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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3화 북적거림 속의 그리움

이번 설은 많은 사람들로 이례적으로 북적거렸다. 나도 계속 집에 있으면서 대가족의 화목한 분위기를 만끽했다. 집에는 즐거운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다만 아이들이 적어 콩이가 모든 사람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이미연도 본가에 갔다 연휴 3일째 되는 날, 우리 집으로 왔다.

여기에서 너 나 할 것 없이 앞다투어 요리 솜씨를 뽐냈고 모두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마당에는 엄마가 빨간색 등을 가득 매달아 연말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낮에는 나도 아무 일 없는 듯 즐겁게 보냈지만, 저녁이 되자 나도 모르게 머릿속에 다른 생각이 떠올랐다.

긴 설 연휴에 그 사람이 무엇을 하는지, 서울에 있는지 나는 알 수 없었다.

배현우는 더 이상 내게 전화하지 않았고 나도 그에게 전화할 이유가 없어 새해 안부 전화도 하지 않았다. 나는 단지 내가 통제력이 얼마나 강한지 시험해 보고 싶었다.

다행히 이미연과 신혜선이 옆에 있어 주었다. 이미연이 조심스럽게 내게 말했다.

“한소연은 이미 한물간 것 같아. 말로는 해외에 가서 크리스마스를 보낸다고 했는데 애초에 해외에 가지도 않았어. 배씨 도련님이 또 새로운 사람이 생긴 것 아니야?”

이미연이 입을 열자, 도혜선이 얼른 옆구리를 쿡 찌르며 눈치를 줬다.

나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 사람이 새로운 사람이 생기든 말든 나랑은 상관없어. 그만두기로 마음먹었으면 다시 돌아가지 않을 거야.”

이미연이 도혜선을 보더니 입을 삐죽했다.

“들었지? 우리 이제 지아 아가씨가 결심을 어떻게 유지하는지 지켜봐야 해.”

둘은 박장대소했고 나는 마음속으로 푸념을 늘어놓았다. 내 마음이 얼마나 씁쓸한지 그들은 모르고 있다.

나는 자꾸 가족, 분위기, 집, 아무 기댈 곳 없이 홀로 서 있는 배현우의 모습이 생각났다.

왜인지 집이 떠들썩할수록 마음이 더 아팠고 머릿속은 배현우의 모습으로 가득했다.

나는 그를 잘 알고 있다. 비록 진짜 내가 생각한 모습인지 모르겠지만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저릿했다.

하지만 곧바로 또 다른 자아가 나와 내게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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