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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3화

서구 어느 호텔에서.

경주의 슈트는 이미 땀에 흠뻑 젖었다. 호텔 로비에 들어가자 축축한 손에 있던 핸드폰이 진동을 했다. 화면을 보니 익명의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세요.”

경주는 나지막하게 말했다.

“신 사장님. 20층입니다. 2051호.”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20층 계단 화분에 카드를 넣었어요. 구아람 씨를 구하고 싶으면 빨리 오세요. 늦으면 무슨 일이 있을지 상상할 수 없어요. 후회하지 마세요!”

경주는 앞으로 가려던 순간 눈썹을 찌푸렸다.

“누구세요? 저한테 사진 보낸 사람이 당신이에요?”

상대방이 묵인했다.

“파파라치예요? 아니면 누구의 지시를 받았어요? 왜 호텔방의 키를 가지고 있어요?”

사유가 민첩한 경주는 제일 중요한 질문을 했다.

“신 사장님. 아주 좋은 질문이네요. 하지만 마침 알려드릴 수 없는 것 들이네요. 유일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제가 이 일을 하는 목적이 있다는 겁니다.”

경주는 이 모든 것이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상황이 급박하니 더 아상 신경 쓸 수 없었다. 경주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20층으로 올라가서 화분에 있는 2051호 객실의 키를 가졌다.

문 앞까지 가자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그동안 경주는 수많은 가능성을 생각하며 정신적 투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아람과 낯선 남자가 함께 호텔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틱-

경주가 방 키를 들고 문을 열었다. 마른침을 삼키며 긴 다리를 뻗었다. 방은 어둑하고 조용했다. 공기 속에서 희미한 꽃향기가 풍겼다. 상상했던 어수선하고 용납할 수 없는 혼란스러운 장면은 나타나지 않았다.

“아람아, 아람아?”

경주의 심장박동 소리가 유난히 잘 들렸다. 허스키한 목소리로 아람의 이름을 불렀지만 대답이 없었다. 숨이 턱턱 막히며 침실로 다가갔다.

그때 방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왔다. 순간 무서운 생각이 홍수처럼 밀려왔다.

“아람아!”

경주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충혈된 눈으로 격렬하게 방 문을 열었다.

“아!”

어둠 속에서 날카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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