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아람은 화장실 문을 힘껏 닫고 마지막 변기 뚜껑에 앉아 입술을 꽉 깨물며 SNS의 실검과 댓글을 봤다. 콩알만 한 땀방울이 하나둘씩 눈부신 화면 위로 떨어졌다.[하하하! 내가 뭐랬어. 남자들은 다 거짓말쟁이야. 남자들은 계속 바람을 피울 거야. 신경주가 구씨 가문 아가씨를 좋아한다며? 매번 지켜주더니 이번에는 이소희와 같이 있고, 왜 이렇게 더러워?][증명: 세기의 나쁜 남자!][다 가짜야, 사실 신경주는 구씨 그룹에 빌붙어서 사위가 되고 싶은 거야! 아람과 결혼하면 신씨 가문과 구씨 가문의 결혼이 될 거고, 그럼 장인인 구만복인데. 누가 감히 신경주를 건드리겠어?][어? 신경주가 구아람에게 뻔뻔하게 구애할 필요가 없잖아. 신경주도 몸값이 수 천억이야.][흥, 넌 몰라. 누가 아직도 돈을 신경 쓰겠어?]아람은 차가운 표정으로 손을 들어 옷깃을 움켜쥐었다. 미친 듯이 눌렀지만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참을 수 없었다.[그나저나, 이소희의 마른 몸이 아이와 같은데, 아무리 봐도 구씨 가문 아가씨만큼 예쁘지 않아. 김은주보다도 못한 것 같아. 신경주는 왜 점점 못생긴 여자만 찾는 거야?][천재 음악 소녀잖아. 신경주가 예술적인 사람을 좋아하겠지. 가식적인 여자. 김은주도 그런 느낌이잖아.]이때, 구윤이 전화가 왔다. 여러 번 울린 후, 아람은 그제야 진장하고 전화를 받았다.“아람아, 아람아? 듣고 있어?”구윤의 목소리는 걱정이 가득했고 계속 아람을 불렀다.“오빠.”아람은 부드럽게 말했다.“아람아, 어디야?”“성주.”아람은 더 이상 말할 힘이 없었다.“아람아, 신경주의 실검, 너도 봤지?”구윤은 조심스럽게 물었다.“응.”“기분이 안 좋아?”“아니, 여자 친구가 생겼다는데, 내가 왜 기분이 안 좋겠어?”아람은 가볍게 웃으며 눈을 붉혔다.“이소희는 이유희의 유일한 동생이야. 둘이 결혼하면 중연이야. 이씨 그룹이 있으면 신경주의 인생도 더 순조로워질 거야.”구윤의 목소리가 가라앉았다.“아람아, 솔직한 느낌을 듣고 싶어.
화면에 표시된 것은 이름이 아니라 숫자였다. 경주는 전화 번호가 두 개 있다. 하나는 개인 번호이고 다른 하나는 업무용 번호이다. 아람은 그 번호들을 잘 기억하고 있다. 경주는 사적인 통화를 할때만 개인 번호를 사용하는데 이번에는 조금 이상했다.아람은 긴장하기 시작했다. 전화를 받고 천천히 귀에 대고 말은 하지 않았다.“아람아!”경주의 목소리는 엄청 쉬었다.아람은 입을 꽉 다물고 눈만 깜빡였다. 경주는 아람이 전화를 받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고 핵심만 말했다.“이건 함정이야. 복잡해. 이소희의 능력만으로는 이런 복잡한 함정을 하지 못해. 누군가 뒤에서 조종했을 거야. 그리고 상대방이 내게 진 미끼는 이소희가 아니라 너였어.”“반 시간 후.”아람은 눈을 내리깔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KS WORLD 근처의 거리 공원 놀이터에서 만나.”만약 구윤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면, 경주는 아람과 대화할 기회를 갖지 못했을 것이다. 