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유성, 지금 농담할 때야?”아람은 불안하고 화가 나서 목소리까지 높아졌다. 윤유성도 더 이상 놀리지 않고 통증을 견디며 부드럽게 말했다.“팔, 허리, 모두 조금 아파요.”말을 꺼내자마자 아람은 동작을 멈추더니 부러진 팔 위치를 찾았다. 튀어나온 뼈를 만지며 방금 전의 충격적인 순간을 떠올리자 가슴이 찔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괜찮아요. 아람 씨.”윤유성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아람을 깊게 바라보았다.“괜찮다고요? 뼈가 부러졌어요!”아람은 눈시울을 붉히며 소리를 질렀다. 다친 사람은 분명히 윤성인데, 자신을 먼저 위로하는 것을 보자 더욱 죄책감을 느꼈다.“걱정 마세요, 저만 있으면 몸의 어느 뼈가 부러지든, 온몸의 뼈가 다 부러져도 연결해 줄 수 있어요. 어쨌든 제가 꼭 책임질게요!”‘책임질게.’윤유성의 마음이 따뜻해졌다. 지금까지 감히 윤유성을 책임지겠다고 말한 여자는 없었다. 남들이 감히 하지 못한 일을 아람은 할 수 있다. 이것이 윤유성이 아람에게 깊이 빠져든 이유 중 하나이다.“정, 정말 이상해!”말 조련사 한 명이 믿기지 않는 듯 머리를 긁적였다.“이 검은 말은 우리 경마장에서 제일 온순하고 순종적이라고 할 수 있어요. 평소에 겁이 많아요. 오, 오늘 왜 감자기 감정을 통제하지 못했죠?”비서는 화를 내며 노려보았다.“누구한테 묻는 거야? 무슨 일이 있는지 네가 잘 알잖아, 쓸모없는 놈!”“보통 심하게 겁을 먹은 말은 이런 반응을 보이기도 해요.”아람은 눈썹을 찌푸리며 생각에 잠겼다.“이, 이게 가능해요?”또 다른 말 조련사가 말했다.“이 검은 말은 마구간에서 조용히 있었어요. 아무도 만지거나 내보내지 않았는데 어떻게 겁을 먹고 통제 불능이 될 수 있어요?”이 말을 들은 아람과 윤유성의 안색이 어두워졌다....성주 선시 컨벤션 센터에서 수많은 거물급 인사들이 참석한 파티가 열리고 있다. 신광구는 친한 비즈니스 거물들과 함께 잔을 들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신 회장님, 오랜만이네요!”신광구는 깜짝 놀라 뒤돌아
신광구는 가만히 얘기를 들었다. 그저 눈빛에 복잡한 감정이 들어 있었다.“그 일을 저도 들었어요. 어휴, 몇 년 전의 일인데, 아직도 꺼내는 사람이 있네요. 정말 나빠요!”“질투 나서 그랬겠죠. 생일에 축하도 받고 갑부에게 시집도 가고, 얼굴도 예쁘잖아요. 질투가 나서 뒤에서 흑역사를 터뜨리는 것도 자주 있는 일이에요. 우리 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들도 자주 싸워요. 정말 쓸데없는 짓이에요!”신광구는 입을 꽉 다물고 눈썹을 찌푸렸다. 비록 이름을 말하지 않고 관점을 표현하는 것이지만, 왠지 모르게 귀에 거슬렸다.“구 회장님은 정말 의리가 있는 분이에요.”“맞아요, 초연서가 배우 출신이지만 딸 하나만 낳아주었는데도 야박하게 굴지 않았어요. 여기서 인성을 알 수 있죠!”다른 손님들도 고개를 끄덕였다.구해진은 비꼬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마음이 불편했다. 이 일을 꺼낸 이유는 사람들이 구만복을 웃음거리로 역일 줄 알았다. 하지만 역효과를 일으켜 구만복이 칭찬을 거두게 했다.‘이런 속물들, 구만복이 죽어 라면 죽을 거야?’신광구는 시계를 보고 주위를 훑어보았지만 경주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신 회장님, 오늘 같은 중요한 자리에 신 사장님은 왜 안 왔어요?”구해진은 조심스럽게 뭄ㄹ었다.“이따가 올 거예요.”