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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화 개한테 물렸어

나는 입만 뻥긋뻥긋할 뿐 더는 무슨 말을 할 수가 없었고 그저 손톱이 손바닥에 박힐 정도로 가방끈을 꽉 잡았다.

그 고통이 오히려 시원하다고 느껴졌다.

바로 이때, 배현우의 핸드폰 벨 소리가 울렸다. 그는 핸드폰 화면을 확인하더니 다시 나를 쳐다보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핸드폰 너머에서 청량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우 씨, 어디예요?”

“나 지금 바빠!”

그는 전혀 상대방의 응성을 받아주지 않았고 오히려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밖에서 좀 볼까요? 아니면... 저희 집에 오셔도 돼요!”

그 여자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나중에! 이만 끊어! 지금 할 일이 있어!”

배현우는 그렇게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나는 뻘쭘하게 그가 통화를 마친 것을 보고 말했다.

“현우 씨, 먼저 일 봐! 나는 이만 가볼게!”

나는 그가 대답하기도 전에 뒤돌아 나가려고 했다.

나도 빨리 움직였지만, 그는 나보다 더 빨랐다. 어느 순간 나는 그의 품에 안겨져 있었다.

나는 비명소리를 질렀고 그는 나를 돌려세우더니 그를 마주하게 하였다. 그리고 고개를 숙여 나에게 입맞춤하려다 시선이 한 곳에 고정되더니 순간 분노의 스파크를 튀기기 시작했다.

그는 나의 목덜미를 보더니 화를 꾹 참으면서 저음으로 물었다.

“어떻게 된 거예요? 누가 그랬어요?”

나는 그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몰랐기 때문에 조금 당황한 마음에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몰랐다.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는데?”

그는 나의 손목을 잡더니 실내에 있던 다른 한쪽 문으로 끌고 갔다. 그의 커다란 손은 마치 족쇄처럼 나의 가느다란 손목을 조여왔다. 너무도 아팠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한쪽 벽면이 온통 거울인 호화로운 욕실이었다. 그는 나를 거울을 향해 세우더니 말했다.

“보세요, 직접! 설마 누가 그랬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건 아니겠죠?”

환한 거울을 쳐다보자, 옷깃 쪽에 선명한 키스 자국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한참을 멍때리다 갑자기 신호연이 그랬던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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