이제 아람은 경주가 어떻게 설명을 해줄지 궁금했다....“윤 사장님. 구아람 씨가 혼자 차를 몰고 나갔어요.”우 비서가 서둘러 돌아와 윤유성에게 보고했다.“화장실에 오래 머물렀습니다. 떠날 때 화난 얼굴로 나가셨어요. 안색이 환자인 윤 사장님보다도 창백했어요!”윤유성은 침대 머리맡에 몸을 기대고 입꼬리를 올렸다.‘화를 내, 화를 낼수록 좋아. 극심한 고통만이 소용 있을 거야. 뼈를 긁어내어 신경주를 마음속에서 완전히 없애버려!’“사람을 보내. 구아람 씨를 따라가. 그리고 차를 대기시켜. 나도 바로 따라갈게.”우 비서는 말리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어서 동의했다.“바로 준비하겠습니다. 그리고 새 슈트를...”“슈트는 됐어. 환자는 환자답게 있어야지.”윤유성이 몸을 살짝 움직이자 아파서 식은땀이 나고 이를 악물었다. 그 모습을 본 우 비서는 마음이 아팠다. 이번에는 아람을 위해 윤유성은 올인을 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윤 사장님처럼 똑똑하신 분이,
“응, 잘 됐네.”윤유성은 가볍게 입꼬리를 올렸다.“오늘 밤 나 대신 일하느라 수고했어.”“윤 사장님, 별말씀을요. 제 목숨도 윤 사장님 것이에요. 윤 사장님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치고, 무엇이든 할 수 있어요!”서현의 부드러운 목소리는 엄청 다정했다.윤유성은 냉정하게 말했다.“조만간 사람을 보내서 항공권을 보내줄게. 그리고 카드에 돈도 넣어줄게. 1년 동안 충분히 놀아. 돈 없으면 석이를 연락해, 그럼 또 넣어줄게.”서현은 숨이 막히며 당황했다.“윤, 윤 사장님. 저를 보내실 거예요?”“신경주가 우리의 함정에 빠졌는데 그냥 넘어가진 않을 거야, 바로 조사를 시작할 수도 있어. 신경주는 바보가 아니야, 그저 구아람 씨 때문에 당황했을 뿐이야. 불필요한 문제를 일으키지 말고 먼저 나가서 숨어있어. 천세당은 석이가 잠시 맡을 거야.”“하지만!”“말 들어.”윤 사장님의 목소리가 냉정해지자 서현은 울컥했다.“네, 윤 사장님.”...아람이 가까이 있어서 먼저 거리 공원에 도착했다. 오늘 밤 기온이 뚝 떨어지고 눈이 많이 내려 평소 시끌벅적했던 공원이 유난히 쓸쓸했다.아람은 벤치에 홀라 앉아 눈 내리는 고요한 밤을 바라보았다. 지난 3년 동안 틈만 나면 이곳에 와서 앉아 있었다. 커플들이 서로 마시멜로와 아이스크림을 먹여주며 알콩달콩한 모습을 보았었고, 젊은 부부들이 아이를 데리고 와서 행복하게 노는 모습을 보았었다. 그때 아람은 항상 생각했다.‘나도 이런 날이 있을까? 평범한 부부처럼 신경주와 손을 잡고 산책하며 서로 사랑하는 날이 올까?’아람은 가슴이 떨렸다. 입김을 내뿜으며 젖은 속눈썹이 차가운 수정이 맺힌 것 같았다. 이때 아이스크림 차가 앞을 지나가자 아람은 차를 세우고 바닐라 맛 아이스크림을 샀다. 먹기도 전에 초조한 발걸음 소리가 눈을 밟으며 아람을 향해 다가왔다.“아람아.”아람은 아이스크림을 꽉 쥐고 가슴이 쿵쾅거리며 눈을 들었다. 눈앞에 있는 경주의 얇은 슈트와 머리에는 눈이 하얗게 쌓여 있었다. 얼굴과 귀는 빨갛게