“그래요? 잘 됐네요!”구해진은 눈빛이 밝아지고 아부를 떨었다.“마침 우리 그룹에 환경 보호에 관한 좋은 프로젝트가 있어요. 국가가 매우 지지하고 있어요. 형이 저에게 맡겨서 파트너를 찾고 있어요.”구해진은 프로젝트와 관련된 이야기를 짧게 얘기했다. 신광구는 고개를 끄덕이며 약간의 관심이 생겼다.“우리 딸 하영이 좋은 협력 제안을 생각해냈어요. 아따가 올 거예요. 연회가 끝나면 제가 자리를 마련할 테니 신 회장님과 신 사장님도 같이 앉아서 얘기를 나누는 게 어때요?”“딸이요?”“네, 저에게 딸 한 명이 있어요. 구하영이라고 해요. 형의 딸 구아람과 동갑이고 4개월만 어려요. 전에 H 국 최고의 교육기관에서 공부하면서 해마다 전액 장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신 사장님의 입은 정말 날카롭고 직설적이네.’비즈니스 거물들이 이 말을 듣자 표정관리를 할 수 있있다. 하지만 구해진의 눈빛에는 경멸이 가득 찼다. 사업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으면 사업에 관한 얘기를 해야 했다. 갑자기 초대를 하고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딸까지 데려오는 것은 속셈이 너무 뻔했다. 구해진은 경주가 그렇게 솔직하고 거침없는 사람일 줄은 몰랐다. 속셈이 드러나자마자 경주가 끊어 버렸다. 구해진은 평소 감정을 잘 숨기는 부처였지만, 이 순간 웃음은 서서히 굳어져 버렸다.“하하하, 신 사장님의 말도 맞아요. 제가 너무 갑작스러웠죠. 약속을 잡고 두 분을 모셔야 했어요. 오늘 이 자리에서 오랜만에 신 회장님을 뵙게 돼서 기분이 좋았어요. 그래서...”“아버지를 뵙게 되어 반가우시면 아버지만 모시면 되죠. 아버지는 신씨 그룹의 회장님입니다. 회장님과 직접 말씀하시는 게 좋습니다.”경주는 냉정하게 구해진을 훑어보더니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기고 더 차갑게 말했다.“부회장님께서 KS 그룹을 대표하여 우리 신씨 그룹과 사업을 얘기하는 것을 구 회장님은 알고 있습니까?”구해진는 깜짝 놀라더니 웃으며 말했다.“형이 프로젝트를 저에게 맡기고 전적으로 책임지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강한 힘을 가진 그룹과의 협력을 우선시하고 싶습니다. 형이 신씨 그룹과 협력할 수 있다는 것을 알면, 매우 기뻐하고 적극 지지할 거예요.”경주는 차갑게 입꼬리를 올리더니 눈빛이 날카로워졌다.“만약, 구 회장님께서 부회장님이 구아람 씨의 전 남편과 협력을 한다는 것을 아시면 기뻐하고 지지할까요?”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신광구도 눈썹을 찌푸리며 나지막하게 꾸짖었다.“경주야, 이 자리에서 그런 얘기를 왜 해?”구해진은 눈을 부릅뜨고 입을 벌리더니 머리가 하얘졌다.‘전, 전 남편? 신씨 그룹 사장님이 구아람 그 계집애의 전 남편이야? 언제 결혼했어? 이혼은 또 언제 한 거야? 구씨 가문의 사람들이 입이 참 무겁네. 어떻게 아무도 말하지 않았어?’“어
구하영의 목소리가 흥분했다.“아빠, 신 사장님은 왔어요?”“왔어.”“프로젝트에 대해 말씀드렸어요? 꼭 알려주세요. 기획안은 제가 생각해낸 거라고.”구하영은 거만하게 웃었다.“신 사장님처럼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귀공자는 예쁜 여자를 많이 봤었을 거예요. 그래서 관심을 끌 수 없어요. 저처럼 지성미가 있고 집안도 좋은 여자만이 신 사장님의 관심을 끌 수 있어요. 제 재능을 알면 매력을 느낄 것이고, 저에게 반할 거예요.”쾌활한 어조는 마치 이미 경주의 마음을 사로잡고 신씨 가문에 들어간 듯했다.