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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6화 인간쓰레기

난 화를 억눌렀다. 많은 사람이 지켜보고 있으니 화를 내기 어려웠다.

“지아야, 성질머리는 여전하네.”

그는 손을 뻗어 날 잡으려고 했는데 내가 재빨리 피하는 바람에 헛손질했다. 신호연은 순간 당황하더니 주위를 슬쩍 둘러보고는 멋쩍은 듯이 사람들을 향해 웃으며 손을 주머니에 넣었다.

“뭐든 의논할 수 있어. 우리가 이 두 프로젝트를 순조롭게 진행한다면 우리도 서울에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거야. 너 혼자 고생할 필요 없잖아. 내가 말했었지. 아무리 강한 여자도 결국엔 여자라고. 그렇게 고생할 필요 뭐 있어? 그냥 나랑 같이하면 되잖아.”

“넌 네 인생이나 신경 써. 내 인생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난 혐오스럽다는 표정으로 그를 다시 한번 그를 뿌리쳤다.

신호연은 포기하지 않고 내 앞을 가로막았다.

“연아가 누리는 건 너도 다 누리게 해줄게. 그리고 이번에 연아는 아이를 낳아서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거야. 이제 연아는 다시 회사 일에 끼어들지 않을 거야. 앞으로 난 밖에서 일하고 넌 내조만 잘하면 돼. 우리 가족이 같이 있으면 얼마나 좋겠어?”

“신호연, 너 낯짝 참 두껍다. 아직도 꿈에서 깨지 못한 거야? 제발 정신 좀 차려.”

그 말에 내 주변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도혜선이 날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고개를 돌린 신호연은 그 말을 한 사람이 도혜선인 걸 확인하고는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는 아직 도혜선의 심기를 거스를 수 없었다. 결국 그는 억지로 미소를 쥐어 짜내며 도혜선을 향해 말했다.

“도혜선, 넌 아직도 남의 집안 일에 간섭하는 걸 좋아하나 보다?”

“어머, 집안 일? 그렇게 말하니까 더 궁금해지네. 내가 그동안 기억을 잃었나? 결혼기념일에 바람피운 거 들켜서 서울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람이 너 아니던가?”

도혜선은 가차 없이 말했다.

“그런데 아직도 정신 못 차렸나 봐? 그 불륜녀가 아들을 낳은 지 곧 한 달 된다며, 그런데 왜 갑자기 전처한테 집적대는 거야? 너 바람 피우는 거에 맛 들렸니?”

주위에서 구경하던 사람들은 다들 경멸에 찬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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