경주는 눈시울을 붉히며 앞으로 다가갔다. 뜨거운 입김이 아람의 빨갛게 달아오른 코 위로 뿜어졌다. 손을 뻗어 아람을 안고 싶었다.“만지지 마!”아람은 가시를 세운 고슴도치처럼 뒤로 물러났다. 급한 마음에 손에 들고 있던 아이스크림을 경주의 곳에 던져버렸다.“아람아, 진짜야!”경주의 팔은 허공에서 얼어붙었다. 다가가고 싶지만 자신을 미워할까 봐 두려워 미칠 것 같았다.“오늘 밤 여러 번 전화했는데, 네가 받지 않았어. 무슨 일이 생긴 줄 알고 온밤 걱정했어!”아람은 깜짝 놀랐다.‘여러 번 전화했다고? 언제? 거짓말을 하고 있어? 난 한 통도 받지 못했는데. 나쁜 자식, 거짓말을 막 해?’“그 후 익명의 번호로 몇 장의 사진을 받았어. 사진 속에서 네가 낯선 남자에게 안겨서 호텔로 들어갔어. 네가 위험할까 봐 호텔에 간 거야. 그래서 기자들에게 둘러싸였어!”아람은 비아냥거리며 경주를 바라보았다.“신경주, 지어내도 믿을 만한 이유로 지어내. 이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할 줄 알았다면 애초에 널 만나러 오지 말아야 했어.”“증거 있어!”경주는 이를 악물고 얼어붙은 손을 부들부들 떨며 핸드폰을 꺼냈다. 아람은 가슴이 두근거려 입을 꽉 다물었다. 아람도 기대하고 있고 기회를 주고 있다.“이건 내가 받은 사진들이야. 봐, 이 사진의 사람이 네가...”갑자기 경주의 동공이 떨리며 핸드폰 화편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메시지함을 계속 확인했다. 문자로 보내온 사진들이 모두 사라졌다. 떨리는 두 손은 미친 듯이 화면을 훑어보았고, 경악한 눈빛이 화면을 뚫을 것 같았다. 하지만 증거가 될 사진을 찾지 못했다.‘사진, 없어졌어. 왜 없어졌어?”아람을 입꼬리를 올리고 웃었지만 눈에는 웃음기가 없었다. 차가운 분위기는 경주를 마음 아프게 했다.“신경주, 이유를 찾지 못하고 핑계를 찾지 못했으면 서둘러 나를 볼 필요는 없었어. 난 널 보고 싶지 않아. 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아람이 곁을 스쳐 지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던 경주는 얼음 동굴에 빠진 것처럼 뼛속까
“윤유성!”“신 사장님, 의심하는 것보다 이런 일이 생기면 이씨 가문에 어떻게 해명할지, 친한 친구인 이유희에게 어떻게 해명할지 생각해 봐요. 이소희 씨는 아직 소녀잖아요. 이런 일이 생겼는데, 두 분이 결혼하지 않으면 수습하기 어렵겠어요.”윤유성은 눈을 가늘게 뜨고 웃으며 말했다.“유성 씨, 그만해요. 가요.”아람은 무딘 칼이 심장을 베고 있는 것만 같았다. 당장 이곳을 떠나고 싶었다. 경주에게서 멀어질수록 좋다고 생각했다. 두 사람이 돌아서자 경주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밤새 윤유성과 같이 있었어? 지금까지 함께 있었어?”“계속 같이 있었어.”아람은 등을 돌린 채로 차갑게 말했다.“구아람, 윤유성이 그렇게 중요해? 나보다 더 중요해?”경주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최선을 다해 억누르고 있지만 여전히 떨고 있었다.“신경주, 그런 말을 하는 이유가 뭐야?”아람은 가볍게 웃으며 안색이 어두워졌다.“심하게 말하면, 넌 자신을 바보로 만들고 있어. 가볍게 말하자면 난 나 자신을 속이고 있는 거야. 우리 그만하자. 