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주가 떠난 후, 구아람은 온몸이 저린 임수해를 부축하여 사무실로 돌아왔다.그녀는 부들부들 떨고 있는 수해의 몸을 평평하게 눕히고 이마에 땀을 흘리며 입술을 오므리더니 전문 외과 의사처럼 양손으로 몸을 예비 검사했다.“아가씨…… 전 괜찮아요.”수해는 비록 온몸이 마비되었지만, 전혀 움직일 수 없는 건 아니었다. 아람이가 자신을 걱정하는 것을 보자 코끝이 찡해졌다.“죄송해요…… 실례가 많았어요.”“무슨 소리야, 날 지켜주려고 그런 거잖아. 하지만 다음부터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마.”아람은 그의 다리를 열심히 마사지해 주었다.“충동적이 아니에요.”수해는 힘을 다해 소파에서 일어나 앉더니 눈빛이 이글거리고 집요했다.“이런 일이 백만 번 일어난다 해도, 제일 먼저 달려들어 아가씨를 보호할 거예요.”“임수해, 재능이 있다고 해서 제멋대로 대항할 수 없는 위험에 나서지 마. 넌 신경주의 상대가 아니야. 사관학교에서 4년 동안 놀고먹기만 한 줄 알아?”아람은 마음이 급해서 눈시울을 붉혔다.“오늘 널 많이 봐줬어, 내 사람이 아니었더라면 아마 팔을 부러뜨렸을 거야!”“부러뜨리면 부러뜨리죠! 죽으면 뭐 어때요!”수해는 이를 악물고 비틀거리며 늘씬한 몸을 일으키고 아람의 앞에 섰다.“죽어도…… 그 녀석이 아가씨를 괴롭히게 할 수 없어요!”“수해야…….”아람은 눈을 부릅뜨고 그의 눈물 어린 눈망울을 빤히 쳐다보았다.그러자 수해는 눈물을 주르르 흘렸다.신경 마비가 되어 자신이 눈물을 흘렸다는 걸 전혀 알지 못했다.“수해야, 왜 또 울어. 걸핏하면 우네. 네가 애야?”마음이 짠해진 아람은 장난치면서 손을 들고 눈물을 닦아주려 했다.갑자기 용기 생긴 수해는 늘씬한 손으로 아람의 허리를 잡더니 품으로 덥석 껴안았다.다른 한 손은 그녀의 등을 감싸고 힘껏 내리눌렀다. 가장 사랑하는 아가씨와 한시도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아람은 눈을 부릅떴다. 똑똑한 그녀는 수해의 포옹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이 뒤섞인 것을 느꼈다.“수해야, 이거 놔
신효린은 하루 종일 경찰에게 심문을 받았다.그 24시간은 평소 사치스러운 생활을 즐겨온 귀족 아가씨에게는 큰 형벌이었다. 비록 식사를 챙겨주지만, 그녀는 누워서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 밤을 새운 결과로 두 눈은 피로에 벗어나지 못하고 걸푸르게 빛나고, 얼굴은 초췌한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또한 장시간의 심문으로 인해 엉덩이에 굳은살이 박일 지경이었다.머리 위에 있는 강한 백열등이 그녀를 비추고 있었기 때문에, 손질한 머리카락은 마치 비싼 돈을 투자한 듯이 마르고 있었다.‘너무 괴로워!’“저 아니에요……. 제가 고선정을 상업 스파이로 시키지 않았어요, 저랑 상관없어요. 구아람에게 모함을 당했어요, 너무 억울해요.”신효린은 졸리고 피곤해서 힘이 빠졌다. 하지만 끊임없이 변명을 늘어놓고 고집이 엄청 셌다.이때, 취조실의 문이 열렸다.양복 차림에 검은 핸드백을 들고 침착하고 자신감 넘치는 눈매의 남자가 들어왔다.“안녕하세요. 저는 신효린 씨의 대리 변호사 임윤호입니다.”‘임윤호…… 임 변호사?’신효린의 어두웠던 두 눈은 순간 반짝거렸다.임윤호는 위로하는 듯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미소를 머금었다.“당사자와 얘기를 해야겠어요.”……신효린은 임윤호를 따라 다른 방으로 갔다. 지금 그녀를 만날 수 있는 사람은 변호사뿐이었다.“임 변호사님! 아버지가 저를 구하러 오라고 하셨어요?”신효린은 임윤호의 손을 덥석 잡더니 눈물을 뚝뚝 흘렸다.“살려주세요, 더 이상 못 버티겠어요!”“아가씨,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사건을 맡았다는 건 죄를 벗어나게 할 확률이 적어도 80%는 있다는 거예요.”임윤호의 말투는 온화하지만 눈빛은 날카로웠다.“하지만 최선을 다해 협조해 주고 사건의 경위를 명확히 말해줘야 해요. 숨기는 것이 있으면 안 돼요.”“알겠어요!”신효린은 마늘을 찧듯 고개를 끄덕였다. 임윤호가 전에 엄마가 저지른 큰일조차 해결해 주었으니 분명 자신을 구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그래서 모든 것을 솔직히 털어놓았다.임윤호는 눈 하나 깜짝
