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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30화 우연히 마주치다

차창 밖, 검은 마이바흐 한 대가 천천히 건물 입구에 멈추었고 훤칠한 뒷모습이 내 눈에 들어왔다. 다부진 몸매에 매력적인 눈, 검은 양복바지가 길고 곧은 다리를 감싸고 단추 두 개를 풀어헤친 검은 셔츠 사이로 구릿빛 피부가 드러났다.

단정하게 빗어 넘긴 흑발과 선글라스에 가려진 각진 얼굴, 선글라스를 벗자, 조각 같은 얼굴과 완벽한 이목구비가 드러났다.

그는 만인의 주목을 받으며 그곳에 서 있었다.

그가 직접 차 문을 열고 손을 뻗어 화려한 옷차림을 한 여자를 에스코트했다. 그녀는 선글라스, 스카프에 마스크를 한 조금 지나친 옷차림이었다.

하지만 몸매를 보아하니 이세림은 절대 아니었다.

그녀는 요염하게 차에서 내린 뒤 자연스럽게 남자의 팔짱을 꼈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럽고 귀여웠다.

그 남자가 배현우였고 여자는 모르는 사람이었다.

눈앞의 모습이 내 마음을 아프게 찔렀다. 어쩐지 방금 전화할 때 말투가 퉁명스럽더라니, 어쩐지 내가 열정이 넘치는 걸 원하지 않더라니, 어쩐지 나에겐 언제 떠나고 돌아오는지 말하지 않더라니...

알고 보니 연인이랑 즐겁게 지내느라 그런 거였구나, 조금 전까지 말투가 좋지 않았는데, 지금은 따뜻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나는 두 사람이 온천에 들어가 내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을 우두커니 바라보았다.

목구멍이 화끈거리고 손발은 차가워져 무기력하게 얼마나 앉아있었을까, 다시 울린 전화벨 소리에 정신이 들었다.

“나 지금 입구에 도착했어, 바로 들어갈게.”

말을 마치고 전화를 끊었다.

보아하니 이곳이 배현우 별장이랑 가까워 돌아가기 편해 일부러 선택한 것 같다.

나는 애써 웃음을 지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눈앞은 자욱해졌다.

차에서 내리려는데 누군가 창문을 두드렸다. 고개를 들어보니 벌써 이미연이 도착했다.

나는 얼른 차에서 내렸다.

“빨리 왔네. 날아왔어?”

“빠르다고? 나 30분이나 운전했어!”

이미연은 소리치며 날 바라보았다.

“안색이 왜 이렇게 안 좋아?”

나는 얼른 표정을 감추며 얼굴을 쓰다듬었다.

“그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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