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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화 진실한 초대

영식은 내 말을 듣더니 금새 얼굴이 환해졌다. 항상 점잖게만 보이던 그의 얼굴이 희열로 붉게 상기됐다.

난 그 순간 심장이 찢어질 듯 아려왔다. 어쩌면 난 그에게 너무 잔인한 짓을 하고 있는 걸 지도 모르겠다. 이런 자그마한 제안에도 이 정도로 감동하니 말이다.

“이건...한번도 생각 못 해봤어!”

조금 긴장한 듯한 모습.

“그럼 받아! 남방의 기후도 느껴보는 거지. 너도 번거롭게 오며가며 할 필요 없고 두 집에서 함께 명절을 보내면 북적북적 하고 좋을 것 같은데? 그리고 혜선이가 가족이 없잖아. 하나밖에 없는 동생은 걷질 못하고...혜선이도 우리 집에 오라고 해! 무슨 호텔이야 우리 집에서 북적거리면서 같이 지내!”

나의 말은 전부 진심이였다. 영식의 부모님은 나도 한번 뵌 적이 있다. 아버지는 작게 장사를 하고 계시고 어머니도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계셨다. 내 기억속에 두 분은 모두 굉장히 좋은 분이셨다. 비록 방금 떠오른 생각이라 아직 부모님과 상의하지 않았지만 어차피 우리 부모님은 반대하시지 않을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집으로 가는건 너무 실례 아닐까?”

영식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무슨 실례야! 아니야 내 말 대로 하는 걸로 해. 아니면 내가 지내는 쪽으로 와도 좋아. 한 집에서 건물 하나씩 쓰는거야. 그럼 이동하기도 편할거야. 이왕이면 우리 마당에 집 한 채 사버리는건 어때?”

생각없이 뱉은 말에 영식은 잠시 멍해지더니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좋아. 노력해 볼게!”

우린 그렇게 한참을 더 계획하고 나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끄럽게 울려대는 핸드폰 벨소리에 나는 걸음을 재촉해 사무실로 들어갔다. 그러나 화면 속 발신인이 배현우인걸 본 순간 그대로 얼어버렸다. 벨소리는 요란하게 사무실 전체에 울려퍼지고 있었고 그 속에 나는 얼이 빠진 사람처럼 한참을 멍하니 서있기만 하다 신호음이 끊기고 나서야 정신을 차리고 손을 뻗어 핸드폰을 확인했다. 부재중 5통... 나는 온 몸의 힘이 빠져나간 듯 의자에 풀썩 앉았다. 배현우가 나한테 왜 연락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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