“이런 것까지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성주지역 수석변호사로서 임윤호가 지금까지 의지해온 것은 임씨 가문의 법조계에서의 인맥뿐만 아니라 자신이 스스로 갈고 닦은 실력, 그리고 그의 막무가내식 모진 일처리 태도였다.소송에서 이기고 사건을 뒤집으려면 때로는 불가피하게 비상수단을 써야 할 때도 있는 법이다.임수해가 여러 경로로 아람에게 휴가를 요청했을 때 아람은 임수해가 억지로라도 쉬도록 며칠가량의 휴가를 주었다.사실 아람은 임수해에게 준 이번 휴가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임수해를 진정으로 쉬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임수해가 자신의 마음을 다잡고 아람을 대하는 태도를 어떻게 할지를 자기 스스로 정하도록 하는 것이었다.곧이어 안나 조의 삼고초려의 부탁으로 알렉스를 뒷배로 둔 아람이 결국 고개를 숙이고 그녀를 만나게 되었다. 안나 조는 당당한 국제적인 스타였지만 아람 앞에서는 어떤 허세도 없이 찻물을 따르고, 자존심도 없는 아부만 하려던 참이었다.아람 역시 계속해서 안나 조를 곤란하게 할 의도는 아니었다. 비록 그녀가 알렉스 소속이기는 하나 아람 역시 장사꾼이다. 한순간의 욱하는 감정으로 일을 처리하는 것은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으며, 호텔의 인지도를 높이고 돈을 버는 것이 장사꾼의 정도라는 것쯤은 알고 있다.그래서 아람은 안나 조의 결혼식 진행 업무를 이어받기로 결정했다.안나 조는 그 자리에서 기뻐 어쩔 줄 몰랐다. 너무 기쁜 나머지 이마가 땅에 닿도록 연신 절을 할 지경이었다.이뿐만 아니라 안나 조는 예산을 충분히 편성할 것이고, 그동안의 손해를 메꾸기 위해 KS 그룹 제품에 홍보대사가 필요한 경우 무료로 그 플랫폼의 광고모델로 서겠다고 확신에 차서 말했다.“구 사장님, 이, 이것은 도대체…….”안나 조는 눈앞의 한 서류를 보고 의아해하며 물었다.아람은 우아하게 커피를 마시며 말했다.“당신의 새 결혼식 기획안.”안나 조와 매니저는 깜짝 놀라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말했다.“이렇게나 빨리?”새로운 기획안을 깜짝 놀랄만한 속도
“내가 결혼하는 거야, 아니면 네가 결혼하는 거야? 구 사장님과 중요한 얘기를 하고 있는데, 왜 예의 없이 끼어들어?”안나 조는 매니저를 차갑게 째려보았다.“구 사장님과 협력하기로 한 이상, 절대적으로 믿을 거야. 사장님의 모든 제안을 다 받아들일 테니, 넌 더 이상 쓸데없는 말을 하지 마!”……계약을 다시 체결하고 아람은 사람을 보내 안나 조 일행을 배웅하고 팀원들에게 최신 업무를 전달한 후에야 퇴근을 했다.나가자마자 구윤의 롤스로이스가 보였고, 기사는 이미 공손하고 문을 열어주었다.“오빠! 오늘 한가하나 보네? 데리러까지 오고.”아람은 차에 타자마자 구윤의 목을 끌어안고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다.“수해에게 휴가를 주었다며?”구윤은 다정하게 그녀의 부드러운 머리를 쓰다듬었다.“응, 요즘 너무 피곤해서 휴식이 필요해.”“정말 그런 거야?”구윤은 그녀의 생각을 눈치챘다는 듯 눈을 가늘게 떴다.“요즘 일이 많아서 도움이 필요한 시기인데. 이 중요한 시기에 수해에게 휴가를 준 건 무슨 뜻이야? 싸웠어?”아람은 눈썹을 찌푸렸다.“말이 너무 이상하게 들리네. 사귀는 사이도 아닌데 왜 싸우겠어.”“수해는 그런 마음이 있는데 네가 거절하는 거 아니야?”“오빠, 무,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아람은 눈을 부릅떴다.“수해가 네게 마음이 있다는 걸 우린 이미 눈치챘어.”구윤은 담담하게 웃었다.“우리?”“민지 이모도 며칠 전에 나한테 얘기한 적 있어. 너랑 말하기 쑥스러워서 나한테 말했어.”‘참, 임수해 그 자식이 짝사랑하는 걸 들켜버렸네! 너무 민망하잖아…….’“수해가 그런 마음으로 네 곁에 있으면 일상생활에 영향줄까 봐 걱정하고 있어. 둘이 같이 지내고, 성주의 별장에 둘 밖에 없어서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네.”구윤은 의미심장하게 동생의 부드러운 손을 잡았다.민지 이모가 자신을 친딸로 생각해서 남녀 일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솔로 남녀가 같이 있을 때, 수해가 자신의 욕망을 참지 못하고 그녀에게 손찌검
사흘 동안 갇혀 있던 신효린은 마침내 나올 수 있었다.임윤호는 신광구에게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소식을 막아라고 했지만, 그래도 가장 먼저 신경주의 귀에 들어갔다.“신효린이 어떻게 풀려나올 수 있어? 고선정을 감시하라고 지시하지 않았어? 설마 임윤호가 찾아간 거야?”경주의 얼굴은 서리가 내려앉은 듯 차가웠다.“사장님, 고선정이 아니라…… 양준호예요!”한무는 화가 나서 안색이 새파랗게 질렸다.“듣기로는, 신 회장님이 도와주셨대요. 임윤호가 대리 변호사의 명의로 구치소에서 양준호와 비밀리에 만났어요. 무슨 수를 썼는지 모르겠지만, 양준호가 겁에 질려 잘못을 혼자 떠맡게 되었어요. 그래서 신효린이 풀려났어요.”“무슨 수를 썼겠어! 약점을 잡고 가족의 안전을 협박했겠지! 당당한 최우수 변호사가 저속한 수단만 쓰고 있네!”