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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5화 못난 놈이 설치다

조민성은 전화에서 별말 하지 않았다. 그는 오늘 내게 꼭 파티에 참석해서 그의 지령을 기다렸다가 기회를 틈타 움직이라고 했다.

난 전화로 뭘 더 묻기가 어려워 그저 오늘 밤 꼭 그 파티에 참석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전화를 끊은 뒤 난 조민성이 이 파티를 이용해 내가 배현우를 만날 수 있게 해줄 거라고 생각했다.

예상대로 난 파티에서 조민성을 만났다. 그의 곁에 바짝 붙어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이세림이었다.

조민성은 직접 이세림을 데리고 사람들 사이를 오갔다. 그는 다른 회사의 임원들에게 이세림을 소개해 주고 있었다.

이건 나름대로 납득이 가는 상황이었다. 조민성은 아시아 본부의 중요한 인물이었으니 당연히 그도 행사에 참석해야 했다. 이세림은 천우 그룹 본부의 대표였고 이번 활동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라도 어쩔 수 없었다. 이 두 사람만으로도 충분히 천우 그룹을 대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배현우가 교통사고를 당해서 행사에 모습을 드러낼 수 없다는 걸 다들 알고 있었다.

배현우는 대체 얼마나 다친 걸까? 그건 나뿐만이 아니라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이 궁금해하는 문제일 것이다. 다들 이 민감한 소식을 신경 쓰고 있었고 또 궁금해했다. 배현우는 대체 얼마나 심하게 다친 걸까?

파티에서 사람들은 암암리에 이 일에 대해 의논하고 있었다.

나 또한 사람들 사이에서 다른 회사 대표들과 인사를 나누고 안부를 물으면서도 줄곧 조민성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피고 있었다.

혹시라도 그의 신호를 놓치게 될까 말이다.

신호연도 당연히 사람들 사이에 있었다. 그는 지금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셈이었다. 좋은 프로젝트를 따냈고 아들도 낳았으니, 오늘따라 아주 의기양양했다. 자랑할 거리가 생겼으니 말이다.

그는 아마 그때 있었던 창피한 일은 까맣게 잊었을 것이다.

역시 아들이 있고 없고는 달랐다.

오늘 그의 웃음소리가 유난히 호탕한 것으로 보아 무척 들떠 있는 게 분명했다.

난 못난 놈이 설친다고 속으로 비웃었다.

나는 일부러 그를 못 본척하고 그에게서 멀리 떨어졌다. 사람들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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