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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8화

아람은 몸이 저린 수해를 꼭 끌어안았다. 부축하지 않았더라면, 키가 188센티미터의 이 남자는 아마 경주 앞에서 무릎을 꿇었을 것이다.

“아가씨…… 전 괜찮아요.”

수해는 숨을 헐떡이며 말로는 위로했지만 몸에는 전혀 힘을 쓸 수가 없었다.

“일어나지도 못하면서 괜찮다고?”

아람은 수해가 걱정되어 눈시울을 붉혔고 머리카락 한 올 흐트러지지 않은 채 서 있는 경주를 원망스럽게 째려보았다.

“내 앞에서 감히 내 사람에게 독하게 손을 대? 신경주, 네가 사람이야? 겉만 번지르르하고 마음은 흉악하고 잔인한 거지?”

경주는 가슴이 찔린 듯 어두운 눈동자가 붉게 물들었고 남 좋은 일은 한 것 같은 좌절감을 느꼈다.

“임수해가 먼저 손을 댔잖아, 설마 못 봤어? 난 다치게 하지도 않았어, 저녁에 혈이 풀리면 자연히 정상으로 돌아올 거야.”

“변명하지 마, 변명할수록 네가 더 비겁하고 추잡해 보이거든!”

아람의 눈에 맺힌 눈물을 보자 경주는 마음이 아팠고, 그녀가 손을 들고 입술을 힘껏 닦는 것을 보기만 했다. 마치 이런 식으로 그와 선을 긋는 것 같았다.

“신경주, 솔직히 말해. 이혼한 거 후회하는 거지?”

순간 경주의 가슴이 움츠러들며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눈을 마주친 그녀의 눈빛은 메스처럼 날카로웠고 그를 가혹하게 해부하고 있었다.

한참 지나도 경주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아예 부정도 하지 못했다.

그저 조심스러울 뿐이다.

“말 안 하면 인정하는 걸로 할게.”

아람의 목소리는 부들부들 떨리면서도 밝게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후회하더라도 그런 생각을 집어치워. 네가 나에게 정이 든 것은 정말 인격에 대한 가장 큰 모욕이야.”

“정말 지긋지긋하네, 백소아. 사랑이 없는 결혼은 일분일초가 괴롭거든.”

“은주가 돌아올 거야, 신씨 사모님의 자리를 양보해.”

이혼 협의서를 아람 앞에 내던지던 날, 그녀에게 했던 모든 잔인한 말들이 다시 홍수처럼 밀려와 그의 몸을 물어뜯었다.

……

경주는 혼비백산하여 지하 주차장으로 향했다.

어떻게 여기까지 걸어왔는지도 몰랐다. 머리가 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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