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18화 비밀 계획

그 목소리에 나는 자리에 얼어붙었다. 이를 악물고 속으로 욕을 내뱉었다.

빌어먹을.

난 천천히 몸을 돌렸고 날 향해 다가오는 이세림을 보았다. 그 순간, 나는 그녀를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왜요? 벌써 가려고요?”

그녀는 내 행적을 꿰뚫어 본 듯이 느긋하게 내 곁으로 다가와 날 살폈다. 그녀는 내게 꼭 시비를 걸겠다는 태세로 재수 없게 말했다.

“무슨 일이길래 그렇게 급해요? 정신없어 보이네요.”

“저한테 관심이 많으신가 봐요? 그런 것까지 알아채시고.”

난 일부러 놀란 표정을 지으면서 몰래 숨을 작게 들이마시며 평정심을 되찾으려 했다. 그리고는 의미심장하게 말을 이었다.

“아주 급한 일이거든요. 왜요? 무슨 일 있으신가요? 할 얘기 있으시면 지금 하세요!”

조급한 나와 다르게 이세림은 실눈을 뜨고 매서운 눈빛으로 날 바라보았다. 그녀의 번뜩이는 눈빛에 침착함을 유지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그녀에게 질 수는 없었다. 적어도 기세에서는 말이다.

“얼른 말해요. 다른 일 없으면 이만 가볼게요!”

난 나의 조급함을 전혀 숨기지 않았다. 이건 도박이었다. 소중한 시간을 그녀에게 낭비할 수는 없었다. 이청원을 만나서부터 지금까지 이미 5분을 낭비하고 난 뒤였다.

살면서 40분이 이렇게 짧게 느껴지는 건 처음이었다. 여기서 1분이라도 더 낭비한다면 배현우를 만나는 시간이 1분 줄어든다는 걸 의미했다. 흘러가는 시곗바늘이 가슴을 후벼파는 느낌이었다.

내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을 때 갑자기 전화가 울렸고 나는 순간 안도했다. 절호의 기회였다. 나는 전화를 받자마자 이세림을 덩그러니 그 자리에 남겨둔 채 몸을 돌려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갔다. 일부러 버튼을 누르고 큰 목소리로 말했다.

“조급해 하지 마요. 저 지금 가고 있어요.”

전화 건너편에서 이해월의 목소리가 들렸다.

“대표님, 저예요. 아까 이세림 씨가 대표님을 따라 나가더라고요. 혹시라도 대표님에게 시비를 거는 건 아닐까 걱정됐어요.”

“그래요, 알겠어요. 잘했어요.”

난 통화하면서 엘리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