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몇 마디 더 말하고 나서야 전화를 끊었다.배현우가 나의 든든한 백이 되어준다면 나는 틀림없이 실수하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강한 세력이라도 현지의 땅 뱀을 제압할 수 없다는 말이 있지만, 배현우는 일반 세력이 아니다. 그리고 이안도 땅 뱀이 아닐 수도 있다.내가 보기에 그저 한 마리 지렁이에 불과해 징그럽기 짝이 없었다.마음의 여유가 생기자 나는 장영식의 방으로 갔다. 그는 마침 구 변호사와 법무팀과 함께 계약 문제를 논의하고 있었다.나의 예상대로였다. 그는 업무에 있어 아주 신중하고 완벽해 절대 실수를 허락하지 않는 사람이었다.그래서 이런 엉망진창인 일들은 내가 해결하면 된다.얼마 지나지 않아 유상현이 또 나에게 전화를 걸어왔고, 나는 서둘러 내 방으로 돌아가 이곳의 상황을 자세히 보고했다.물론 내가 보고한 것은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이었고, 그는 나에게 몇 마디 당부했다. 나는 그제서야 유상현이 이안을 모르는 게 아니라 아주 잘 알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는 특별히 나에게 세부적인 부분을 당부했고, 나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그의 전화를 끊고 나니, 누군가 방문을 두드렸다. 장영식이 이미 계약서 검토를 마치고 찾아온 줄 알았다.하지만 문을 열어보니, 입구에는 느끼남 권석주가 서 있었다.보아하니 그들의 소식통은 꽤 정확했다. 나의 방까지 알아내다니.의미심장하게 웃고 있는 그를 보며 나는 덤덤하고도 건방진 표정으로 물었다.“여기까진 어쩐 일이시죠?”나는 말하면서도 계속 문에 손을 얹고 그를 들어오게 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는 불쾌했는지 또 한 번 나의 손을 보았다.가능하다면 최대한 그를 불쾌하게 만들고 싶은 생각이었다. 그를 피해 다녀도 모자랄 판에, 오늘 진짜 그가 방으로 들어온다면 난 반드시 방을 바꿔야만 잠을 잘 수 있을 것이다.나의 오만하고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면서 권석주도 들어올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았다.제자리에 서서 피식 웃으며 말했다.“지아 씨가 안산으로 어려운 걸음 하셨잖아요. 제가 그래도 고향이
역시나 권석주는 나의 기세를 막지 못하고 언짢은 표정으로 말했다.“이안 선생님이요.”나는 차갑게 물었다.“이안이요? 제가 아는 분인가요? 왜 저를 초대하시는 거죠? 석주 씨는 안면이 있는 분이지만 이안 씨는 잘 모르겠네요. 누군지도 모르고 어떻게 넙죽 초대에 응하겠어요? 마땅한 이유가 있어야죠. 아무 초대에나 참석하는 건 저 한지아의 성격이 아니라서요. 그건 석주 씨 사촌 동생 이요한이 잘 알고 있을 거예요.”권석주는 나의 태도에 속수무책이었고, 나를 보더니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지아 씨, 좋은 뜻으로 초대할 때 가시죠.”그 말을 들은 나는 순간 얼굴이 굳어졌다.“절 협박하시는 거예요? 그런 수법은 저한테 안 통해요.”권석주는 이안의 심부름꾼에 불과해 나를 데려가지 못하면 체면이 서지 않을 것이다.역시나, 굳어진 나의 표정을 보자 그는 대뜸 겁을 먹었다.“지아 씨, 오해하지 마세요. 그런 뜻이 아니에요. 안산의 이 선생님은 아무나 초대하는 분이 아니세요. 그분의 식사 대접을 받으려면 어느 정도 자본이 있어야 한단 말이죠.”