경주의 깊은 눈은 해일이 오기 전의 흑해처럼 어두웠고 힘껏 움켜쥔 주먹은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임정운 판사님의 명예를 큰아들이 모두 무너뜨렸네!”“사장님, 지금 양준호가 희생양이 되었는데, 그럼 고선정은…….”한무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핸드폰이 울렸다.“무슨 일이야?”전화를 받자 눈썹을 찌푸리더니 전화를 끊은 후 급히 경주에게 보고했다.“사장님! 큰일 났어요! 방금 경찰이 명예 훼손과 위증의 혐의로 체포했다네요!”이것은 예상했던 결과이다.비록 고선정은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하지만, 경주는 여전히 화가 치밀어 올라 눈시울을 붉혔다.……한편, 신효린은 울며 불며 마치 다시 태어난 듯 관해 정원으로 돌아갔다.모녀는 신광구와 신남준 앞에서 부둥켜안고 통곡하며 애틋한 연기를 펼쳤다.배우를 했을 때 연기는 엉망이었지만, 지금은 경험이 많은 예술가와 같았다.“엄마! 아빠! 나 대신 복수해 줘! 이번에 구아람과 이소희 그 두 나쁜 여자에게 비참하게 당했어!”신효린은 할아버지가 곁에 있는 것을 보자, 이 틈을 타서 아람의 험담을 까려고 신회남의 휠체어를 향해 달려가더니 털썩 무릎을 꿇었다. “할아버지! 구아람이 저를 죽도록
진주도 옆에서 부채질하며 구아람을 사악하게 말했다.“구아람은 처음부터 구만복의 딸이라는 신분을 감추고 있었어요. 아버지 곁에 머무르면서 신뢰를 얻고 경주와 결혼까지 했어요! 한 번 잘 생각해 보세요. 치밀하게 계획된 음모 같지 않나요? 다행히 경주가 그 계집애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제때에 이혼했네요. 만약 경주가 구아람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완전히 통제되고, 아버지의 마음과 절대적인 신뢰까지 얻었다면, 서서히 신씨 그룹의 중심으로 올라와서 전체를 통제할 것 같지 않나요?”“그만해, 소아는 그런 아이가 아니야.”신남준은 크게 손짓을 했지만 마음은 매우 우울했다.“난 구만복을 잘 알아. 비록 바람둥이지만 감정이 매우 깊은 품행이 단정한 사람이야. 절대 그런 인품이 낮은 딸로 키우지 않았을 거야.”“아버지!”“할아버지!”“더구나 구씨 가문의 집안과 재물은 신씨 그룹에 못지않아. 구아람이 그까짓 주식을 가지려고 평생 행복을 포기하겠어? 흥, 김씨 가문의 딸이 그런 견식이 없고 인품이 낮은 짓을 하면 마땅하지만, 구아람은 응석받이로 키운 딸이야. 절대 그런 저속한 행위를 하지 않을 거야!”신남준은 원래부터 아람을 편애했지만, 진주가 부추기는 것을 보자 더더욱 수양손녀의 편을 들어주었다.진주는 화가 나서 눈을 부릅뜨고 이를 악물었다. ‘저 어르신의 휠체어를 확 차버리고 싶네!’“아버지, 어쨌든 구아람 씨는 신씨 그룹에게 악의가 너무 많아요!”신광구는 딸이 먼저 건드렸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신남준 앞에서 자식을 잘 못 가르쳤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어 불평하기 시작했다.“그룹 내부에 문제가 있더라도, 외부인인 구아람이 이래라저래라 할 자격은 없어요. 여러 차례에 걸쳐 구씨 그룹의 세력으로 우리를 압박했어요. 진주 사건에서부터 이번에는 사소한 일로 효린이 감옥에 갇혔어요! 이런 방식으로 계속하면, 우리 신씨 그룹과 완전히 사이가 떨어질 것 같아요! 구씨 가문으로 돌아간 구아람이 이미 변했다는 생각은 해봤어요? 자신의 이익과 아버지의 감정 사이에서 망설임
경주가 우렁차게 말하고는 성큼성큼 떠났다.임윤호는 그 자리에 굳어졌고 온몸이 스산해지며 심한 모욕을 당한 것 같았다.법률 명문 출신인 그는 어려서부터 부모님의 큰 기대와 동생들의 존경을 받았다. 인생은 거의 순풍에 돛을 달 듯했고, 성주의 변호사들 사이에서도 뛰어난 인물이다.세력이 대단한 재벌이라도 그를 모셔오려고 자세를 낮추었다.‘내가 언제 이런 모욕을 당했었어? 잠깐…….’임윤호는 눈썹을 찌푸리며 경주의 오만한 뒷모습을 돌아보았다.‘구아람과 대체 무슨 사이지? 늘 여자에게 관심 없던 신 사장님이 구아람을 위해 화를 내네?’임윤호는 구씨 가문 아가씨를 잘 알고 있었다. 여신 이자 구만복이 제일 아끼는 딸이고, 눈도 엄청 높아 세상의 저속한 남자들은 성에 차지 않을 것이다.‘그럼…… 신경주 그 주제넘는 녀석이 짝사랑하는 건가? 잘생기고 능력이 있으면 뭐해? 어머니는 죽어서도 명분을 얻지 못했고, 사장 자리도 신씨 가문 큰 도련님의 구제잖아!’“허, 궁전에 산다 하여 무조건 왕자님인 건 아니잖아! 신경주, 그 천한 출신으로 감히 구씨 가문 아가씨를 좋아해? 꿈 꾸고 있네!”임윤호는 냉혹하고 사나운 눈빛으로 별장으로 들어갔다.……경주와 임윤호가 앞뒤로 들어오는 것을 보자 사람들은 조금 놀란 듯했다.“아버지, 임윤호 변호사는 드문 인재예요. 임윤호 씨가 아니었다면 효린이는 쉽게 나오지 못했을 거예요. 임 변호사가 큰 공을 세웠어요.”신광구는 어르신에게 임윤호를 열심히 소개해 주었다.