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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1화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것

한소연이 갑자기 입을 열어 내게 물었다.

“지아 씨, 나한테 솔직히 얘기해 봐요. 지아 씨랑 배현우 씨 대체 무슨 사이예요?”

한소연의 말에 나는 전혀 놀라지 않았다. 이 문제가 아니라면 한소연이 괜히 나와 사사건건 맞설 이유가 없었고 이렇게 아침부터 날 찾아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한소연은 나와 배현우가 어떤 사이인지 줄곧 궁금했을 것이다.

한소연의 화는 이세림이 돋운 것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현명하지 못한 행동은 한소연 스스로가 생각해 낸 것이었다. 나는 이세림의 수작질에 익숙했다. 사람의 성질을 긁어서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것, 시치미를 떼며 어물쩍 넘기는 것 모두 이세림이 잘하는 짓들이었으니까.

한소연은 멍청하지 않았다. 그저 총명함과 어리석음 그사이에 있을 뿐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나도 그녀를 바보라고 부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가 이곳에 와서 이렇게 난동을 부리는 건 절대 이세림의 아이디어가 아니었다.

그리고 한소연이 내게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은 두려워서였다.

너무 급한 나머지 이러는 것이다. 한소연도 이세림의 말을 완전히 믿는 건 아닌 듯했다.

나는 ‘풉’하고 웃음을 터뜨리며 일부러 의미심장하게 굴었다. 나는 한소연을 바라보며 물었다.

“한소연 씨는 우리가 어떤 사이 같아 보여요?”

난 일부러 그녀의 속을 긁었다. 그래야 그녀가 이세림의 이름을 댈 것이니 말이다. 도혜선에게 재밌는 구경을 시켜주겠다고 약속했으니 난 그 약속을 지켜야 했다.

“난 배현우 씨가 내 남자친구라고 한 적 없어요. 내게 그런 용기가 있을 것 같아요?”

나는 일부러 무서운 척했다.

내 말에 한소연은 확신이 든 것 같았다. 내가 배현우와의 관계를 인정하지 않아서였을까, 한소연의 표정이 순식간에 풀렸다.

“나도 다른 뜻은 없었어요. 난 그냥 한지아 씨에게 배현우 씨 상황을 알려주고 싶었던 것뿐이에요.”

한소연은 내 강경한 태도에 다급히 우쭐한 표정을 숨겼다. 원래 사람들은 죽어라 달려드는 사람을 무서워하는 법이다.

“전 배현우 씨가 퇴원해서 집으로 돌아갔다는 소식을 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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