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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7화 창피를 당하다

나는 여유작작하게 차를 마시며 전희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을 조금도 피하지 않은 채 그녀가 어떻게 훼방을 놓든 개의치 않는다는 듯 살짝 웃어 보였다.

그녀의 얼굴이 굳어가는 것이 보였다. 전희는 당장 달려와 싸움을 걸 것 같은 자세로 나를 바라보았는데 그 매서운 눈빛이 나를 찢으려는 것 같았다.

그러나 나는 쌈닭처럼 투지 드높은 그녀의 모습이 조금 우스웠다. 이청원이 도대체 왜 이렇게 멍청하고 현명하지 못한 여자에게 반했는지 알 수 없다.

그녀에 대해 생각하던 나는 갑자기 무언가 깨달은 것 같았다. 이청원은 자신의 자산을 숨겨야만 했으니 어쩌면 그는 전부터 전희가 자신이 동고동락하며 살 동반자가 아니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그가 이미 자신의 이익을 숨기기 시작한 이상, 그것은 지금 어떤 준비를 하는 것이라 볼 수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가게 내부에서 검은색 정장을 입은 여자가 걸어 나왔다. 그 여자는 늠름한 자태로 걸어 나왔는데 당당하고 각 잡힌 자세로부터 이 사태를 해결하러 나온 사람이라는 것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녀는 나오자마자 로비 안의 사람들을 한 바퀴 쓸어보더니 큰 소리로 말했다. “다들 흥분을 가라앉히세요!”

소란스럽던 사람들이 일제히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동자가 그 사람들을 훑고 마지막엔 전희를 향했다. 전희는 태연한 듯 앉아있었고 나는 그녀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는 것을 발견했다. 나는 속으로 대충 둘 사이의 관계를 짐작했다.

전희가 강 건너 불구경하는 듯 말했다. “김 주임님! 잘 오셨어요. 이 사태를 원만히 해결해 주시길 바랍니다. 오늘 저 사람들이 카드를 해지하든, 아니면 저와 제 친구들이 모두 해지하든 하게 될 겁니다.”

그녀의 말투에 약간의 위협이 담겨있다.

“그럼 해지해요! 시끄럽게 굴지 말고, 아까부터 진짜.”

“누굴 말하는거예요?”

김 주임이 얼굴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 “다들 그만하시죠. 방은 언제든 있습니다. 이렇게 화내지 마시고요.”

손님들이 너도나도 김 주임에게 불만을 토로했다. 종업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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