“그래서 임 변호사를 우리 신씨 그룹의 법무부 부장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어떠세요?”“신 선생님, 안녕하세요, 말씀으로만 듣던 분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임윤호는 미소를 지으며 예의 바르게 신남준에게 인사했다.“임윤호…… 임정운의 장남이야?”신남준은 그를 훑어보며 정색했다.“네, 아버지가 바로 임정운입니다.”임윤호은 자부심과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신 선생님께서 저희 아버지를 아십니까?”안색이 어두운 경주는 그들이 교류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위
이 말속에 비꼬는 뜻이 담겨 있다는 것을 그 누구도 알 수 있다.이것은 임윤호의 인품에 대해 의문을 품었다는 것이다.신경주는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고, 신광구와 진주의 표정도 점점 안 좋아졌다.“신 선생님!”이때, 서 비서가 황급히 들어와 공손하게 말했다.“구아람 씨가 도착했습니다.”경주는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고 긴장한 듯 눈을 부릅떴다.사람들의 복잡한 시선은 약속이나 한 듯 문밖을 바라보았다.딱딱딱-하이힐의 날카로운 소리가 마치 경주의 마음을 밟는 것 같았다.아람이 혼자 3년 동안 살던 곳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차갑고 고귀한 분위기는 마치 처음 이곳으로 온 것 같았다.순간, 경주의 시선은 황홀해졌다.이 느낌은 마치 아직 이혼하지 않은 것 같았다.“할아버지, 저 왔어요.”아람은 활짝 웃으며 반짝이는 눈을 깜박이며 할아버지에게 다가갔다.경주 앞을 지날 때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마치 그들은 낯선 사람인 것 같았다.경주는 점점 숨이 막혔고 주먹을 천천히 움켜주었다. 심장도 심하게 허공에 부딪힌 것 같아 밑으로 떨어지고 말았다.이혼 후 전처를 만날 때마다 잔인한 고문을 당하는 것 같았다.“구아람……!”신효린은 아람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진주가 그녀를 말리지 않았더라면 이미 달려들어 가차 없이 때렸을 것이다.“에? 임윤호 오빠잖아요. 참 우연이네요.”인윤호 곁을 지날 때, 아람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활짝 웃으며 그를 바라보았다.임윤호는 물론, 사람들도 깜짝 놀랐다.‘오빠? 너무 다정하게 부르는 거 아니야? 단순한 사이가 아닌가?’“아가씨, 오랜만이네요.”임윤호는 억지로 웃으며 공식적인 호칭으로 불렀다.“그러네요. 아버지를 뵈러 오지 않은 지 이미 5, 4년 되었죠? 어르신께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오빠를 생각했었는데. 두 집안이 친분이 있잖아요. 어렸을 때 임씨 아저씨가 오빠와 수해를 데리고 우리 집에 자주 왔었는데. 최근에는 다니지 않아서 사이가 멀어졌네요.”아람은 웃음을 머금
“소연 씨, 오늘 밤 신 사장님과 함께 데리러 갈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을 거예요.”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맹새했다.[들키는 게 두렵지 않아요. 그제 그 시간에만 나갈 수 있어요.]만소연은 답답한 듯 한숨을 쉬었다.“데리러 가는 건 소연 씨 안전을 생각해서예요.”경주는 엄숙한 말투로 나지막하게 말했다.“지금 윤씨 가문이 소연 씨의 일거일동을 감시하고 있을 수 있어요. 만약 갑자기 나가서 윤씨 가문 사람에게 들키면 위험해질 수 있어요.”만소연은 깜짝 놀랐다.[구, 구아람 씨, 이 분은.]“소연 씨, 두려워하지 마세요. 신 사장님이에요. 제 곁에 있어요.”아람은 눈웃음을 지으며 얼굴을 들고 경주의 얼굴을 살짝 쳤다. 경주는 바로 몸을 기울리고 여왕을 모시는 우아한 집사처럼 잘생긴 얼굴을 아람에게 들이대며 코끝을 맞댔다. 아람은 멍하니 눈을 깜빡거렸다. 경주는 이때 아람에게 키스를 했다. 혀는 천천히 움직이며 아람을 혼란스럽게 했다. 하지만 이때 경주는 아람의 입술을 떠났다.‘음, 이 나쁜 남자, 정말 나빠. 점점 나쁘네!’[신, 신 사장님? 정말 신 사장님이에요?]만소연의 눈빛이 순간 밝아지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신, 신 사장님. 존경합니다. 제 롤모델이에요!]경주는 누썹을 찌푸렸다. 한참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감사합니다.”[그냥, 잘생겼다고 생각했어요. 연예인보다도 잘생겼어요. 저 신 사장님을 엄청 좋아해요!]“저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 바로 구아람 씨예요.”경주는 스님처럼 무심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하며 아람의 어깨를 끌어안았다.[아니에요, 아니에요, 오해하지 마세요!]만소연은 황급히 해명했다.[저는 그저 신 사장님의 능력과 외모를 존경하는 거예요. 다른 뜻은 없어요. 그리고 저는 구아람 씨와 신 사장님의 팬이예요. 정말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쯧, 신 사장님은 전에 인터넷에서 평판이 엄청 안 좋았는데, 얼굴 빼고 아무것도 없어. 그런데 팬이 있네? 역시 지금 시