“흥, 충고하는데 너무 일찍 기뻐하지 마.”구해진은 목소리를 낮추고 눈빛이 침울해졌다.“아빠, 그게 무슨 말이에요?”“신경주, 이혼한 적이 있어.”“뭐? 이, 이혼? 결혼했어요? 언제?”“내가 어떻게 알아. 그건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건, 전처가 누군지 알아?”구하영은 올해 H 국에서 공부와 시찰에 매진하였다. 게다가 휴양하는 동안 국내의 일을 들은 적이 없어서 당연히 몰랐다.“네 사촌 언니 구아람이야!”구해진은 이를 악물며 이름을 내뱉었다. 갑자기 침묵이 흘렀고 숨소리만 들렸다. 한참 지나더니 구하영이 실소를 했다.“하하, 아빠. 농담하시는 거죠? 큰아버지가 구아람을 얼마나 아끼는데. 구아람이 시집을 가면 해문 전체에게 돈을 나눠줬을 거예요. 어떻게 아무 말도 없이 딸을 시집보내겠어요? 그것도 신씨 그룹 사장님? 그럼 세기의 결혼식을 해야잖아요. 그럴 일 없어요.”“자세한 건 나도 몰라. 하지만 신 사장님은 반품 남이야.”“반품 남이 왜요? 이혼을 8번 해도 귀한 사람이에요. 이혼 잘못은 신 사장님이 아니라 아람이 무능력해서 남편을 마음을 잡을 수 없었을 거예요.’’구하영은 경멸하는 듯 말했다.“이혼해서 오히려 좋아요. 아람은 버림받은 여자가 되었잖아요. 더 이상 저에게 걸림돌이 되지 않을 거예요. 구아람을 만나면 조롱거리가 생겼네요. 하하하.”“방금 신경주가 사람들 앞에서 구아람에게 감정이 있다고, 구아람을 사랑한다고 고백했어. 분
신광구가 무대 아래에서 경주를 경멸의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어느 사장님이 빡빡이 머리를 해? 아직도 군인인 줄 알아? 이미지에 너무 신경을 안 쓰네. 그리고 전에 수술을 받아서 머리에 흉터가 있는데, 왜 가발로 가리지 않아?”“제가 다쳤다는 일을 성주에서 모르는 사람이 있어요? 가려도 소용이 없어요. 게다가 빡빡이가 뭐 어때요? 삭발을 해도 제 외모에 아무런 영향도 없어요.”경주는 눈빛이 어두워지며 말투가 차가워졌지만 자신감은 넘쳤다.신광구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 비록 경주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외모는 부정할 수 없었다. 부모의 모든 장점을 고스란히 물려받아서 외모는 완벽했다.“내일 가발을 만들어서 보내줄게.”신광구는 고집을 부렸다. 사실 가발이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경주가 반항하는 것이 싫어서 기회만 잡히면 조종하고 싶었다.“가져다줘도 쓰지 않을 거예요. 아람이 지금 제 헤어스타일이 마음에 든다고 했어요. 아람이 좋다고 하면 바꾸지 않을 거예요.”아람의 얘기를 꺼내자 목소리까지 다정해졌다.“너!”“다음으로 신씨 그룹 사장님 신경주 씨를 모시겠습니다!”무대 아래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경주는 신광구의 완색을 무시한 채 우아하게 일어나 무대를 ㅐ향해 다가갔다. 마이크 앞에 선 경주는 여유가 넘쳤다. 며칠 전 수술을 받았다는 사실이 전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잘생기고 비범했다.말을 하려고 하자 손에 쥔 핸드폰에서 진동이 울렸다. 예전 같았으면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을 거다. 하지만 오늘 밤 아람이 연락이 두절되어 문자와 전화를 놓칠까 봐 밤새도록 핸드폰을 쥐고 있었다. 그래서 핸드폰이 진동하는 순간 심장도 함께 진동했다. 경주는 눈을 내리깔고 핸드폰을 열었다. 순간 눈을 부릅뜨더니 전송된 사진을 한 장 한 장 보았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며 가슴에서 튀어나올 것 같았다. 그러자 경주는 사람들의 시선을 개의치 않고 무대에서 성큼성큼 내려왔다.“무슨 일이야?”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신광구도 눈을 부릅뜨더니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이 자식