부탁할게.”말을 마치자 두 사람은 경주의 눈물이 가득 찬 시선 속에서 사라졌다. 아람은 끝내 뒤돌아보지 않았다. 경주는 눈 속에 홀로 얼마나 오래 서 있는지 몰랐다. 눈사람으로 되기 전까지, 다리에 힘이 풀려 눈 속에 무릎을 꿇을 때쯤에야 한무가 헐떡이며 달려왔다.“신 사장님, 사모님은요? 사모님은 갔어요?”경주는 갑옷을 잃은 패배한 병사처럼 고개를 푹 숙였다. 아람이 바닥에 버린 아이스크림을 천천히 녹을 때까지 손에 움켜쥐고 있었다.“단 한 번도 나를 믿은 적이 없었어. 날 사랑하지 않아도, 어떻게 날 못 믿을 수 있어? 계속 붙잡고 있어야 해? 그럴 필요가 있어?”...리무진은 병원을 향해 달렸다. 아람과 윤유성은 뒷좌석에 나란히 앉았다. 분위기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침울했다.“아람 씨, 저한테 화났어요?”윤유성은 고개를 기울여 아람의 차가운 옆모습을 걱정스럽게 바라보았다.“죄송해요, 아람 씨가 너무 걱정
“아람 씨, 왜 그래요?”윤유성은 아람의 표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제 기억으로는 신경주를 블랙리스트에 올린 적이 없어요. 왜 블랙리스트에 있죠?”말 사이사이 아람의 날카로운 시선은 억울함이 가득한 윤유성의 얼굴로 옮겼다.“아람 씨.”“유성 씨가 한 거예요?”아람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오늘 밤 유성 씨 말고는 누구와도 접촉하지 않았어요. 신경주가 밤새도록 전화를 걸었는데 받지 않았다고 하더라고요. 블랙리스트에 있었기 때문이네요.”윤유성은 무릎 위에 올려놓은 손을 움켜쥐었다. 짙은 금테 안경을 쓴 얼굴이 순간적으로 차가워졌다.“가만히 생각해 보니, 제가 일식집에서 화장실을 갔을 때 핸드폰을 두고 갔어요. 그래서 그때 블랙리스트에 올린 거예요?”아람은 눈을 가늘게 떴다.“아람 씨, 저를 의심하고 있어요?”윤유성의 눈빛은 억울하고 맑아 보였다.“의심이 아니라 사실을 말하는 거예요.”전혀 체면을 봐주지 않았다. 윤유성은 가슴을 짓누르는 엄청난 실망감이 느껴져 숨을 쉬기 힘들었다.“아람 씨, 인정해요. 핸드폰을 건드리지 말았어야 했어요. 하지만 신경주가 데이트를 방해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제가 이날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아요? 제가 너무 이기적이었어요. 어떻게 해명해도 제 잘못이에요. 미안해요.”“마지막이에요. 다음엔 이러지 마세요.”오늘 밤에 너무 많은 일이 있어 아람은 윤유성과 따질 힘이 없었다.“저와 신경주 사이의 일은 우리 둘만의 사적인 문제예요. 다른 사람이 개입하는 것이 싫어요. 제가 이혼할 때도 차단하지 않았어요. 이런 지루하고 유치한 방법을 쓰고 싶지 않아요. 앞으로 사업에서 협력할 수도 있잖아요. 신경주는 이미 제 마음속에서 죽었어요. 다른 불필요한 짓을 하면 제가 아직 신경주를 잊지 못했다는 증거로 돼요.”윤유성은 가슴을 움켜쥐고 있다가 이 말을 듣고는 갑자기 눈이 밝아졌아.“아람 씨, 정말 신경주를 잊었어요?”아람은 눈시울을 붉히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다행이에요.