“오늘 지아 씨를 초대한 것도 체면을 세워준 것이니, 소중히 여기고 가시자는 뜻이에요.”“하... 어이없네요. 저한테 이런 말은 안 통하죠. 그럼 말해보세요. 이안 씨가 절 초대하는 이유가 뭔지.”나는 눈썹을 치켜올리고, 권석주를 쳐다보며 다시 그에게 기회를 주었다.“그건...”그는 입을 열더니 잠시 멈추었다.“가보면 자연히 알게 될 겁니다. 절대 지아 씨가 손해 보는 일은 없을 거예요.”“이만 돌아가세요!”그가 말하지 않으려 하자 나는 일부러 문을 닫는 시늉을 했다. 그의 뚱뚱한 손이 갑자기 탁하고 문을 막더니 마지못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프로젝트 일 때문에 얘기를 나누고 싶어 하세요.”나는 일부러 눈살을 찌푸리고 모르는 척, 큰 소리로 말했다.“프로젝트요?”“어떤 프로젝트요? 죄송하지만 이번에는 외부와 협력할 계획이 없어요.”권석주는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아마 속으로 나를 욕하고 있을 것이다
역시, 나의 말을 들은 장영식은 바로 경계했다.“어떤 저녁 식사 자리인데?”“이위진의 아들 이안과의 식사 자리야. 만나서 프로젝트에 관해 이야기하자고 날 초대했어. 그래서 나도 뭔가를 준비해야 할 것 같아.”나는 쉽게 말했지만, 구 변호사와 장영식은 화들짝 놀랐다.“나랑 같이 가! 너 혼자서 그런 인간들이랑 만나는 건 무리야!”장영식은 나의 말을 듣자마자 곧 화를 냈다.“회사의 총책임자는 나고, 나도 미팅에 참가할 자격 있어. 나 무조건 너랑 같이 갈 거야. 낯선 땅에서 어떻게 너 혼자 그런 자리에 가?”구 변호사조차 장영식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절대 혼자 가지 마세요. 여기 사람들은 전부 교활한 인간들이라 위험해요. 안전이 최고죠.”나는 가볍게 웃으며 하찮은 표정을 지었다.“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모두 간사한 인간이라 더 무섭지 않은 거예요. 저랑 계약 조건에 관해 얘기하고 싶다고 하니 가서 들어보죠 뭐! 그 인간들을 너무 높게 평가한 거 아니에요? 아직 그럴 용기는 없어요. 하지만 저도 대비를 하고 싶어서요.”“한지아, 제멋대로 굴지 마!”장영식은 약간 분노한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여기는 서울이 아니야. 만약 서울이었다면 우리가 더 안심할 수 있었겠지. 여기서는 반드시 네 안전이 최우선이야. 무조건 나랑 같이 가. 만약 그자들이 거절한다면 더 이상 협상의 여지는 없어!”그는 한 치의 물러섬도 없다는 표정으로 손을 흔들며 엄숙하게 말했다.장영식이 나의 안위를 매우 신경 쓴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최근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이 빈번히 사고를 당하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일이다. 긴장하는 것도 정상이고, 특히 이곳은 지방이었다.많은 통제 불가한 요소들이 존재했다.하지만 난 오히려 이곳이 안산이기 때문에, 그들이 나에게 허튼짓을 하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 생각해보면, 누가 자기 집 앞에서 나쁜 일을 저지를까?“너는 이해 못 해. 그자들은 실질적인 문제를 의논하기 위해 날 부른 거야. 네가 따라가면 어떤 말
