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질문에 나는 한대 얻어맞은 듯했고 이 문제에 대해 어떠한 결정도 내릴 수 없었기 때문에 나는 아이에게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더욱 난감했다. 콩이는 기대하는 얼굴로 마치 내 대답이 자기의 가장 큰 희망인 것처럼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그저 모호하게 "엄마가 노력해 볼게." 하고 대답했다. 콩이는 울음을 그치고 웃었다. "콩이도 엄마와 함께 노력할 거예요, 삼촌은 최고의 아빠예요!" 웃음을 되찾은 아이가 웃음 띤 얼굴로 교실에 뛰어 들어가는 것을 보고 나서야 안도의 숨이 쉬어진 나는 곧장 몸을 돌려 차를 타고 회사로 갔다. 일찍 회사에 온 나는 의자에 앉아 참지 못하고 펜을 꺼내 손에 쥐고 나 자신이 스스로 노력하면 또 어떤 결과가 나올 수 있는지를 묵묵히 생각했다. 하지만 배현우도 노력하고 있고 그를 믿어야 한다는 것을 나도 알고 있다. 화요일, 민여진이 전화를 걸어왔고 그녀는 그곳을 떠나기로 이미 결정했다고 나에게 말했다. 나는 순간 흥분했다."너무 잘 됐어요, 그럼 언제 올 거예요?" 민여진은 우물쭈물하며 며칠 더 걸릴 거라 했고 나는 조금 이해되지 않았지만, 그녀가 자잘한 일들을 처리하는데 필요한 시간이라 생각하고 추궁하지 않았다. 어쨌든, 그녀가 오기로 한 건 좋은 일이다. 나는 급히 장영식을 찾아가 이 사실을 말했고 때마침 나를 찾아 장영식의 사무실로 온 이동철에게도 이 사실을 말하니 그도 무척 기뻐했다. 나는 이동철을 바라보며 "나를 무슨 일로 찾은 거예요?" 하고 물었다. "임윤아에 관해 할 말이 있어서요." 나는 소리를 듣자마자 그에게, "내 사무실로 가요." 하고 말했다. 이동철은, "조사한 자료를 보면 임윤아 이 사람은 참 이상해요. 이렇게 오랫동안 조사한 이유는 전체적인 연결고리가 없어서였고, 그녀가 죽은 곳은 숨겨진 보육원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이세림도 있었는데 이세림으로 불리지는 않았어요." "네?" 갑자기 흥미가 생겼다. "그럼 뭐라고 불렸나요?" 이동철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오래된 사진 한 장만
나는 이동철을 보며, "확실히 이세림이 문제가 있어 보여요. 배현우의 부모님이 항공 사고로 돌아가신 거 알죠?" 하고 말했다. "알아요!" 이동철은 부인하지 않았다.“그렇다면 이세림의 아버지인 이재승을 조사해 봐야 해요!" 나는 이재승과 이세림 사이에 의문점이 있어야 한다는 직감이 들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래서 이미 그들에게 이재승을 조사해 보라고 시켜서 조사하고 있어요."배현우가 그의 부모님의 항공 사고는 간단치 않다고 했는데 왜 그런 말을 한 건지 전 알고 싶어요." 나는 이동철을 향해 말했다. "이 점을 중심으로 주위를 조사해 보세요. 배현우도 계속 조사하고 있겠지만 여러모로 나쁘진 않을 거예요." "알겠어요!" 이번에 이동철은 대답하기를 조금 주저했다.나는 집중해서 바라보며 잠시 망설였지만 내 생각을 말했다. "이동철 씨, 이전에 당신과 배현우가 어떤 관계였든 지금은 당신이 나를 책임져주길 바라요. 제가... 비록... 배현우와의 사이에 감정은 있지만... 저는 당신이 우리를 한데 엮어 생각하지 않길 바라요. 저 또한 알고 싶은 게 있어요." 이동철은 내 말을 듣고 정중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한 대표님!" 