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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1화

분명 이틀 전까지만 해도 기분이 좋았던 아람은 해문에서 성주로 돌아가는 길에서 한 마디도 하지 않았고 청아한 얼굴은 몹시 어두웠다.

호텔로 돌아오자 임수해보고 자신을 방해하지 말라고 말한 뒤, 사무실에 틀어박혀 초연서 사건에 관한 자료를 찾았다.

“그 축제는 연서의 인생에서 가장 어두운 순간이었어, 그 사고로 인해 만복과 인연을 맺게 되었어.”

“그 당시 인터넷이 지금처럼 발달하지 않았어, 그래서 사람들이 연예계 소식을 접할 수 있는 통로가 잡지나 신문이었어. 만복이가 소식을 막으려고 전국에서 이 일을 보도하는 신문들을 다 사들여 폐기했었어. 이 일 폭로한 모든 기자들을 체포하여 엄격하게 처벌까지 했었어. 그런데 그 자리에 외국 기자들이 있었대, 누군가가 현장에서 영상을 찍어 인터넷에 올렸어. 나중에 사람을 시켜 지우긴 했지만, 깨끗이 삭제되지 못했어. 아직도 찾을 수 있다던데.”

아람은 숨을 깊이 내쉬고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며 열 손가락으로 키보드를 탁탁 두드렸다.

곧 아람은 외국 사이트에서 20년 동안 케케묵고, 지금은 화질까지 희미해 보이는 축제 영상을 찾았다.

영상 속 초연서는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반쯤 주저앉아 떨고 있었다.

멘붕이 온 상태이고 곧 무너질 것 같았다.

스포트라이트가 그녀의 머리 위를 비추며 절망을 무한히 증폭했다. 무대 아래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놀람과 웃음소리는 마치 연약한 사람을 휩쓸고 갈아버릴 것만 같았다.

바로 이때, 웅장한 그림자가 갑자기 무대 위로 돌진하더니 의연하게 초연서에게 다가갔다.

뒷모습만 봐도, 아람은 구회장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구만복이 아무 말 없이 양복 외투를 벗고 한쪽 무릎을 꿇고 외투를 초서연의 허리에 둘러주었다.

현장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그 후, 영상이 끝났다.

아람은 멍하니 화면을 바라보며 어깨를 내리더니 천천히 의자 등받이에 기대었다.

‘구회장이 이 일 때문에 연서 이모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가?’

“이 어르신이…… 여자를 꼬시는 법을 가르쳐 주는 교수를 해도 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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