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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8화

문을 열었을 때, 조민희의 작은 얼굴은 여전히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김설진은 코트를 벗어 현관 걸이에 아무렇게나 걸어둔 뒤 잠시 후 조민희를 품에 안은 채 그녀의 입술을 향해 고개를 숙여 부드럽게 키스했다.

조민희는 어쩔 수 없이 머리를 쳐들 수밖에 없었다. 무어라 말을 하려 하였으나 틈을 타 침범해온 김설진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읍... 설진 씨.”

갈기갈기 찢어진 목소리가 그의 혀끝에 짓밟혀 모조리 목구멍으로 삼키고 말았다. 공간을 가득 채운 남녀의 키스 소리는 그렇게 애매하고 부드럽게 느껴졌다.

김설진은 현관 캐비닛에 사람을 대고 손바닥으로 그녀의 가는 허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의 손길을 스친 살갗은 작은 알갱이가 떠오르며 소름이 끼쳤다. 무서울 정도로 민감한 몸은 그의 손바닥에서 미세하게 떨려났고 남자는 잠시 멈추어 그녀의 눈을 응시하며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그렇게 좋아요?”

조민희는 순간 너무 수치스러워서 대답하려 하지 않았다. 그녀는 귓가의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며 새침하게 입을 열었다.

“그림이 아직 조금 덜 됐어요. 커피 한 잔 먼저 타드릴 테니까 끝나면 외식합시다.”

그러나 김설진은 미동도 하지 않은 채 허리를 짚은 손바닥을 살짝 눌렀다.

이는 연인 사이의 설렘과 핑크빛 기류가 명백한 행동이었다.

조민희는 말도 안 될 정도로 얼굴이 빨개져 그의 가슴에 납작하게 붙어 혹여나 불이 붙을까 두려워 감히 움직일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잠시 후, 김설진도 잠잠해졌다.

그러나 그는 바로 놓아주는 것이 아닌 고개를 숙인 채 다정하게 그녀의 입술을 깨물고 한참을 입을 맞추다가 허리를 툭툭 치는 등 다정한 모습이 역력했다.

조민희가 커피를 내릴 때, 김설진은 아내의 방을 포함한 집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그는 협탁에서 가족사진 한 장을 보게 되었다.

조씨 가문 식구 여섯 명이다.

물론 조은혁을 포함해서이다.

사진은 10여 년 전 찍은 것으로 조민희가 소녀인 시절 조진범과 나란히 서서 찍은 것인데 두 사람은 금동 옥녀로 상당히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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