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연은 두 손가락으로 귀를 막았다.“안 들어, 안 들을 거야!”아람은 말문이 막혀 안색이 어두워졌다.“연서가 확실히 진주와 원한이 있어. 그 여자만 아니었다면 사업의 중요한 상승기에 연예계를 은퇴하지 않았을 거야.”유민지의 싸늘한 목소리가 갑자기 들려오자 두 사람은 놀라서 비명을 질렀다.“언니! 뭐야! 인기척도 없네, 귀신이야?”강소아는 놀란 심장을 움켜쥐었다.구만복 앞에서 애교를 부리지 않더니, 유민지에게는 끈적끈적한 말투로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다.“민지 이모, 언제 온 거예요? 아예 몰랐어요.”아람은 숨을 돌렸고, 찾아온 사람이 초연서가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얘기를 시작할 때부터 있었어, 엄청 큰 소리로 얘기했잖아, 그게 귓속말이야?”유민지는 밖을 내다보더니 문을 꼭 닫고 그녀들 앞으로 다가갔다.“얘기가 나왔으니 더 이상 숨길 필요도 없어. 아람이도 이미 컸잖아, 이런 일들을 알 권리도 있어.”아람은 급히 다가가 그녀의 차가운 손을 잡더니 말하기를 조용히 기다렸다.“그때 진주가 연서의 재능과 인기를 질투해서 여러 번 트집을 잡고 수작을 부렸어. 연서가 가장 화려할 때 방송국에서 왕따를 당하게 했어. 결국 약까지 타서 큰 행사에서 망신을 당하게 했어.”유민지는 숨을 깊이 들이쉬고 나서야 이 무서운 과거를 담담하게 털어놓을 수 있었다.강소연도 한숨을 내쉬었다. 늘 호들갑을 떨던 그녀는 지금 감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약을 탔다고요?”아람은 목이 잠긴 것처럼 숨쉬기 어려워서 나지막하게 물었다.“설마 연서 이모가 다른 사람에게…….”“그런 약이 아니야.”유민지는 울컥했다.“먹으면 사람의 신경에 영향을 미치는 금지약물이야. 지금 D 국에서 이미 살아졌어. 하지만 그 당시 연예계에서 인기가 많았어. 사람의 건강을 심하게 해칠 수 있는 연성 마약이라고 할 수 있어.”아람과 강소연은 놀라서 눈시울이 순식간에 붉어졌다.유민지는 유씨 가문의 아가씨이고 또한 유씨 가문은 의약 명문이며 현재 국내 10대 의약 그룹 중 1
분명 이틀 전까지만 해도 기분이 좋았던 아람은 해문에서 성주로 돌아가는 길에서 한 마디도 하지 않았고 청아한 얼굴은 몹시 어두웠다.호텔로 돌아오자 임수해보고 자신을 방해하지 말라고 말한 뒤, 사무실에 틀어박혀 초연서 사건에 관한 자료를 찾았다.“그 축제는 연서의 인생에서 가장 어두운 순간이었어, 그 사고로 인해 만복과 인연을 맺게 되었어.”“그 당시 인터넷이 지금처럼 발달하지 않았어, 그래서 사람들이 연예계 소식을 접할 수 있는 통로가 잡지나 신문이었어. 만복이가 소식을 막으려고 전국에서 이 일을 보도하는 신문들을 다 사들여 폐기했었어. 이 일 폭로한 모든 기자들을 체포하여 엄격하게 처벌까지 했었어. 그런데 그 자리에 외국 기자들이 있었대, 누군가가 현장에서 영상을 찍어 인터넷에 올렸어. 나중에 사람을 시켜 지우긴 했지만, 깨끗이 삭제되지 못했어. 아직도 찾을 수 있다던데.”아람은 숨을 깊이 내쉬고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며 열 손가락으로 키보드를 탁탁 두드렸다.곧 아람은 외국 사이트에서 20년 동안 케케묵고, 지금은 화질까지 희미해 보이는 축제 영상을 찾았다.영상 속 초연서는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반쯤 주저앉아 떨고 있었다.멘붕이 온 상태이고 곧 무너질 것 같았다.스포트라이트가 그녀의 머리 위를 비추며 절망을 무한히 증폭했다. 무대 아래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놀람과 웃음소리는 마치 연약한 사람을 휩쓸고 갈아버릴 것만 같았다.바로 이때, 웅장한 그림자가 갑자기 무대 위로 돌진하더니 의연하게 초연서에게 다가갔다.뒷모습만 봐도, 아람은 구회장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구만복이 아무 말 없이 양복 외투를 벗고 한쪽 무릎을 꿇고 외투를 초서연의 허리에 둘러주었다.현장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그 후, 영상이 끝났다.아람은 멍하니 화면을 바라보며 어깨를 내리더니 천천히 의자 등받이에 기대었다.‘구회장이 이 일 때문에 연서 이모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가?’“이 어르신이…… 여자를 꼬시는 법을 가르쳐 주는 교수를 해도 되겠어!”이