아람의 머리를 빗어주던 경주의 손도 순간 멈칫하며 핸드폰을 바라보았다.“아람아, 아는 번호야?”“몰라.”“받을 거야?”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 아람은 낯선 번호를 받지 않는다. 모르는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도 적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대감으로 가득 찬 듯 막연하게 심장이 두근거렸다. 전화를 마치지 않으면 많은 것을 놓칠 것 같았다.“여보세요.”아람은 다정하게 전화를 받았다.[여, 여보세요.]전화 반대편에서 소심하고 낮고 부드러운 여자애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뜻 들으면 아린과 비슷하게 들렸다. 아람과 경주는 서로를 쳐다보고는 즉시 스피커폰을 켰다.“죄송하지만, 누구세요?”[구, 구아람 씨 맞아요?]소녀는 나지막하게 말했다.“네, 구아람이에요.”[저, 저는 만소연이에요.]경주와 아람은 순간 긴장했다. 특히 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손에 식은땀이 났다. 경주는 숨을 죽이고 아람을 바라보았다. 아람의 손을 잡고 가슴에 대며 안전감을 주었다.“소연 씨, 드디어 전화가 오셨네요.”아람의 목소리는 다정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친근하게 말하기 위해 성을 떼고 불렀다.“매일 소연 씨의 전화를 기다렸어요. 드디어 전화 오셨네요.”경주는 눈을 부릅뜨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아람을 바라보았다.‘만소연의 전화를 기다렸다는 건, 만소연을 만나고 얘기를 했다는 건데, 아니면 왜 그렇게 말하겠어. 하지만 언제 만났지? 난 왜 몰랐지?’[매일, 기다렸어요?]만소연은 잠시 침묵하더니 나지막하게 말했다.[구아람 씨, 만약 제가 연락하지 않았다면.]“그래도 기다렸을 거예요. 연락하든 안 하든 선택권은 소연 씨에게 있어요. 기다리든 말든 제 선택이에요.”아람은 이글거리는 눈빛에 굳은 의지가 가득했다. 하지만 또 한 번의 긴 침묵이 흘렀다. 하지만 아람은 상대방에게 인내심을 가지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기다렸다.경주는 아람의 친착함을 존경했다. 목표을 이루기 위해 억울해하며 참았고 굴욕도 견딜 수 있었다. 고귀한 출생으로 인해 우월감을 느끼지 않았고
윤씨 가문은 라이브 사건을 필사적으로 숨기고 싶었지만, 윤진수의 평판이 너무 않 좋았다. 사람들은 그저 웃음거리를 보고 싶었다. 게다가 윤진수를 지목하는 구씨 가문 아가씨 아린이 나타나 더욱 드라마틱해져 점점 뜨거웠다.열기가 갈아앉지 않으면 윤진수는 경찰의 목표로 될 것이다. 윤정용은 심지어 뻔번하게 경찰 총장에게 가서 사정했지만, 마침 최고의 재벌 구만복이 오랜만에 실검에 올랐다. 사무실의 TV에서 뉴스가 방송되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한 리본 커팅 행사에 참석한 후 기자와 인터뷰하는 구만복의 모습이 보였다. 기자는 바로 물었다.“구만복 씨, 이틀 전 라이브에서 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성.”“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자?”구만복의 안색이 순간 차가워지며 반박했다.“어느 언론사 출신이에요? 이렇게 정보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지는데 기자를 해요?”사람들은 구만복의 압박감에 숨도 쉬지 못했다.“제 친딸이에요. 우리 구씨 가문의 막내 공주님. 제 셋째 부인 초연서의 딸이에요.”구만복의 표정은 유난히 차가웠지만, 아린을 언급하자 날카로운 눈빛에 보기 드물게 온기가 돌았다.“제 눈에 아람이든, 아린이든 모두 소중한 딸이에요. 아린을 공개하지 않은 건, 나이도 어리고 확교를 다니고 있고, 모녀가 겸손해서예요. 아이의 학교생활을 방해할까 봐 공개적인 자리에 데리고 다니지 않았어요.”“결국 모두 막내딸을 지키려고 한 거예요. 하지만 내 딸을 보호하는데, 윤진수 그 짐승에게 기회를 주었어요!”‘젠장, 구 회장님의 말이 정말 날카롭네. 구만복과 윤정용이 친하다는 것을 모른느 사람이 없잖아. 하지만 막내딸을 위해 윤씨 가문의 체면을 전혀 봐주지 않네!’“우리 딸은 큰 굴욕을 당했어요. 윤씨 그룹이 사적으로 가고 싶은데, 그럴 일은 없어요. 반드시 끝까지 조사할 거예요!”구만복의 눈시울이 붉히며 하마터면 카메라 앞에서 실례를 할 뻔했다. 겨우 화를 억누르며 카메라를 향해 이를 악물었다.“윤정용, 너 이 자식, 양심이 있으면 네 아들이 대가를 치르고 우리 딸에게