나는 조금 전의 진지함을 접어두고 웃었다. "당신도 알다시피 이것은 저의 발전 방향과도 관계가 있고 또... 제 선택에도요!" "네, 알겠어요!" 그는 내 뜻을 아주 잘 이해하는 것 같았다. 이동철이 세심하고 똑똑하다는 것을 나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이랑 건축도 알다시피 이후 이랑의 한 부분을 동철 씨에게 넘겨주고 싶어요. 특성과 최초 등록 당시의 특수한 시기 때문에 이랑은 아직 대대적으로 공개되지 않았고 그 신비성은 유지돼야 해요." 나는 이동철에게 이랑의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러니 당신이 이랑을 인수한 후 반드시 움직임을 조심해야 해요. 왜냐하면, 이랑의 존재는 반드시 특별한 용도가 있을 것이라고 직감하기 때문이에요. 부득이한 상황이 아니라면 그 회사가 제 것이라는 것도 공개할 수
"허! 그 여자가 아니면 누구겠어?" 이미연은 이를 갈았다. "젠장, 이 사람 조만간 스스로 자기를 곤경에 빠트릴 거야!" "그만하고, 만나서 얘기하자." 가만두면 틀림없이 계속 불평을 쏟아낼 그녀를 나는 급히 멈추게 했다. 얘기 도중 전화가 왔고 재빨리 살펴보니 배현우의 전화여서 나는 이미연에게 말했다. "끊자, 전화가 들어왔어." 그녀는 전화를 끊었고 나는 배현우의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누구랑 통화하고 있었던 거예요?" 그가 물었다. “이미연요!” "아... 저녁에 퇴근하고 바로 경원으로 와요." 배현우는 또다시 의심할 여지가 없는 어조로 말했다. "오." 나는 얼굴에 발그레 열이 오르는 것을 느끼며 달콤하게 웃었다. "바쁘지 않아요?" "어떨 거 같은데요?" 그의 말투는 나를 매우 연연하게 했다. "만나면 피로가 다 풀릴 것 같아요.""당신 하고 싶은 대로..." 나는 숨이 막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부끄러워졌다.그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뭐 먹고 싶어요? 그들에게 만들어 달라고 할게요." "점심에는 이미연과 도혜선을 만나 춘천 막국수집에 가기로 했어요. 저녁에는 담백한 음식이면 좋겠어요!" 나도 사양하지 않았다. "알겠어요, 끊어요!" 나는 지금 그는 어떤 모습일지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책상에 기대어 도취되어 있었다. 이때 도혜선이 노크하며 들어왔다. 그녀가 웃고 있는 나를 보며 다가와 물었다. "너는 또 무슨 헛된 꿈의 상상의 나래를 펴길래 그렇게 꽃처럼 웃고 있는 거야?" 나는 얼른 웃음을 멈췄다. "꿈은 무슨, 좀 전에 전화 받은 계약에 대해 생각했지.""가자! 우리 걸으면서 수다나 떨자. 이미연에게 전화는 했어?" 가방을 들고 있는 도혜선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고 나는 처음 그녀를 만났을 때의 모습이 생각났다."말했잖아 어제 따귀 한 대 날렸다고!" 책상을 벗어나 가방을 집어 들고 밖으로 나가면서 도혜선에게 말했다. "따귀를 때린 건 알았지만 결과적으로 다른 사람의 따귀를 때렸지!" 도혜선이 호기심