쿵-구하영이 발목을 삐끗하더니 팔이 공중에서 움직이며 에르메스 가방도 날아갔다. 온몸이 코믹하고 비참하게 바닥에 쓰러졌다.“아! 아파!”구하영은 눈물을 흘리며 아파서 입술을 부들부들 떨면서 바닥에 앉아 있었다. 보통 남자들은 미녀가 바닥에 넘어지고, 그것도 자신 때문에 넘어진 것을 보면 다가와 도와준다. 하지만 경주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성큼성큼 걸어가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다.이때 한무도 달려왔다. 구하영이 비참하게 쓰러진 모습을 힐끗 보더니 바로 경주를 따라 떠났다.단 10초 만에 구하영은 항상 자신감으로 가득했던 외모에 의문이 생겼다.‘어르신이 넘어지면 부축해 주기 두려워도, 미녀가 넘어졌는데도 부축해 주지 않아?’“하영아, 바닥에서 뭐야? 뭐 하는 짓이야!”이때 마침 담배를 피우러 나온 구해진은 딸의 창피한 모습을 보고 눈썹을 찌푸렸다.“아빠! 딸이 넘어진 걸 보고도 도와주지 않아요? 왜 그런 말을 해요!”구하영은 테이블을 잡고 부들부들 떨며 일어섰다. 발목이 크게 부어 있었고 샤넬 하이힐의 뒤꿈치도 부러졌다. 순간 화가 나서 부러진 신발을 발로 차버렸다.“방금 신 사장님을 봤어요. 신 사장님만 아니었다면 저도 망신을 당하지 않았을 거예요. 하지만 왜 그렇게 급히 나갔지?”소파에 앉아 있는 구하영은 고통스러워하며 헐떡거렸다. 원래 오늘 밤 경주 앞에서 잊을 수 없는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창피한 모습을 보여 화가 나서 울 뻔했다.구해진은 경주가 급해하며 떠난 모습을 생각하자 안색이 어두워졌다....지하 주차장.“신 사장님. 어, 어디 가세요? 무슨 일이에요?”한무는 땀을 뻘뻘 흘리며 경주의 뒤를 따랐다. 너무 긴장한 나머지 목소리가 떨려 말을 잇지 못했다.“아람한테 무슨 일이 생겼어. 바로 가야 해!”경주의 안색이 서리처럼 차가웠고 턱선은 아름답지만 날카로웠다. 스포츠카 문을 열던 손은 핏줄이 팽팽했다. 분노를 터뜨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예쁜 두 눈에는 이미 내면의 격렬한 감정을 드러
서구 어느 호텔에서.경주의 슈트는 이미 땀에 흠뻑 젖었다. 호텔 로비에 들어가자 축축한 손에 있던 핸드폰이 진동을 했다. 화면을 보니 익명의 전화가 걸려왔다.“여보세요.”경주는 나지막하게 말했다.“신 사장님. 20층입니다. 2051호.”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20층 계단 화분에 카드를 넣었어요. 구아람 씨를 구하고 싶으면 빨리 오세요. 늦으면 무슨 일이 있을지 상상할 수 없어요. 후회하지 마세요!”경주는 앞으로 가려던 순간 눈썹을 찌푸렸다.“누구세요? 저한테 사진 보낸 사람이 당신이에요?”상대방이 묵인했다.“파파라치예요? 아니면 누구의 지시를 받았어요? 왜 호텔방의 키를 가지고 있어요?”사유가 민첩한 경주는 제일 중요한 질문을 했다.“신 사장님. 아주 좋은 질문이네요. 하지만 마침 알려드릴 수 없는 것 들이네요. 유일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제가 이 일을 하는 목적이 있다는 겁니다.”