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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5화

“한혈마는 말 중의 페라리라고 불려요. 투르크메니스탄의 국보예요. 예전에 아빠한테 사달라고 떼를 쓰곤 했지만, 아빠는 사고를 당할까 봐 두려워서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게 하셨어요.”

불빛을 빌려 아람은 황금색 말의 털을 신나게 쓰다듬었다. 손끝에서 덜컹거리는 경락이 아람의 심장을 더 빨리 뛰게 했다. 갑자기 입이 마르면서 머릿속에 경주의 단단한 가슴 근육이 떠올랐다. 아람의 손끝이 찌릿하면서 얼굴이 뜨거워 붉게 달아올랐다.

경주의 모습도 거칠고 길들여지지 않는 불같은 말이었다.

“아람 씨, 맘에 들어요? 아람 씨?”

“네.”

아람은 정신을 차리더니 급히 손으로 뜨거운 얼굴을 만졌다. 동작이 빨랐고 눈이 촉촉했다.

“마음에 들어요. 말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동물이에요.”

‘젠장, 멋진 말을 봐도 왜 나쁜 남자가 생각이 나는 거야!’

윤유성은 말없이 아람의 뒤에 다가가 아름다운 그림자로 가려주었다. 윤유성이 눈을 내리깔고 아람의 옆모습을 바라보자 눈빛이 부드러워졌다.

“어렸을 때 저에게 말했었어요. 말을 제일 좋아하고 승마 선수가 되는 게 꿈이라고.”

“어렸을 때는 정말 제 꿈이었어요.”

아람은 담담하게 웃었다.

“하지만 지금은 제 꿈이 아니에요. 저도 알아요. 제가 운동선수가 되기에 적합하지 않아요.”

윤유성이 가끔씩 어린 시절의 일을 언급하는 것이 싫지 않았다. 그중 일부는 정말 기억이 나지 않는 것들도 있다. 그저 두 사람의 가장 큰 차이점은 아람은 항상 앞만 보고 사는 반면, 윤유성은 항상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 같았다.

“아람 씨, 지금의 꿈은 뭐예요?”

윤유성은 손을 움켜쥐었다. 아람을 안고 싶어서 가슴이 두근거렸고 숨조차 뜨거웠다.

“그 후, 오랫동안 훌륭한 의사가 되고 싶었어요.”

경주와 함께 싸울 수는 없지만 든든한 지원군이 돼줄 수 있었다. 아람은 매번 경주가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랐고, 만약 다치면 그 상처를 치료해 주는 사람이 자신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꿈이 없어요.”

아람의 가슴은 아프고 씁쓸했다. 복잡한 감정이 밀려오면서 가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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