원래 마음만 먹으면 그녀를 되찾을 수 있었어요.”

“아마 지금은 그녀의 마음속에서 함께 자라온 당신의 무게가 나보다 더 무거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녀의 남편이고 그녀의 인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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