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63화 한술 더 뜨기

차 안에서 주위를 둘러봤지만 별다른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 하지만 불길한 느낌은 떨칠 수가 없어 힘껏 페달을 밟아 빠르게 차를 몰았다.

집에 도착하니 부모님은 아직도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었다. 내가 돌아오길 기다린 모양이다.

“집까지 데려다줬어?” 엄마가 물었다.

“네. ” 대충 대답하고 신발을 벗고 들어왔다.

“왜 아직도 안 자고 계셨어요?”

아빠가 그제야 일어서더니 기지개를 켜며 말했다 “너 돌아오는 거 봤으니 이제 편히 자야지.”

“아이고 우리 현우씨가 콩이한테 정말 잘한다니까.” 엄마가 놓칠세라 한마디 했다. “우리 귀염둥이가 이렇게 잘 따를지 상상도 못 했네!”

“그 사람도 외로운 사람이에요. 부모님도 안 계시고 친인척도 거의 없거든요. 아마 우리같이 정 있는 분위기를 그리워하는 거겠죠.” 일부러 그의 단점을 꼬집었다.

그가 이번 설에도 혼자 쓸쓸하게 보내며 가족의 온정을 그리워했을 생각을 하니 마음이 아려왔다.

“그 사람, 큰 회사를 소유하고 있다며?” 내 말에 아빠도 신경 쓰이는 모양이었다.

“회사가 클수록 더 마음대로 되는 일이 없는 거죠. 혼자 운영하고 애를 쓰니까, 회사가 클수록 조심스러워지기도 하고. ” 왠지 현우 씨의 꼬투리를 잡는 말 같이 느껴졌다.

“부모님 두분 다 안 계신다고? 어려 보이는데 안타깝네.” 엄마가 안타까워했다.

“네. 항공 사고로 같이 돌아가셨어요.”

“세상에! 그런 비극이!” 엄마가 탄식했다. “그럴 줄은 몰랐어. 귀하게 자란 줄 알았는데 이런 슬픈 사연이 있을 줄이야.”

엄마는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근데... 그 집안이 대단한 집안이던데... 우리랑은 맞지 않는 것 같네.”

“엄마! 자꾸 멀리 생각하지 마요. 우리 아직 그냥 친구 사이일 뿐이라니까요. 이런 얘기하긴 아직 이르기도 하고 스스로 잘 생각해보고 결정할게요.”

“얼른 주무세요. 늦었어요!” 항의하듯 대꾸하며 서둘러 부모님을 끌고 올라갔다.

...

그날 밤 나는 쉽게 잠 들지 못했다. 종일 뒤척이며 그가 했던 말을 되새겼다.

그때의 항공 사고를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