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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3화 만월 잔치 초대장

조금 전까지 좋았던 기분이 순식간에 언짢아졌다. 그 날 오후 내내 그 이상한 생각의 고리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무언가 알 수 없는 블랙홀에 빠진 것만 같았다. 겉으로 보기에 잔잔하고 고요하겠지만 예측할 수 없는 공간 속에서 난 얼마나 많은 일들이 나와 연관되어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오후가 되자 난 또 하나의 초대장을 받았다. 그것은 신호연이 보낸 초대장이었다.

그의 아들이 곧 한 달이 되어 크게 파티를 열 거라는 내용이었다. 서울의 모든 사람이 그에게 아들이 있다는 걸 알아주길 바라듯 말이다.

초대장을 받자마자 그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는 한껏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지아야, 초대장 봤지? 너 와야 해. 이건 우리 신씨 집안의 아주 큰 행사잖아. 나 드디어 아들도 딸도 다 생겼어. 하하. 너도 우리 딸 데리고 와!”’

“그래. 아예 이 기회를 빌려 네 결혼식도 같이 해. 겹경사 좋잖아.”

나는 덤덤하게 말했다.

“하하, 지아야. 좋은 의견 고마워. 결혼식도 이제 곧 할 거야. 그것도 크게 해야지.”

그는 거리낌 없이 내게 말했다. 날 자극하기 위한 것이 분명했다.

난 신호연이 일부러 그런다는 걸 알았다. 그는 지금 믿는 구석이 있어서 두려워할 것이 없었기에 자꾸만 내게 타격을 입히려 했다.

“꼭 갈게. 네 아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봐야겠다.”

난 그가 계속 날뛰게 둘 생각이 없었다.

전화를 끊은 뒤 나는 손을 뻗어 초대장을 집어 들고 희미하게 웃었다.

한 달 동안, 난 이 두 사람을 까맣게 잊을 뻔했었다. 신호연이 너무 들떠 있는 탓에 이 한 달 동안 내가 편히 지낼 수 있었던 것 같았다.

이해월이 찾아와 퇴근 시간이라고 알려줬고 난 정신을 차리고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어디로 예약했어요?”

“명운 쪽 레스토랑이요. 도혜선 씨한테서 추천받은 곳이에요.”

이해월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나는 씩 웃으며 이해월이 사람을 제대로 찾았다고 생각했다. 도혜선은 이쪽으로는 거의 전문가였다. 오죽하면 도혜선에게 이런 의뢰를 받고 컨설팅을 해주면 천직일 것 같다고 얘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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