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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5화 사람을 업신여기다

그녀의 말투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낀 민여진은 나와 시선을 마주하더니 조심스럽게 물었다.

“누군데 저래요?”

나는 민여진을 보고 피식 웃었다. 딱 봐도 민여진은 전희를 전혀 모르는 눈치였다. 이로써 그녀가 그날 우리의 계약서를 망친 얼굴 없는 배후자였던 것이 분명해졌다. 아니면 민여진이 그녀가 누구인지 모를 수가 없었다.

나는 낮은 목소리로 민여진에게 말했다.

“아직 몰라? 우리 계약을 망친 사람이잖아.”

민여진은 무슨 뜻인지 잘 이해하지 못해 미간을 찌푸린 채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바로 말했다.

“너희 사장님과 아는 사이야. 사장님을 도와 우리의 일을 망치게 한 배후자라고.”

민여진은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드는지 눈을 휘둥그레 뜨더니 전희를 짚으면서 말했다.

“저 분이요? 근데 무슨 분이시길래 저렇게 건방지대요?”

“서울의 한 부동산 회사 사장. 근데 그 회사가 아주 이름있어.”

나는 차분하게 말했다.

“어느 회사예요?”

민여진이 물었다.

“형원.”

나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민여진은 더욱 놀랐다.

“어... 어떻게 이런 사람이!”

나는 눈썹만 움찔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될 대로 되라는 생각에 별로 따지도 싶지도 않았다. 언제든 다시 볼 사람이었기 때문에 일을 크게 벌이고 싶지 않았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녹차만 마시고 있을 때, 저쪽에서 한 직원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 사모님, 한 번만 봐주세요. 저도 저분들이 어떻게 들어왔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오신 적이 없어서 잘 알아보지 못했나 봅니다. 그러니 그만 넘어가 주세요.”

“내가 안 따지면 누가 따져? 나 여기 골드 회원이야! 일 년에 몇천만 원씩 쓴다고. 알아? 근데, 이러고 있을 권력도 없다고?”

자신이 아주 대단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들렸다.

‘여기 회원권이 2, 3천만원이나 하네, 이런, 내가 너무 시대에 뒤떨어져 있나? 혜선 씨가 준 이 카드가 이렇게도 비쌌다니. 참 통도 크셔.”

“안 보이면 그만인데 왜 하필 나랑 마주치게 해? 여기가 아무나 오는 곳이야? 전염병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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