“아람아, 너, 너 왜 들어왔어, 언제 들어왔어.”경주는 여전히 멍했다. 습관적으로 아람의 허리를 잡고 위아래로 부드럽게 문질렀다. 아람은 가슴을 가리고 투덜거렸다.“깜짝이야. 방금 네 눈빛이 엄청 무서웠어. 날 잡아먹을 것 같았어.”“미안해, 아람아. 입대했을 때 생긴 고질병인 것 같아. 불치병 같은 반응이야.”그 말을 듣자 아람은 가슴이 아파 경주의 얼굴을 만졌다. 경주는 죄책감을 느꼈다. 아람의 손을 잡고 손등을 키스했다.“왜 몰래 들어왔어. 들키면 어떡해.”“몰래? 여긴 내 집이야. 왜 몰래 들어와. 난 당당하게 들어온 거야.”아람은 교활한 미소를 지으며 경주의 코끝을 가리켰다.“왜? 신 사장님이 좀 당황한 것 같지?”“정식으로 네 집에 온 건 이번이 처음이야. 아람아, 네 가족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겨주고 싶어.”경주는 미소를 지으며 나지막하게 말했다.“풋, 그거 때문이었어?”아람은 웃음을 떠뜨렸다. 장난스럽게 손가락으로 경주의 셔츠 단추를 풀었다.“우리 가족은 세상에서 제일 무섭고 챙기기 힘들고 잘해주기도 어려운 사람이야. 아니면 윤유성 그 독뱀이 벌써 우리 집에 들어왔겠지. 안 그래?”“아람아.”경주는 씁쓸하게 웃었다.“우리 가족은 널 천천히 받아드리고 있어. 그러니 걱정 마. 너 답게 행동해.”아람은 다정하게 말을 하며 경주의 셔츠 단추를 모두 풀었다.“또 나 몰래 밤새 일했어? 이렇게 앉아서 자면 허리디스크 터져. 잠옷을 갈아입고 편하게 누워.”“응, 알았어.”경주는 얌전히 말을 들었다. 잠옷을 갈아입을 때 기지개를 펴니 허리가 아팠다. ‘설마, 정말 나이가 들어서 그래?’“아람아, 빨리 방으로 가.”경주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아람은 귀여운 토끼처럼 재빨리 이불속으로 들어갔다.“너랑 같이 잘 거야.”“아람아, 말 들어. 이제 성주로 돌아가면.”“싫어. 지금 같이 잘 거야.”아람은 경주의 옷깃을 잠고 놓지 않았다. 경주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는 아람의 매혹적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욕망이 솟
구만복이 말하자 모두가 발걸음을 멈추고 갑자기 조용해졌다. 아람은 깜짝 놀라 눈을 부릅떴다. 입을 크게 벌리며 믿기지 않는 듯 구만복을 바라보았다.“방금, 뭐라고 하셨어요?”경주는 가슴이 떨리며 눈을 부릅뜨고 구만복의 잘생기고 위엄 있는 얼굴을 바라보았다. 순간 숨이 막히고 가슴이 두근거렸다.“지금 출발하면 새벽에 도착하잖아. 내일 아침 별일 없으면 오늘 여기서 자고 가.”구만복은 눈썹을 찌푸리며 기침을 두 번했다. 이번에는 똑똑히 들었다. 경주도 들었고, 아람도 들었고, 모든 사람이 들었다. 서프라이즈가 경주에게 다가오자 경주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맑은 눈에 감동적인 감정으로 가득 찼고 울컥하며 구만복을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고마워요, 구 회장님. 받아주셔서 고마워요.”받아준다는 말은 대단한 거물이자 성주 제1 재단의 도련님을 비참하게 했다. 아람은 가슴이 아팠다. 경주가 억울한 모습을 보지 못해 급히 다가가 경주를 부축했다.“뭐 하는 거야. 그냥 하룻밤인데, 이럴 필요는 없잖아.”“필요 있어. 아람아.”경주는 누시울을 붉혔다. 눈물을 글썽거리며 가슴 속 설렘이 휘몰아쳤다.“너무 기뻐. 지금까지 이룬 업적들을 모두 모아도 이 순간만큼 행복하지 않았을 거야.”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단순한 하룻밤일 것이다. 그러나 경주에게는 희망이었다. 구만복은 경주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며 먼저 별장으로 들어갔다.“수해 오빠, 아빠가 형부를 용서한 거야? 형부를 받아준 거야?”아린은 수해의 팔짱을 끼고 까치발을 들어 수해의 귀에 속삭였다.“받아주는 거였으면 좋겠어.”아린을 바라보는 수해의 눈빛은 한없이 다정했다. 손을 들어 아린의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었다.“어제보다 오늘 조금만 더 발전하면 다 좋은 거야.”아람은 감동하여 경주의 얼굴을 잡고 아무도 없는 듯이 키스했다. 처음에 경주는 부끄러워 온몸이 굳어졌다. 하지만 저도 모르게 아람의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안고 키스했다. 구씨 가문의 어른들은 보기 부끄러워 모두 황급히 돌아서서 떠났
