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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4화 찰나

그 상쾌한 향기가 나에게 더없이 익숙하게 느껴졌다. 나는 몸을 홱 돌려 뒤를 돌아보았지만 황급히 떠나는 그 사람의 뒷모습만 보았을 뿐이다.

나는 멍하니 내 시야 속에서 빠르게 사라지는 그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 몸매와 키라면...

나는 순간 이상함을 감지하고 곧바로 돌아서서 빠르게 쫓아갔다. 길가까지 쫓아갔지만 그는 보이지 않았다. 그 찰나가 마치 환각처럼 느껴졌다.

나는 조금 전 경치에 한 눈이 팔려 스쳐 지나가는 그 사람을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 후회됐다.

그러나 그의 모습은 머릿속에 똑똑히 남아 있었다. 검은색 옷과 바지에 모자를 푹 눌러 쓰고 마스크까지 끼고 있었다. 아쉽게도 그의 얼굴은 보지 못했다. 하지만 그 향기는...

난 멍한 얼굴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해월이 돌아와서 날 찾을 때쯤에야 나는 가까스로 감정을 추슬렀다. 난 계속해 오솔길 양쪽을 둘러보며 이해월과 함께 돌아갔다.

식사 시간 내내 그의 모습이 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다음 날 나는 조 대표를 만나러 갔다. 난 어제 본 남자에 대한 얘기는 하지 않고 그저 배현우를 한 번 만나야겠다고 했다. 설령 그가 지금 혼수상태라고 해도 반드시 그를 만날 거라고 했다.

내 강경한 태도에 조민성은 난처한 기색을 보였다. 그의 안색이 좋지 않았지만 나는 내 고집을 꺾지 않았다.

“아니면 그냥 바로 경원으로 찾아갈 거예요. 어쨌든 나는 그를 꼭 만나야겠어요.”

난 양보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결국 조민성이 한 발 물러섰다. 그는 하는 수 없다는 듯이 내게 말했다.

“그러면 내 전화를 기다리세요. 내가 준비할게요.”

“뭘 준비하는데요?”

나는 그를 똑바로 바라보며 물었다. 나는 줄곧 그에게 시선을 멈춘 채로 그의 표정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그의 말에 나는 몹시 불쾌해졌다. 준비라고? 내가 보고 싶은 건 진실이었다. 그런데 그가 준비하면 뭘 본단 말인가? 왠지 모르게 난 지금 아무도 믿을 수 없었다. 오직 내가 본 것만 믿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잊지 말아요. 그의 곁에는 지켜보는 눈이 있어요.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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