장영식은 구 변호사의 말을 듣자마자 두 손을 들어 찬성했다. 나는 장영식이 다급해서 하는 모습을 보고 한 걸음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서 이렇게 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6시에 복향성 모란홀에서 만나자고 했어요."나는 주소를 알려주었다."그래요, 그럼 그 유 비서한테 우리도 복향성을 예약해 달라고 합시다. 음... 그들이 있는 룸과 가까운 룸으로.”구 변호사는 손뼉을 치며 말했다.저녁에 할 일을 계획하고 있는데 내 핸드폰이 울리길래 고개를 숙여서 핸드폰을 보니 양진모의 전화였다.저녁 식사에 대한 일로 전화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이 시간에 그들이 저녁 식사에 대한 준비를 다 안 했을 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과연 내 추측이 맞았다. 그래서 나는 양진모에게 상황을 설명했고 숨기지 않고 사실대로 말했다. 이안의 초대를 받아들일 것이고 장소는 복향성이라고 말이다.양진모는 내 말을 듣고 잠시 침묵하더니 아주 단호하게 대답했다. "한 대표님, 그럼 이렇게 합시다. 복향성으로 가셔도 됩니다. 제가 복향성 주위에 사람을 보내겠습니다. 밖에서 대기하고 있을 테니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알려주세요. 우리는 반드시 대표님의 안전을 확보해야 합니다.”나는 이 상황이 좀 웃기다고 생각했다. '너무 오버하는 거 아니야? 그냥 얘기 좀 하는 건데. 왜 이렇게 긴장하지? 여자인 나도 무서워하지 않는데 도대체 뭐가 무서워서 그러는 건지...'구 변호사는 내 표정을 알아차리고는 내게 말했다. "한 대표님, 적을 너무 얕보지 마세요. 대표님이 겪은 일이 아직 많지 않아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제가 맡은 사건 중에 이런 상황이 아주 많았어요. 무슨 일이든 발생할 수 있으니까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다들 이렇게 조심하는 것을 보고 그들이 나의 안위에 대해 매우 걱정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나도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너희들의 말을 따를게. 조심해서 안 좋을 건 없으니까.”내 말을 듣고 장
내가 들어오는 것을 보자 권석주가 거들먹거리며 뛰어와서 말했다."아이고, 지아 아가씨. 시간을 정말 잘 지키시네요.”보아하니 오늘 그가 여기에서 손님을 접대하는 것 같았다. 그때 이요한이 주최한 파티에 초대받았을 때처럼 말이다..이번에는 권석주로 바뀐 걸 보고 나는 좀 우습게 느껴졌다. 이 상황에서, 사촌이라서 그런지 정말 뻔뻔했고 같은 실수를 저질렀다. 보아하니 오늘은 권석주가 이요한과 같은 길을 갈 것 같았다.그들이 교훈을 받아들이지 않는데 내가 무슨 방법이 있겠는가. 방안을 눈여겨보니 테이블 옆에 네 사람이 앉아 있었다. 중앙에 앉은 사람이 이안이고 그 옆에 앉은 사람이 이요한이고 또 한 사람은 내가 모르는 사람이지만 역시 그들과 한패인 것 같았다.권석주는 내가 시간을 잘 지키는 것을 보고 매우 만족해했다. 어쨌든 그가 나를 초대했기 때문에 자신이 일을 잘 처리한다고 뿌듯해하는 듯했다."아이고, 쉽지 않네요, 지아 아가씨가 저의 체면을 세워줬어요. 어찌 됐든 안산까지 오셨는데 만나야죠."권석주는 내게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나는 그를 보지 않고 곧장 안쪽으로 걸어갔다. 테이블 쪽으로 가서 훑어보고는 이요한에게 말했다."오랜만입니다, 이 주임님."이요한도 일어나서 내게 손을 내밀었고 나는 그래도 그의 체면을 살려 가볍게 악수를 했다."