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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0화 과감한 도전

그날 밤, 나는 영식 씨와 가족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러 집으로 가는 것이 아닌 배현우의 별장에 남기로 하였다. 오늘과도 같은 날은 절대 배현우 혼자 외로이 이 크나큰 별장에서 새해를 맞이하게 둘 수 없다는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배현우는 주절주절 열 살 전 부모님과 함께 보낸 행복한 시절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늘어놓았다. 하지만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의 얘기는 조금도 털어놓지 않았다. 나도 그 시절에 대해 더는 묻지 않았다. 분명 그 시절은 배현우에게 있어서 가장 고통스러운 기억임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이제야 배현우가 왜 그리도 가족이라는 단어에 집착하는지, 콩이에게 왜 그리도 잘해주었는지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 그의 아버지가 보여주었던 모습들을 따라 하고 있었던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배현우의 이야기를 묵묵히 들으면서 나는 점점 이상한 낌새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동안 전혀 눈치채지 못했지만, 오늘에서야 비로소 깨달았다. 바로 내가 많은 기억을 잃은 것 같다는 점이었다.

나의 첫 기억은 고등학교 3학년 시절에 머물러 있다. 그 후의 일들은 대부분 또렷이 기억이 나지만 이상하게도 그 전의 일들이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시간이 흘렀다 하더라도 조금은 기억이 날 법도 한데 이상하리만치 내 머릿속에서 전부 사라졌다는 것이다. 나의 어린 시절, 옛날 부모님의 모습 등등 그 어떤 기억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한 이유에선지 나에게는 친구도 없었다.

행복한 얼굴로 자신의 동년을 말하는 배현우의 모습을 바라보며 처음으로 그가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나에게만 모두가 가진 어린 시절의 기억이 없지? 혹시 사람들이 말하는 선택성 기억상실증 뭐 이런 건가? 풀리지 않는 의문들에 조금 답답해지기 시작했다.

배현우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문득 임윤아에 관해 물어보고 싶었지만 턱 끝까지 차올랐던 의문을 끝내 도로 삼켜버렸다.

우리는 서로에게 의지한 채 함께 새해의 첫날을 맞이했다.

하지만 그때의 나는 미처 몰랐다. 그날, 호주의 본가에서 열렸어야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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