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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화 산 넘어 산

그동안 이청원과 나는 그렇게 왕래가 깊었던 사이도 아닐뿐더러 겨우 이 정도 이유로 나를 이렇게까지 도울 리가 없었다. 분명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이 들었다.

하지만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별다른 의도를 파악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우리 회사는 그저 이름도 없는 중소기업일 뿐인지라 이용할 가치도 별로 크지 않았다.

이청원은 나의 반응을 유심히 살펴보더니 웃음을 터뜨렸다. “제 말이 좀 많이 의심스럽죠? 너무 깊게 생각은 하지 말아요. 그저 전에 한 대표님께서 도움을 주셨으니 그에 따른 보답이라 여기시면 됩니다. 전 신세 지는 건 딱 질색이거든요. 특히 여성분에게 신세 지는 건 더 예의가 아니지요.”

“일 앞에서 성별이 어디 있겠습니까. 저를 여자로만 보지는 말아주시죠.” 나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맞받아쳤다.

이청원은 또다시 한번 통쾌하게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여자로만 보지 말라니요. 누가 한 대표님을 완전히 성별을 떠나 바라볼 수 있냔 말입니까.”

그러고는 곧이어 웃음을 멈추고는 말을 이었다. “깊이 생각하지는 마십시오. 이정도야 그때 한 대표님께서 도와주신 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게다가 임금은 한 대표님께서 부담하시는 건데 이렇게까지 고마워하시면 제가 다 송구스럽네요. 그리고 이 작은 판에서 다 서로 돕고 사는 거죠.”

“알겠습니다. 다시 한번 도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대표님. 앞으로 우리 회사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나도 더 이상의 추측은 거둬들이기로 했다. 일단 눈앞에 불부터 끄는 게 중요하기에 그 뒤의 일들은 훗날에 다시 생각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이청원에 비하면 난 잃을 것도 없는 신세이기에 더는 두려울 것도 없었다.

게다가 이청원 측에서 먼저 손을 내밀었는데 그 손을 잡지는 못할망정 그 손을 그대로 내쳐버린다면 정말 죽음을 자초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프로젝트에 관해 조금 더 얘기를 나눈 뒤 내가 먼저 약속장소를 빠져나왔다. 이청원과는 그동안 깊은 왕래가 없었기에 더 나눌 이야기도 없었다.

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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