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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8화

하필이면 폭언을 퍼붓은 사람이 피로 연결된 혈육이자 가장 사랑하는 동생이었다. 아무리 화가 나도 어쩔 수 없었고, 심지어 차마 이소희가 벌받는 것을 볼 수 없었다.

이런 갈등이 이유희를 울먹거리게 했다.

“갱년기야? 왜 계속 화내는 거야.”

신경주는 갸름한 손가락으로 담뱃재를 털더니 안색이 어두워졌다.

“이상하네, 도대체 왜 그래?”

유희는 한숨을 깊이 내쉬었다.

“신효린이 안나 조에게 준 목걸이 모조품은 소희가 사람 찾아 만든 거야.”

경주는 약간 움찔하더니 말을 하지 않았다.

“왜 놀라지도 않아?”

“대충 짐작했었어.”

이 말을 들은 유희는 마음이 더욱 괴로웠다.

“경주야, 우리 동생이…….”

“얘기가 나왔으니, 하나 더 알려줄게.”

경주는 눈을 내리깔았다. 내뱉은 담배 연기 속에서 싸늘함이 느껴졌다.

“지난번 바자회에서 기자를 찾아 구아람을 집중 공격한 사람도 네 동생이야.”

유희는 한 방 맞은 것처럼 놀라서 눈을 부릅 떴고 늪에 빠진 것처럼 가슴도 내려앉았다.

한참 지난 후에야 창백한 입술을 부들부들 떨며 말을 내뱉었다.

“경주야, 미안해.”

“사과해야 할 사람이 네가 아니라 네 동생이야, 사과를 받아야 할 사람도 내 전처이고.”

전처라는 말을 내뱉자 스스로 가슴에 칼을 꼿은 것처럼 아파났다.

“소희는 스물두 살이야, 나이가 어려서 철없다는 핑계를 대는 건 너무 한다는 것도 알아…….”

유희는 씁쓸하게 침을 삼켰다.

“너도 소희를 어렸을 때부터 봐왔잖아. 무지막지하고 제멋대로여서 때론 결과를 따지지도 않고 막 나갈 때도 있어…… 하지만 마음씨가 나쁜 건 아니야, 그냥 신효린에게 잠시 나쁜 물이 들었어. 오빠로서 평소 눈감아 주고 잘 가르치지 못한 내 잘못도 있어.”

경주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래서, 동생이 저지른 잘못은 어떻게 해결할 거야? 구아람을 어떻게 보상해 줄 건데?”

유희는 숨이 막혔다.

이 남자는 늘 이런 식이었다. 마치 포청천의 호두찰처럼 가차없고 옳고 그름이 분명했다.

이소희가 그의 동생일지라도, 주변 사람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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