아람은 눈썹을 찌푸리며 마음이 이상했다.“저는 유성 씨가 목숨을 버릴 만큼 지켜야 할 사람이 아니에요. 제때에 멈추고 손실을 피해요.”‘손실을 피해?’윤유성은 차가운 차창을 누르고 있는 창백한 손을 천천히 움켜쥐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 말은 싫다는 말보다 더 치명적이고 굴욕적이었다.“모 든 사람의 사랑은 소중해요, 유성 씨가 나처럼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모든 사랑은 잘못된 사랑이 된다....경주가 차로 돌아갈 땐 이미 밤늦은 시간이었다. 한무는 공원 맞은편에 있는 24시간 영업하는 슈퍼마켓에서 따뜻한 커피 한 병을 사서 경주에게 주었다. 그 순간 경주의 손이 꽁꽁 얼어붙어 커피도 들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 모습을 보자 마음이 아프고 씁쓸했다. 한무는 히터를 제일 크게 틀고 재킷을 벗어 찬바람이 스며든 경주의 몸을 감싸주고 따뜻한 커피를 쥐여주었다.“신 사장님, 근처에 병원 있어요. 빨리 가요. 손이 얼어서 갈라졌어요.”“어떻게.”경주는 기계처럼 차가운 목소리로 전화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한무는 당황했다.“신 사장님, 뭐라고 하셨어요?”“분명 사진이 내 핸드폰에 있었어. 아무도 내 핸드폰을 건드리지 않았어. 나도 건드리지 않았는데, 사진이 어떻게 삭제된 거야?”경주는 이를 악물며 또박또박 말했다.“혹, 혹시 핸드폰이 해킹 당했거나 바이러스가 걸리지 않았어요?”한무는 열심히 생각했다.“전에 컴퓨터 기술을 공부하라고 보냈을 때, 이론은 배웠지만 실제로 사용해 본 적은 없어요. 고급 해커는 핸드폰 번호와 핸드폰 모델만 알면 해킹하여 암호화된 메일함에 없는 내용을 삭제할 수 있어요. 평소 문자를 보고 바로 삭제하시잖아요. 중요한 문서는 암호화된 사서함에 넣고, 절대 핸드폰에 넣지 않잖아요. 설마, 누군가가 사장님의 핸드폰을 해킹한 게 아닐까요?”경주는 숨을 돌리더니 땀범벅이 된 이마를 손으로 닦았다.‘그래, 사관학교에 있을 때 해킹 기술을 배웠었잖아. 왜 그럴 잊었지? 문자에 담긴 내용은 변할 수 없어도 삭제할 수는 있어!’
이소희와 경주의 심야 데이트는 인터넷에서 계속 떠들썩 거렸다. 이씨 그룹과 신씨 그룹의 홍보팀은 스캔들을 처리하고 있었지만, 일이 너무 커졌다. 영상과 사진까지 있어 실검을 내리더라도 유언비어를 막을 수 없었다.고상아가 실검을 보았을 때 핸드폰을 떨어뜨리고 발을 헛디뎌 계단에서 넘어졌다. 다행히 그 계단은 여러 개가 아닌 완만한 계단이지만 여전히 다리를 삐고 머리를 부딪혔다. 이유희는 겁에 질려 얼굴이 창백해졌고 바로 어머니를 병원으로 데려갔다.병실에서 고상아는 링거를 맞으며 침대에 누워 있었다. 이유희의 손을 꼭 잡고 울면서 말했다.“유희야, 어떡해? 어떡해? 소희가 겨우 22살이야. 이런 일이 생기면 앞으로 어떻게 지내? 내가 무슨 염치로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만나겠어?”말하면서 고상아는 대성통곡했다. 이유희는 침대 옆에 앉아 눈물을 꾹 참고 답답했다.“엄마, 이 일을 내가 잘 처리할게요.”“어떻게 처리해? 사진, 영상이 다 있어. 네 동생이 시집도 안 갔어. 이런 스캔들이 났는데 이제 누가 결혼을 해주겠어?”“소희는 저 이유희의 동생이에요. 누가 감히 헛소리를 하면 혀를 뽑아버릴 거예요.”이유희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눈에는 분노가 가득 찼다.“여론의 힘을 무시하지 마, 아직도 20년 전인 것 같아? 이씨 가문이 성주에서 제멋대로 해도 경찰이 간섭 못하던 시대야? 지금은 법치 사회야, 네가 통제할 수 있어?”고상아는 울면서 침대를 두드렸다. 이유희는 눈썹을 찌푸렸다.이씨 가문은 악당부터 시작했다. 이유희의 할아버지는 가족 사업을 번창시키기 위해 형제들과 칼싸움을 하였다. 나중에 시대가 바뀌고 자손들이 자신처럼 사는 것이 싫어 손을 씻고 이씨 가문을 세탁했다.이유희의 아버지가 이씨 그룹 회장님으로 재직할 무렵, 이씨 가문은 기본적으로 세탁되고 제대로 된 사업을 했다. 하지만 가풍과 일을 처리하는 방식에는 다소 폭력적인 그림자가 있었다. 이유희의 아버지도 이 문제로 가족들과 많은 갈등을 겪었다.이유희는 아버지의 마음이 약하고 스스로 인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