강소연은 누군가가 아린을 비난하자마자 즉시 키보드를 잡고 네티즌과 맞섰다. 뿐만 아니라 강지구에게도 연락해 라이브 방송 댓글창에 글을 남기도록 지시했다. 순식간에 백여 명이 댓글을 달기 시작하며 논쟁이 격화되었고, 결국 모두 금언 조치가 내려졌다.밖에서 아무리 큰 폭풍이 몰아쳐도 해정원에 들어오면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아람은 가족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따뜻하고 화목한 모습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잇지 못했다.엄마가 돌아간 후, 아람은 해장원을 집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방황의 날이 쓰라리고 힘들어도 그저 탈출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이곳은 점점 집 느낌이 있었다. 아람에게 안식처가 되는 곳은 단 두 곳이다. 해장원과 경주의 따뜻한 품이다.라이브 풍파가 지난 후, 구만복과 초연서는 수해에 대한 태도도 미세산 변화가 있었다. 그날 아린과 수해가 헤어지기 싫어하는 모습을 보자 구만복은 수해를 집에 있게 했다. 그저 각방을 썼을 뿐이다.절대 모두가 잠든 동안 소중한 딸 아린의 방에 몰래 들어가서 이상한 짓을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시련과 곤난을 겪어온 수해와 아린에게 이것은 행복한 일이었다. 아린은 엄청 기뻐했다. 수해도 눈물을 흘릴 뻔할 정도로 흥분했지만 그저 묵묵히 구만복에게 인사를 했다.최선을 다해 아린을 챙겨주고 평생 행복을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맹세했다. 이 기회에 수해는 다시 구만복의 인정을 받았다. 옆에서 화기애애한 가족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경주는 여전히 이방인처럼 느껴졌다. 아람은 아린과 수해의 행복한 분위기에 감염되어 옆에 있는 안색이 어두워진 경주를 신경 쓰지 못했다. 경주는 가슴이 아파나며 씁쓸해졌다. 한참 후, 경주는 입꼬리를 올리며 체념을 하듯 씁쓸하게 웃었다.경주의 마음은 여전히 안 좋았지만 솔직하게 받아들였다. 구만복이 평생 경주를 인정하지 않더라도, 아람의 곁에 있고 지켜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었다. 죄인은 용서받을 자격이 없다. 이 곳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큰 은혜를
당황한 나머지 윤진수는 부축을 받아도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윤성우는 도현을 악의적으로 노려보았다. 입을 열려고 할 때, 계속 침묵하고 있던 유성이 적절한 타이밍에 말을 했다.“진수 형, 그냥 구 팀장님과 함께 가세요. 형은 당당하잖아요. 그냥 수사에 협조하는 거예요. 당황하지 마세요. 금방 끝날 거예요. 끝나면 우리가 데리러 갈게요.”윤성우는 유성을 노려보며 화를 냈다.‘젠장, 또 잘난 척할 기회를 줬네!’유성은 돌아서서 윤정용의 귀에 속삭였다.“아버지, 구도현의 말이 맞아요. 진수 형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제 발이 찔리는 것 같아보여요. 구도현은 더 악랄한 수단으로 형을 상대할 거예요. 그때는 정말 곤란할 거예요.”윤정용은 마음이 흔들려 즉시 태도를 바꾸었다.“진수야, 가.”“아버지!”윤진수의 표정은 마치 절망에 빠진 듯했다. 윤정용은 손을 흔들었다. 원망함과 분노가 뒤섞여 말문이 막혔다. 결국 윤씨 가문 사람들은 두 경찰이 윤진수를 데려가는 것을 보고만 있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도현이 떠나기 전 차갑게 윤유성을 노려보았다. 유성은 날카로운 시선에 움찔했다. 마치 범인을 심문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유성의 자존심을 건드렸고 마음이 불편했다.“구도현, 거기 서!”윤성우가 얼굴을 붉히며 다가갔다. 지금의 윤진수를 도와주기 보다 도현을 이기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도현은 발길을 멈추고 무심하게 바라보았다.“흥, 인정해. 네가 우리를 어떻게든 곤경에 빠뜨리려고 하는 것이잖아. 전혀 정의감에 비롯된 것이 아니야. 그저 개인적인 복수를 하려는 거지. 구아람과 구아린 대신 화풀이하고 싶은 거지?”도현은 날카로운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움직였다.‘그게 왜?’소리없이 입모양만 보여주었지만 윤정용과 윤성우는 화가 나서 머리가 터질 듯했다. 달려가 도현을 때리고 싶었다. 도현이 떠난 직후 윤정용은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윤성우와 유성의 부축에 소파에 앉아 뜨거운 차를 마시며 진정했다.“성우
