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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2화

구아람은 냉정하게 입꼬리를 올리더니 감정 기복이 전혀 없었고, 심지어 짜증 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말을 들은 이소희는 화가 나서 눈시울을 붉혔고 마치 입적할 것 같았다.

경주가 전처에 대한 노골적인 편애는 그녀를 그 자리에서 잔인하게 처형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왜? 왜 이런 예쁘고 재능 있고 집안이 좋은 여자아이를 놔두고 자신을 버린 전처를 찾는 거야? 더군다나, 구아람 곁에 남자도 많잖아. 우리 오빠뿐만 아니라 유명하지 않는 기생오라비 같은 윤유성도 있고. 이렇게 많은 남자를 만났는데 더럽지도 않아?’

“이 도련님께서 특별히 이소희 씨를 데리고 사죄하러 왔다고 들었어. 바쁜 와중에 시간을 내서 온 거야. 알다시피, 난 구씨 가문의 아가씨일 뿐만 아니라 유명한 주얼리 디자이너 알렉스야. 날 만나고 싶어서 매일 줄을 서며 비서에게 전화치는 사람이 많고도 많아. 정말 지루한 사람과 일을 상대할 여유가 없거든.”

아람은 검은 머리칼을 가볍게 찰랑거리더니 팔짱을 끼고 느른하면서 우아하게 소파에 앉았다.

“신 사장님도 따라올 줄 알으면 난 오지 않았어.”

“왜?”

경주는 마음이 움찔하여 나지막하게 물었다.

“이유희는 만나주면서 난 보기도 싫은 거야?”

유희는 눈을 부릅 뜨더니 마음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

‘참…… 말을 참 더럽게 하네! 아람이 마음속에서 내가 너보다 훨씬 호감이 높거든! 왜 날 끌어내리는 거야!’

“내가 사람을 만나는 조건은 오직 두 가지야. 공적인 일 때문이거나 사적인 일 때문이야.”

아람은 가느다란 손가락 두 개를 세우고 경주를 향해 흔들었다.

“신 사장과 나는 공적인 일도 없고 사적인 감정도 없어, 내가 왜 낯선 사람도 아닌 사람을 만나야 해?”

‘낯선 사람도 아니다…….’

경주의 안색이 순간 어두워졌고 목구멍이 타는 듯한 아픔이 마음까지 갔다.

유희는 입을 삐쭉거렸다.

‘괜찮네, 사람 취급은 해주잖아. 그건 충분히 체면을 살려준 거야.’

“이 도련님, 할 말 있으면 빨리해, 이따가 회의가 있어서 여기서 시간 낭비할 새가 없거든.”

아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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