사실 나는 도혜선의 남자를 정식으로 만난 적이 없지만, 그 남자의 모습은 아주 익숙하다. 나만 익숙한 게 아니라 아마도 한국 사람들은 모두 익숙할 것이다. 그는 항상 텔레비전과 라디오에 출연한다. 요즘 미디어에서는 사람을 찾으려고만 하면 그렇게나 쉽게 찾는데 연예인은 더 말해 무엇하겠나.우리 둘은 내 차에 올랐고 그녀는 쉼 없이 말했다. "그는 나에게 정말 관대해, 사람은 적당히 만족할 줄 알아야지. 신호연의 사건이 발생했을 때 그와 나는 잠깐의 냉전만 있었을 뿐 헤어질 수 없었어. 하…! 서로가 필요한 거지, 어쩌면 이게 우리의 인연인지도 몰라!" 도혜선과 신호연의 그때의 일이 제기되면 사실 나는 너무 죄책감이 든다. 내가 부채질하지 않았다면 도혜선이 대중 앞에 노출되어 모두가 다 알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 우리가 친구가 될 거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그는 너의 곁에 늘 있어 줄 거야... 오직...""하... 그것도 좋지. 이 정이 오래간다 한들 얼마나 가겠어. 하하! 이게 바로 나의 관점이야. 매일 눈을 감고 뜨는 걸 다 지켜보면서 질리게 함께 하는 건 너무 식상해." 그녀는 나와 함께 있을 때 정말로 자신의 생각을 숨기지 않았다. 우리는 둘 다 웃었고 그녀는 나를 쳐다보았다. "배현우는 내 남자와는 달라. 남자 등급으로 나눠본다면 배현우는 확실히 상급 중의 상급이지. 그러니 이미연의 말은 듣지 마. 넌 평탄하고 한가로운 삶을 사는 사람이 아니잖아.""그럼 난 어떤 사람인데?" 나는 무심코 물었다. "지아야, 넌 성공한 여자야. 그래서 장영식 같은 사람은 너와 어울리지 않아. 오직 배현우 같은 남자만이 네 곁에 설 자격이 있어!" 나는 곁눈질로 그녀를 바라보며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네가 나에 대해 이렇게 말할 줄은 몰랐는데? 내가 성공했다고 나 자신도 느끼지 못하는데 넌 어떻게 확신해? "하, 이 언니가 누구니? 이 언니는 사람을 무수히 많이 봐서 한눈에 딱 천하도 알아볼 수 있어!" 도혜선은 이미 모든 게 통달 된 사
이 소식에 충격을 받은 나는 황당해하며 이미연을 바라보았다. "무슨 말이야? 그녀가 골드 빌리지로 이사 온다고?”골드 빌리지로 이사했을 뿐 아니라 너희 빌라 지역으로 이사했으니 아마도 너희 동이랑 가까울걸?" 이미연은 화를 내며 말했다. "회사에서의 습관이야!"왜인지 모르겠지만 이 소식을 들었을 때 약간 불편함을 느꼈고 직감적으로 한소연과의 사이에서 문제가 생길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비록 그녀가 나와 닮은 얼굴일지라도 한소연의 이런 면을 보면 조금 마음이 불편해지지만, 임윤아의 사진을 봤을 때는 친근감을 느꼈다. 나는 이런 느낌을 모르겠다. 이미연이 그녀를 싫어하는 게 나에게 영향을 준 걸까? 하지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난 그렇게 쉽게 다른 사람으로부터 영향을 받는 사람이 아니다. 도혜선은 이미연을 툭 치며 말했다. "음, 우리가 가볍게 식사하러 온 자리인데 이야기의 화제를 좀 돌릴 수 있을까? 넌 그 사람이 우리의 식욕에 영향을 줬다고 생각하지 않아?" 나는 갑작스레 말했다. "맞다, 너희들에게 할 말이 있어, 신연아 출산했어!" "...뭐?"역시 내 말은 이미연의 주의를 딴 데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 "어떻게 낳아? 출산일이 된 거야?" 이미연은 눈이 휘둥그레져서 물었다. "제왕 절개로 조산했어." 나는 담담하게 말했다. "넌 그걸 어떻게 알았는데?" 도혜선도 무척 관심을 보였고, 두 사람의 이름이 언급되자 이를 악물었다. 어쨌든 이 둘은 우리 셋에게 너무 익숙하다. 나는 이제야 어젯밤 일을 그녀 둘에게 낱낱이 이야기했다. "... 젠장!" 이미연은 손에 들고 있던 젓가락을 탁자에 '탁탁' 두드렸다. "이건 이렇게 간단히 넘길 일이 아닌데?" 나는 핸드폰에서 서강훈이 보내준 CCTV 영상을 찾아 그녀들에게 보여줬고, 둘은 몹시 화를 냈다. "이건 잘 된 거야, 신호연에게 이제 아들이 생겼으니 어떻게든 자제 좀 하지 않겠어?" 이미연이 말했다. "그가 널 덜 괴롭힐 구실이 생긴 거라면 그걸로 됐어!" "하! 누구의 아들인