“경찰서 커피가 맛이 없이 없도 건강에 해롭지 않아요. 윤씨 가문의 음식에 감히 입을 대지 못해요. 배가 썩을 수도 있잖아요. 건강을 다치고 마음을 다치면 너무 소해잖아요.”도현은 차갑게 비웃으며 윤성우의 비아냥거리는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구도현 도련님, 내 아들의 사건은 이미 끝났어요. 당신이 직접 풀었줬잖아요. 지금 와서 왜 또 이러는 거예요!”윤정용은 싸울 기분이 없어 눈시울을 붉히며 화를 냈다.“증거도 없이 진수를 그냥 데려갈 수는 없어요. 마음대로 하게 두지 않을 거예요. 우리 윤씨 가문은 구씨 가문의 손에 잡히는 멍청한 놈이 아니에요.”“두 가문이 오랫동안 친구로 지냈고, 구만복의 아들인 것을 봐서 체면을 봐주는 거예요. 선을 넘지 마세요!”‘구만복의 아들? 구 팀장님이 해문 갑무의 아들이야? 구아람의 오빠?’이 충격적인 소식에 두 경찰은 입을 가리며 크게 놀랐다. 수년 동안 경찰로 일하면서 도현은 항상 겸손하고 일에만 집중했다. 자신의 사생활과 가족사에 대하 한 마디도 한 적이 없었다. 전에 도현이 형사 팀장이 되었을 때, 어린 나이에 중요한 임무를 맡아 경찰서에서 소문이 자자했다. 도현은 낙하산이라고 했다. 하지만 유언비어는 순간 사라졌다. 단 3년 동안 도현은 큰 사건을 잇달아 해결하고 여러 차례 공로를 세우며 소문이 점차 사라졌다. 경찰들도 도현의 집안이 대단할 거라고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도현은 윤정용이 동료들 앞에서 구만복을 언급하는 건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고, 심지어 웃음이 터졌다.“법은 무고한 사람을 잘못 선고하지 않아요. 마찬가지로 단 한 명의 짐승을 놓치지 않을 거예요.”윤씨 가문 사람들의 안색은 10년 넘게 타다 남은 솥바닥처럼 어두웠다. “구도현, 너, 너, 누구보고 짐승이라고 하는 거야!”윤진수는 도현의 잘생긴 얼굴을 가리키며 화를 냈지만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윤진수 씨, 당신이 강간 미수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니 우리와 함
“경, 결찰? 그 하찮은 놈들이 또 찾아왔어?”윤진수는 구치소에서 사람 같이 않은 삶은 보낸 날들을 생각하자 다시는 돌아가서 악취를 풍기던 그 쓰라린 삶을 살고 싶지 않아 겁에 질렸다.“아버지, 형, 꼭 막아주세요!”윤정용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마음이 급해 걸어다녔다.“진수야, 긴장하지 마.”윤유성이 다가가 진수의 떨고 있는 어깨를 토닥였다.“두 여자애를 면밀히 감시하고 있어. 아직 경찰에 연락하지 않았어. 그건 아직 증언할 의사가 없다는 거야. 경찰도 그냥 온 거야.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잖아. 일단 가 봐.”...윤씨 그룹 사람들이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방문객을 보자마자 깜짝 놀랐다. 거실에 서 있는 도현과 두 경찰이 보였다.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과 훤칠한 키를 가진 도현은 마치 칼을 꽂은 것처럼 앞에 나타났다. 권위적이고 위압적이라 억압감이 느껴졌다.윤정용의 안색이 안좋았다. 심지어 마음속에서 질투까지 했다. 구만복의 자식들은 모두 예쁘고 잘생겼다. 능력도 좋고 그저 경찰인 첩의 막내아들 도현도 카리스마가 넘쳤다. 자기 자식이 제일 소중하다고 하지만, 윤민주와 윤진수가 한 짓을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도현의 앞에 나서기 창패했고 체면이 깎인다고 생각했다. 비교해 보면 그나마 막내아들인 유성이 괜찮았다. 외모, 기질, 능력도 뛰어나 구씨 가문과 경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윤정용은 제일 아이러니한 점을 잊었다. 유성은 한때 윤정용이 가장 싫어하고 경명했던 자식이었다. 심지어 유성 모자를 S국으로 보낸 후 윤씨 가문 전체 앞에서 죽은 사람 취급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어린 유성이 무릎을 꿇고 애원하고 나서야 마지못해 유성의 계좌로 매년 일정 생활비를 보내주기로 했다. 그외 가족 재산, 권력, 주식, 윤씨 가문의 모든 것은 유성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이 모든 것은 고상아가 윤정용을 배신해서 시작한 것이다. 고상하는 비천한 경호원과 몰래 만났고, 그 모습을 윤정용이 직접 목격했다. 간통한 경호원은 가혹한 처벌을 받고 외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