한 대표님, 정말 오랜만입니다. 영광이에요!”나는 여전히 담담하게 말했다. "안산에서 이 주임님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네요.”"그건 한 대표님이 모르셨네요. 안산은 제 고향입니다. 지난번 일은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도 벌을 받았고요."그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나갔다."그래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이청원 씨도 제 체면을 세워주지 않았고 저도 서울에서 잘 지내기 어려워서 다시 안산으로 돌아왔어요. 그래도 고향 사람들은 너그러우니까요.”그는 정말 사실대로 말했다. 지청원에게 쫓겨나고 서울에서는 아무도 감히 그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보아하니 이 주임님은 그래도 매우 정통한 것
나는 그의 말을 듣고 말했다."이 선생 정말 그런 속셈을 가지고 있는 거예요?""하하... 무서워할 필요 없어요. 나는 조금도 악의가 없어요. 단지 지아 씨를 만나 지주로서의 우의를 지키고 싶을 뿐입니다. 전 예로부터 미인을 애지중지하는데 더구나 지아 씨는 제가 본 사람 중에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에요.""과찬이십니다. 그나저나 무슨 얘기를 하려고 저를 찾아왔을까요?""권석주, 음식 내오라고 해! 먹으면서 얘기하도록 하죠. 식사 시간이 되었네요. 지아 씨도 한참 동안 이야기를 했으니 분명 배가 고플 거예요. 우선 배부르게 먹고 다시 이야기합시다. 급하지 않아요."이안의 온화한 얼굴은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 같았다. 권석주는 이안의 말을 듣고 쩔쩔매며 문으로 달려가 호출 벨을 누르고 웨이터에게 음식을 내오라고 했다. 나는 손을 뻗어 무심코 가방 안을 뒤적거리며 녹음 펜의 녹음 버튼을 눌렀다.이안은 줄곧 나의 모든 동작을 주시하고 있었고 나는 그가 의심할까 봐 가방에서 물티슈 한 봉지를 꺼내 책상 위에 무심코 올려놓고는 담담하게 뒤 의자에 가방을 올려놓았다. 나는 손을 뻗어 물티슈를 한 장 뽑아 자신의 손을 꼼꼼하게 닦았다. 그러나 나의 이 동작을 본 권석주는 그다지 기쁘지 않은 것 같았다."지아 씨, 무슨 뜻이죠?"나는 권석주의 뜻을 알고 있었지만 일부러 의아해하며 그를 쳐다보면서 눈살을 찌푸렸다."뭐가 무슨 뜻이라는 거죠?"권석주는 내가 이렇게 침착한 것을 보고 속수무책이라는 듯 이안을 훔쳐보고는 다급하게 내 손의 동작을 가리켰다."무슨 의미예요?" 방금 이안이 나와 악수를 했기 때문에 나는 권석주가 이 행동이 이인에 대해 존경스럽지 않다고 암시하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이 주임님, 식사하는 것이 아닌가요?"나는 고개를 들어 이안에게 되물었다. "손을 닦는 데 문제가 있을까요?"이안은 입을 달싹이더니 호탕한 표정으로 말했다."괜찮아요, 전혀 괜찮죠."나는 손에 든 물티슈를 내려놓고 이안을 바라보며 말했다."이 주