이 질문은 정말 나를 놀라게 했다. 그녀가 뜻밖에 내 이름을 안다. 나는 조금 답답한 마음에 이미연을 쳐다보았다. 나는 그녀와의 교집합이 없는데 어떻게 내 이름을 아는지 궁금했다. 이미연의 표정을 보니 그녀도 나만큼이나 놀랐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요!" 나는 긍정의 답변을 했다. 한소연은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 지었다. "어쩐지 누군가 나를 닮은 사람이 있다고 하던데, 당신이 이렇게나 나를 닮았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네요!" 그녀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자마자 직감적으로 그녀가 이미 누군가와 만났다는 느낌이 들었다. "한소연 씨, 몇 살인지 물어봐도 될까요?" 나는 여전히 담담하게 입을 열었고 그녀만큼 다정하게 표현하지도 않았지만, 거리를 두진 않았다. 그녀는 멍하니 나를 쳐다보더니 분명히 눈빛이 싸늘해졌다. 조금 전의 표정은 '연기'한 것이었다. "왜요?" 그녀는 조금 불만스러운 듯 붉은 입술을 살짝 열었다. "아...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마세요. 난 당신의 사생활을 알고 싶은 게 아니라 그저 우리 둘 중 누가 더 나이가 많은지 알고 싶은 것뿐이에요." 그렇게 말한 후 나는 화제를 바꿔 그녀를 붙잡고 말했다. "저는 당신이 이렇게 젊은 미모에 자태가 예쁘고 사랑스러운 걸 보니 분명 저보다 어릴 거로 생각해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녀는 조금도 부정하지 않고 나에게 대답했다. "그렇다면 당신은 저를 닮았다고 해야죠!" 나는 그녀가 좀 전에 한 말을 확실하게 부정하며 말했다. "제가 표본인 거죠." 나는 속으로 시큰둥하게 '내가 널 닮았다고?' 하며 흥얼거렸다.마침 도혜선이 화장실에 갔다가 돌아왔고 내 앞에 있던 한소연은 다시 내 표정을 살폈다. 얼마나 똑똑한 사람인지, 일부러 "어머 지아야, 저분 정말 너랑 닮았다!" 하며 외치는 거로 알 수 있었다. 한소연의 얼굴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한소연 씨, 누가 우리를 닮았다고 하던가요? 그 사람 안목에 문제가 있네요. 제가 어디 당신만큼 예쁘겠어요!" 나는 다시 말을 끌어냈고
내 말에 대답하듯 도혜선의 눈이 수그러들었고 나를 보며 물었다. "너 정말 좋은 생각이 있는 거야? 그때 내가 구경할 수 있게 해줘야 하는 거 잊지 마, 그거면 돼!" "당연하지!" 나는 도도하게 말했다. 회사에 도착하자 도혜선은 자신의 차를 몰고 갔다. 시간을 보니 퇴근은 아직 멀었는데, 막 사랑에 빠진 소녀와 같이 이렇게 바라며 기다리고 있는 자신을 은근히 비웃었다. 말할 것도 없이 이건 하루가 3년 같은 느낌이다.어쨌든 아무리 조급해도 때가 되어야 하기에 나는 위층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기다리는 시간은 정말 하루가 일 년 같아 안절부절못했고 시간이 흘러가는 게 지루하게 느껴져 1분의 시간도 나에겐 괴로움이었다. 