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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화 블랙카드

전희가 김혜은을 노려보며 다시 물었다. “제가 잘못 들은 건 아니죠? 확실해요?”

“네, 사모님. 제가 곧 카드 해지해 드릴게요!” 김혜은도 강경하게 안내원을 불러 카드를 해지하게 했다.

“잠깐만요!” 전희가 다급히 소리를 쳤다. “김 주임. 이게 뭐 하자는 거죠? 당신 상사 불러서 설명시켜요.”

“죄송합니다만 사모님, 사장님께서 본인을 난처하게 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김혜은가 딱 잘라 대답했다.

“아니, 왜 저 여자가 아니라 우리 카드를 해지하는 겁니까?” 전희가 자신의 이미지도 잊은 채 격노하여 따져 물었다. 그녀와 함께 있던 친구들도 급히 동조했다. “그러니까요. 왜 우리 걸 해지해요?”

전희가 앞으로 한 걸음 다가가 김혜은를 잡아먹을 것처럼 눈을 부릅뜨고 쏘아댔다. “내 말 한마디면 여기 있는 내 친구들 모두가 카드를 환불할 건데.”

“사모님, 제발 저를 난처하게 하지 말아주세요. 사모님께서 환불하겠다 하셨으니 전 그대로 한 것뿐입니다. 그리고 만일 이 두 분이 환불한다면 저흰 장사 접어야 해요. 죄송합니다. 사모님.”

김혜은이 나와 도도한 여자를 가리키며 창백해진 얼굴로 횡설수설 설명했다.

“장사를 접는다고?” 전희가 새된 소리를 질렀다. “왜?”

“이 두 분은 블랙카드 소지자니까요. 우리 가게의 최고급 귀빈 카드이며, 전 서울에 다섯 장뿐인 카드입니다.” “우리 가게는...”

“입 닥쳐!”

안내원이 빠르게 설명하다 김혜은의 고함에 입을 다물었다.

전희가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눈빛이 나를 잡아먹을 것 같은 기세였다. 그녀가 주먹을 쥐고 부들거리며 나에게 말했다. “한지아 씨. 오늘 이후로 당신과 나는 원수지간이 될 겁니다.”

나는 담담하게 한 마디 내뱉었다. “전부터 저를 원수로 대하지 않았습니까? 뭘 새삼.”

안내원의 일 처리는 매우 효율적이었고 카드를 해지한 후 그는 공손하게 말했다. “사모님, 그리고 여사님들. 카드 환불은 이미 끝났습니다. 잔고의 자금을 계좌로 옮겨드렸으니 확인해 주세요.”

전희가 다짜고짜 그 안내원을 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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