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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7화 재회

나는 당황스러움을 숨긴 채 억지로 괜찮은 척 대답했다.

“죄송하지만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잘 모르겠는데요?” 애써 감정을 숨긴 채 담담한 척 내뱉은 말이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보세요.”

“없어요!” 나는 여전히 고집스럽게 내뱉었다.

“진짜 없는 거죠?” 나를 빤히 응시하는 눈동자가 차갑게 느껴졌다.

“저를 부르신 이유가 이렇게 난처하게 만들기 위한 거라면 죄송하지만 이만 가보겠습니다.”

이곳에서 의미 없는 기 싸움을 할 필요가 없었다. 이럴 바엔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편이 훨씬 나을 것 같았다.

그는 눈을 내리깐 채 물었다.

“그 정도로 나한테서 벗어나고 싶은 거예요? 묻고 싶은 것들이 있을 텐데? ”

단번에 내 마음을 꿰뚫어 보는 말이었다. 항상 이런 식이었다, 마치 독심술이라도 하듯 그는 언제나 내 마음을 읽어낼 수 있었다.

나는 뭔가에 찔린 듯 눈을 내리깔았다. 아직도 그에게 헛된 환상을 품고 있다는 것도, 아직도 심장이 쿵쿵 요동친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지만 내 자존심이 상처받는 것은 허락할 수 없었다.

스캔들로 온 세상이 떠들썩한데 한편으로는 날 갖고 놀고 있는 모습이라니, 그 비열함이 신호연과 다를 게 뭐가 있을까? 더이상 그에게 가치 없는 사람일지언정 스스로를 비굴하게 만들 필요는 없었다.

내 모든 감정을 알고 있으면서도 밖에서는 또 다른 사람을 만나고 아무렇지 않은 듯 스캔들이나 내고 있는데 내 감정 따위는 생각해본 적도 없었겠지.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걸까? 애초에 마음속에 내가 없었던 것인지, 아니면 나라는 존재가 그의 눈에는 하찮은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이제야 지금껏 현우 씨에게 온 마음을 빼앗겨 그가 나에게 접근한 이유를 간과하고 있었단 것을 깨달았다. 왜 나에게…. 관심을 보였을까?

누군가의 대체품이어도 좋고 갖고 노는 장난감이어도 좋다. 그가 말했듯 난 자격이 없으니까.

하지만 들려오는 소문을 무시할 수는 없다, 거리를 두고 멀리하는 게 좋겠지. 일찍 마음을 접어야 한다. 상처받을 자격도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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