공교롭게도 오늘 오후는 일도 없어서 무미건조하게 시간이 1분 1초 지나가기만을 기다렸다. 겨우 퇴근 시간까지 버틴 나는 예쁘게 꾸민 후 기쁜 마음으로 가방을 들고 갔다. 지체 없이 차에 올라타 경산 남원을 향해서 갔고 차 안의 진하고 향긋한 냄새가 나를 더욱 유쾌하게 했다. 자동차에 날개가 있어서 날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특히 지금 바로 이런 퇴근 피크타임에서는 마음이 급해도 속도를 낼 수 없으니 말이다. 흥분이 초래한 것인지 아니면 차 안에서 너무 오래 참은 것이 원인인지 모르지만, 앞에 길게 장사진을 이루고 있는 차들을 보니 짜증이 났고 이쯤 되니 나는 힘이 빠지고 다리도 나른해지는 것을 느꼈다. 시간을 보니 이미 많이 늦었고 그가 집에 도착했는지 아닌지도 알 수 없었다. 다시 신호를 기다리고 있을 때 나는 초조해져서 핸드폰을 들고 배현우에게 전화를 걸어 이미 가는 중이고 거의 다 왔다고 말하려 했다. 그러나 전화를 여러번 걸어도 그는 받지 않았다. 나는 전화를 끊었고 마침 신호가 바뀌어 갈 수 있었다. 신호를 받고 가려는 순간 전화가 울려서 보니 배현우였고 나는 기뻐하며 미끄러지듯 전화기를 집어 받았다. "현우 씨... 나 가고 있어. 조급해하지 마, 금방 도착해!" 내 목소리는 상당히 절박했지만 부드러움으로
화물차가 나를 향해 거침없이 달려와 나를 감싼 하얀 물체와 부딪혔다. 귓가에 이명이 들리고 눈앞 사물들이 격렬하게 움직였다. 곧이어 온몸이 아파나고 주변이 소란스러워졌다. 갑작스러운 질식감과 코를 찌르는 소독약 냄새, 콘크리트 바닥과 차 바퀴의 심한 마찰음, 그리고 전화벨 소리... “...아!”나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눈을 떴다.“깼어! 지아 깼어.”나는 심한 질식감에 숨을 헐떡였다. 그 하얀 물체가 나를 숨 쉴 수 없게 억세게 누르는 것 같았다.“...지아야. 괜찮아?”어머니가 울상이 되어 초조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도혜선은 어머니의 팔을 부축하고 있었고 뒤에 서 계신 아버지의 눈가도 붉었다.“엄마...”“몸은 어떤 것 같아? 지아야, 내 말 잘 들려 ?”이건 이미연의 목소리.나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이미연을 바라보았다. 이미연은 두려움 가득한 얼굴이었고 주변에는 이동철을 포함한 내 가족들이 서 있었다.“나 안 죽었어?” 내가 물었다. 사실 질문이 아니라 분위기 환기를 위한 농담이었는데 뱉고 나니 모두의 소스라친 표정에 오히려 당황스러워졌다.“뭐? 죽긴 왜 죽어!” 이미연이 호통쳤다. “이건 다 액땜일 뿐이야. 앞으로 얼마나 좋은 일이 있으려고.”“빨리 의사 부르러...”이미연이 의사들을 데리러 뛰쳐 나갔다. 곧이어 한 무리의 의사들이 우글우글 들어왔는데 젊은 의사며 연세가 있어 보이는 의사며 모두 있었다. 마치 온 병원의 유명한 의사들은 죄다 끌어모은 것 같았다. 그리고 그들 뒤에는 배현우와 비서 김우연도 서 있었다.그들은 나를 다시 한번 자세히 검사했고 그중 연세가 있으신 의사분이 말씀했다. “쇄골 부분의 예전에 있던 상처가 조금 벌어졌고, 다리에 조금의 외상, 흉부가 충격으로 인해 대면적의 피하 연조직이 손상되었고 가벼운 뇌진탕이 있습니다. 이렇게 큰 사고를 당하셨음에도 이 정도의 타박상은 정말 불행 중 다행입니다. 이건 기적이에요.”다른 의사들도 놀라워하며 맞장구를 쳤다. “정말 다행이에요. 명줄이 긴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