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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6화

그러나 유이안은 그들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녀는 여전히 두 손을 흰 가운에 꽂은 채 덤덤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우리 셋의 관계에서 우선 저는 성현준 부인이지 의사가 아닙니다. 그러니 의사의 직업윤리로 나를 구속하는 것은 억지를 부리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죠.”

그 말에 기분이 언짢아진 성현준이 막, 말을 하려던 참이었는데 어린 간호사가 급하게 달려왔다.

“선생님, 환자에게 돌발 상황이 생겼습니다.”

그러자 유이안은 즉시 그녀를 따라갔다.

그렇게 그 자리에 남은 사람은 성현준과 그의 첫사랑으로, 옛 연인 한 쌍이다.

유이안이 떠나고 여자는 눈치를 살피더니 미끼를 던지며 물었다.

“이안 씨가 병원에 있으니 현준이 네가 여기에서 연우와 함께 있어 줘. 그리고 바쁜 일 다 끝나면 잘 설명해줘. 이안 씨가 뭔가 오해한 것 같아.”

그러나 성현준은 동의하지 않았다.

“난 회사에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

여자가 애써 만류했지만 성현준은 결국 자리를 떴다...

...

길모퉁이에 있는 카페 안.

조민희는 고개를 숙인 채 커피를 젖으며 약간 쉰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이 비서님이 저를 초대할 줄은 몰랐네요.”

그녀의 맞은편에는 이 비서가 정장을 차려입고 앉아있었다.

이 비서는 복잡해 보이는 조민희의 표정을 살펴보았다. 몇 년 동안 만나지 못했는데 기억 속의 풋풋한 여자아이는 이제 예전과 달리 많이 성숙하고 이성적으로 변했으며 지적인 기색을 띠고 있었다. 물론 그녀는 아름다운 외모는 여전히 변함없었다.

“몇 년 만에 뵙게 될 줄은 저도 몰랐는데 결혼하셨고 많이 변하셨네요.”

“하늘 땅도 시간이 지나면 변하는데 사람이라고 안 변하겠습니까? 진범 오빠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으신거죠?”

이 비서는 부인하지 않았다.

“오전에 대표님과 설진 대표님의 대화가 좋게 끝난 건 아닙니다. 그리고 설진 대표님께서 떠난 후 조진범 대표님은 병원에 실려 갔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너무 바쁘게 지내며 특히 아가씨가 떠난 후 처음 2년 동안은 수면제까지 복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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