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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1화

새벽 2시, 조민희는 잠에서 깨어났다.

어두컴컴한 호텔 스위트룸 안, 오직 소파 위에 놓인 컴퓨터 화면만이 파란빛을 반짝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와 밤새 시달린 남자는 소파에 앉아 컴퓨터를 응시하고 있었다. 대충 보아하니 무슨 수치를 보고 있는 것 같았다.

푸른 빛이 얼굴을 비추자 턱선은 평소보다 더 날카로워 보였고 표정도 조금 더 엄숙해 보였다.

침대에 있을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김설진은 침대에서 자상하고 온화하지만 또 남자로서의 포악함을 잃지 않았다.

감정이 동할 때는 심지어 여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거친 말투까지 완벽했다... 가끔은 조금 수치스러운 말도 내뱉곤 하지만 조민희는 느낄 수 있었다. 김설진이 그녀를 위해 절제하고 보류하고 있다는 것을.

어쨌든 두 사람 사이의 첫 관계이니 더 조심할 수밖에 없었다.

조민희는 그렇게 오랫동안 김설진을 묵묵히 바라보았다...

부부관계를 맺었고 모든 것이 순리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그녀는 수줍어하면서도 여전히 그를 뚫어지라 쳐다보았다...

“나 때문에 깼어요?”

김설진이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며 노트를 덮었다.

그가 침대 곁으로 다가오자... 조민희는 그가 잘 준비를 하는 줄 알고 적극적으로 이불을 걷어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일하는 거예요?”

그런데 곧이어 조민희의 몸이 하늘로 붕 떠버리더니 그대로 김설진에게 안겨버렸다.

깜짝 놀란 조민희가 황급히 그의 목을 껴안으며 눈을 질끈 감았다.

“설진 씨!”

“일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요. 약 발라주려고 깨어날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어요. 민희 씨... 거기 많이 아파요?”

그 순간, 조민희의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그녀가 무슨 수로 이 질문에 답할 수 있겠는가?

그러자 김설진은 피식 낮게 웃으며 슬쩍 넘어가 주었다.

그는 그녀를 영국식 소파에 내려놓고는 손을 뻗어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연고를 집었다. 그리고 그녀더러 다리를 벌리라고 말해주었다.

그러자 조민희는 몰려오는 수치심에 입술을 꽉 깨물고 야들야들한 다리를 꼭 모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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