나는 다들 언짢아하는 것을 보았지만 여전히 담담하게 이안을 바라보았다."무슨 일이죠? 제가 뭔가를 잘못 말했어요?”이안이 정말 화과산의 원숭이처럼 태도가 너무 빨리 변한다고 생각했다.권석주는 이안이 얼굴을 붉히는 것을 보고 나설 수밖에 없었고 그는 곧 표정을 바꾸었다. "한지아 씨, 너무해요. 여기는 안산이지 당신의 서울이 아니에요. 하지 마세요.”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안이 탁자를 툭 치며 말했다."네가 뭔데? 네가 끼어들 자격이 있어? 파렴치하게 굴지 마!”나는 그의 행동에 놀라 벌벌 떨며 그를 바라보았다. 나는 그의 말이 빌려 나를 욕한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안이 얼마나 화를 냈는지 알 수 있었다.방안이 잠시 조용해지자 다른 세 사람은 숨조차 쉴 수 없었고 내 가슴도 두근거렸다.잠시 후, 내가 '피식' 웃으며 어색한 상황을 넘기려고 했다. 나는 등 뒤의 의자에 기대어 얕은 눈으로 이안을 바라보며 무심코 입을 열었다."보아하니 이안 씨는 성격이 그다지 좋지 않은 것 같네요.”그는 미간을 찌푸리고 나를 바라보았다."죄송합니다. 한 대표님을 놀라게 했네요. 전 늘 이렇게 신중하지 못해요.”"보아하니 이안 씨와의 식사는 정말 맛이 없네요."나는 억지로 웃는다.그 소개받지 않은 남자는 즉시 손을 뻗어 내리누르는 동작을 취했다."이안아, 그렇게 화를 내지 마. 지아 씨는 여자니까 당신은 그렇게 하면 그녀를 놀라게 할 거야. 석주야, 가서 음식을 재촉해봐.”말을 마치고 그는 나를 바라보았다. "지아 씨, 당신도 개의치 마세요. 이안 씨의 성격은 확실히 좋지 않아요. 특히 오늘 말이죠. 어르신은 화를 참지 못하고 쓰러지셔서 그가 화를 많이 내는 것도 피할 수 없어요. 이만 넘어가 주세요. 한 대표님은 큰 도시에 오셨으니 관대하실 거라고 믿습니다.”그 남자는 싱긋 웃으며 계속 말했다. "제 소개를 할게요. 제 성은 사이고 이름은 사영준이라고 해요. 이안의 외삼촌이자 이안 회사의 부사장이기도 해요.”보아하니, 이 사람은 이
사영준은 그제야 말했다."우리와 협력 계약을 체결한 후 안산 신도시의 계약은 한 대표님께서 만들어 주시면 돼요."나는 깜짝 놀랐다. 그는 마침내 이 말을 꺼냈다. 나는 일부러 주저하며 말했다. "그러면 이 프로젝트의 계약은 저랑 이안 씨가 체결하는 건가요?"사영준은 웃음을 터뜨리면서 말했다."이안아, 봐. 지아 씨는 똑똑한 사람이야."이안도 웃음을 터뜨리면서 나한테 동문서답을 했다."저는 지아 씨가 이후에 안산에서 아무런 장애도 없이 편하게 지낼 수 있을 거라고 보장해 드릴 수 있습니다. 이 협력도 순풍에 돛 단 듯이 할 수 있습니다.""그럼 이안 씨와 계약하지 않으면 저 혼자서 한 발짝도 못 나간다는 얘기군요?"나는 피식 웃었다."이안 씨, 저를 놀래키는 거죠?"사영준은 입을 한번 삐죽거렸다. "절대 놀래키는 게 아니에요."나는 그를 보면서 속으로 간이 정말 크다고 생각했다. 이 이 프로젝트는 그들 것이고 나를 꼭두각시로 여기는 것이었다."그럼 전 중고 계약을 따낸 거나 다름없지 않나요?"이번에는 나는 이안을 쳐다봤다."말을 그렇게 해서는 안 되죠. 이것은 지안 씨가 안산에 온다는 보장이에요. 게다가..."이안은 잠시 멈추었다가 불쾌한 기세로 눈살을 찌푸렸다."지아 씨가 알아야 할 것은 이 프로젝트를 하고 싶다면 이것이 유일한 방법이라는 겁니다.""그럼 전 양건모 씨와 하겠습니다."나는 여기서 말을 멈추고 그의 말을 기다렸다."누구랑 얘기한다고 해도 결국 그 결과에요."그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는 듯이 단호하게 말했다.'내가 원하는 게 바로 이 말이었어. 누구에게 말해도 모두 같은 결과라는 말. 들어봐, 얼마나 오만한지.'이것은 이안이 안산의 하늘이라고 대놓고 나에게 말한 것과 같았다."오..."나는 소리를 길게 내면서 사색한 다음 눈을 들어 그를 똑바로 쳐다보았다."그럼 제 이익을 어떻게 보장할 수 있죠?"그는 내가 이 말을 묻자 곧 안색이 좀 부드러워졌다."합작할 건가요? 그렇다면 얘기가 쉬워지죠."이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