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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2화

하룻밤의 즐거움이 가시고 조민희는 해가 중천이 되어서야 잠에서 깨어났다.

깨어났을 때, 그녀의 머리맡에는 싱싱한 핑크 장미 한 다발과 정교한 작은 카드가 놓여있었고 머리 위에는 뜻밖에도 잘게 부서진 다이아몬드 팔찌가 놓여있었다...

조민희는 단번에 이것이 히데요시의 작품임을 알아봤다.

<은하수>

전 세계에 오직 이것 하나뿐인 훌륭한 작품이다.

조민희는 마음속으로 내심 기뻐하며 팔찌를 들어 손목에 차고, 장미를 들고 코끝을 파묻고 냄새를 맡은 후, 마침내 그 카드를 집어 들었다. 위에는 김설진이 친필로 남긴 내용이 적혀있었다.

[안나가 당신에게 사준 옷은 침대 옆에 놓았어요.]

[저녁에 돌아와서 당신과 함께 있을게요.]

...

짧디짧은 두 줄이었지만 조민희는 몇 번이고 돌려보며 마음은 한없이 달콤했지만 일부러 더 투덜거렸다.

“누가 함께 있고 싶대?”

그녀는 간단히 세수한 후, 상의를 갈아입었다.

식당에서는 그녀를 위한 푸짐한 아침 식사가 마련되어 있었다.

조민희는 식사 후 작은 아파트로 돌아가서 그림을 그릴 준비했다. 사실 김설진에게 시간이 생겨 푸드코트에 가면 그녀는 마음속으로 투덜거렸다.

애초에 김설진은 주식 외에는 침대 운동밖에 할 줄 모른다.

게다가 어찌나 체력이 좋은지 할 때마다 조민희는 가죽이 벗겨지는 기분이 들었다.

호텔을 떠나 조민희는 택시를 타고 자신의 아파트로 돌아갔다.

출입문에 들어서자마자 튼튼한 팔 하나가 그녀의 손목을 꽉 잡아당겼다. 하늘과 땅이 빙글빙글 도는 사이에 아무도 없는 복도 입구에 등을 세게 부딪혀 엄청난 고통이 밀려왔다.

그 고통에서 겨우 정신을 차린 조민희가 눈앞에 있는 사람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조진범.”

조진범은 당장이라도 조민희를 부시기라도 할 듯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았고 조진범의 눈은 정말 살얼음판처럼 차갑고 날카로웠다.

한참이 지나 조진범이 비아냥 거라며 먼저 입을 열었다.

“널 이제 뭐라고 불러야 할까? 김설진 와이프? 사모님?”

조민희는 대답할 겨를도 없이 벽에 등을 댄 채 멍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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