경주는 이 모든 것이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상황이 급박하니 더 아상 신경 쓸 수 없었다. 경주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20층으로 올라가서 화분에 있는 2051호 객실의 키를 가졌다. 문 앞까지 가자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그동안 경주는 수많은 가능성을 생각하며 정신적 투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아람과 낯선 남자가 함께 호텔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틱-경주가 방 키를 들고 문을 열었다. 마른침을 삼키며 긴 다리를 뻗었다. 방은 어둑하고 조용했다. 공기 속에서 희미한 꽃향기가 풍겼다. 상상했던 어수선하고 용납할 수 없는 혼란스러운 장면은 나타나지 않았다.“아람아, 아람아?”경주의 심장박동 소리가 유난히 잘 들렸다. 허스키한 목소리로 아람의 이름을 불렀지만 대답이 없었다. 숨이 턱턱 막히며 침실로 다가갔다.그때 방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왔다. 순간 무서운 생각이 홍수처럼 밀려왔다.“아람아!”경주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충혈된 눈으로 격렬하게 방 문을 열었다.“아!”어둠 속에서 날카롭
이렇게 된 이상 경주는 해명할 수 없었다. 그저 빨리 이곳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오빠에게 전화해서 당장 데리러 오라고 할게!”말을 마치자 경주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려고 했다.“둘째 오빠, 가지 마, 가지 마!”이소희는 달려와서 경주에게 백허그를 했다. 알몸이 뻔뻔스럽게 경주에게 붙어있었다.“둘째 오빠. 무서워, 나 너무 무서워. 가지 마. 안 가면 안 돼?”경주의 눈에는 혐오가 가득 차 있고 차가운 목소리로 명령했다.“놔.”“싫, 싫어!”이소희는 아예 몸으로 경주의 넓은 등을 문지르며 고집을 부렸다.“지금까지 남자 친구도 만난 적 없어요. 제 몸은 깨끗해요. 누구에게도 더럽혀진 적이 없어요. 지금 오빠가 제 알몸을 봤으니 책임을 져야 해요. 오빠!”“책임?”경주는 차갑게 입꼬리를 올렸다. 안색이 극도로 싸늘했다.“난 평생 한 여자에게만 책임져, 그건 구아람이고.”말을 마치자 경주는 억지로 이소희의 팔에 떼어냈다. 몸을 돌리자 쉽게 벗어났다. 이소희는 1미터 9의 남자를 이길 수 없었다. 그 힘에 의해 바로 침대에 쓰러졌다. 그리고 눈 깜짝할 사이에 경주는 이미 문을 열고 나갔다.“신경주! 내가 알몸으로 다가갔는데도 보지 않아? 왜, 왜!”이소희는 원망스럽게 주먹으로 침대를 내리쳤다. 이를 악물고 머리를 푼 모습은 자극을 받은 사이코 같았다. 경주가 숨을 헐떡이며 문 앞에 걸어가 한 손으로 문을 열었다.“신 사장님! 신 사장님이 나왔어!”순간 경주의 놀란 모습이 눈부신 플래시에 비쳤다. 문 앞에 수많은 기자들이 와서 카메라를 들고 문을 막고 있었다. 그들은 경주를 향해 미친 듯이 사진을 찍었다.경주는 숨이 막혔다. 준수한 얼굴에 서리가 내린 듯했다. 입술을 부들부들 떨며 가슴이 돌에 눌린 듯 숨이 막혔다. 경주는 그제야 깨달았다. 사진을 받은 순간부터 이미 치밀하게 설치한 함정에 빠졌다.하지만 자세히 생각하면 함정에는 허점이 있었다. 배후의 사람이 정확하게 경주가 아람을 사랑하는 마음을 이용했다. 심지어 아람이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