구아람은 냉정하게 입꼬리를 올리더니 감정 기복이 전혀 없었고, 심지어 짜증 나기 시작했다.그러나 이 말을 들은 이소희는 화가 나서 눈시울을 붉혔고 마치 입적할 것 같았다.경주가 전처에 대한 노골적인 편애는 그녀를 그 자리에서 잔인하게 처형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왜? 왜 이런 예쁘고 재능 있고 집안이 좋은 여자아이를 놔두고 자신을 버린 전처를 찾는 거야? 더군다나, 구아람 곁에 남자도 많잖아. 우리 오빠뿐만 아니라 유명하지 않는 기생오라비 같은 윤유성도 있고. 이렇게 많은 남자를 만났는데 더럽지도 않아?’“이 도련님께서 특별히 이소희 씨를 데리고 사죄하러 왔다고 들었어. 바쁜 와중에 시간을 내서 온 거야. 알다시피, 난 구씨 가문의 아가씨일 뿐만 아니라 유명한 주얼리 디자이너 알렉스야. 날 만나고 싶어서 매일 줄을 서며 비서에게 전화치는 사람이 많고도 많아. 정말 지루한 사람과 일을 상대할 여유가 없거든.”아람은 검은 머리칼을 가볍게 찰랑거리더니 팔짱을 끼고 느른하면서 우아하게 소파에 앉았다.“신 사장님도 따라올 줄 알으면 난 오지 않았어.”“왜?”경주는 마음이 움찔하여 나지막하게 물었다.“이유희는 만나주면서 난 보기도 싫은 거야?”유희는 눈을 부릅 뜨더니 마음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참…… 말을 참 더럽게 하네! 아람이 마음속에서 내가 너보다 훨씬 호감이 높거든! 왜 날 끌어내리는 거야!’“내가 사람을 만나는 조건은 오직 두 가지야. 공적인 일 때문이거나 사적인 일 때문이야.”아람은 가느다란 손가락 두 개를 세우고 경주를 향해 흔들었다.“신 사장과 나는 공적인 일도 없고 사적인 감정도 없어, 내가 왜 낯선 사람도 아닌 사람을 만나야 해?”‘낯선 사람도 아니다…….’경주의 안색이 순간 어두워졌고 목구멍이 타는 듯한 아픔이 마음까지 갔다.유희는 입을 삐쭉거렸다.‘괜찮네, 사람 취급은 해주잖아. 그건 충분히 체면을 살려준 거야.’“이 도련님, 할 말 있으면 빨리해, 이따가 회의가 있어서 여기서 시간 낭비할 새가 없거든.”아람은
신경주는 가슴이 찔린 듯해 한숨을 내쉬었다.“타일러는 Y 국 사람이지만, 스승을 존중할 줄 알아요. 눈앞의 이익을 위해 배신을 하는 혐오스러운 행동은 내 사람에게 일어날 수가 없거든요.”아람은 냉소를 하며 입꼬리를 올렸다.“처음부터 꿍꿍이를 잘못 꾸었어요. 이소희 씨가 잘못한 건 소인의 마음으로 군자의 마음을 가늠한 거예요.”누가 군자고 누가 소인인지 말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경주는 몰래 입꼬리를 올렸지만 안색은 여전히 어두웠다.하지만 베프인 유희는 입꼬리를 축 늘어뜨리고 표정이 굳어졌다.‘아람이가 말을 독하게 하는 것을 알고 오기 전에 이미 마음의 준비를 했었는데, 이 정도로 가슴을 찌를 줄은 몰랐네!’“구아람 씨! 참 음흉하고 비열하네요!”이소희는 화가 나서 그녀의 웃는 얼굴을 가리키며 자신의 행위가 점점 창피해났다.“처음부터 내가 타일러에게 부탁했다는 걸 알면서도 모르는 척했네요. 그럼 효린 언니가 그 목걸이를 안나 조에게 선물해 주었다는 것도 집작했겠네요. 꾹 참고 바자회까지 기다린 건 더 비참하게 만들려고 그랬던 거예요? 구아람 씨…… 왜 이렇게 독해요? 이익을 건드리는 사람들은 모두 죽여야 하는 거예요?”이소희는 말을 하면서 마치 자신이 피해자인 것처럼 눈물을 터뜨렸다.“당연하죠, 왜 가만두어야 하는데요?”그녀의 울음소리에 짜증이 난 아람은 눈을 뒤집었다.“구아람!”이소희는 화가 나서 말도 못 했다.‘참 오만방자하네! 오빠와 둘째 오빠도 있는데, 여기서 쓸데없는 말을 해? 이 세상에 신경 쓰이는 남자가 없는 거야?’“이소희, 사과하러 온 거지 비난하러 온 건 아니잖아. 잘못을 인정하는 게 그렇게 어려워?”경주는 긴 속눈썹을 늘어뜨리고 눈을 들어 아람을 바라보았다.“구 사장님이 신효린을 가만둔다 해도, 내가 해결했을 거야. 네 오빠가 널 데려오지 않았으면 내가 데려왔을 거고. 결과는 똑같아. 아직도 불만이 있어?”아람은 눈을 부릅뜨고 복잡한 눈빛으로 그를 힐끗 봤다.‘신경주가 이소희에게 정말 가차없네. 쯧,
구아람은 재빨리 돌아서서 문밖으로 걸어나갔다.“모든 배상금을 성주 희망 공학 재단에 기부할 거야, 난 한 푼도 가지지 않아.”이유희는 갑자기 멍해지더니 씁쓸하게 웃었다.‘여신처럼 아름다운 아람이가 성격도 신들처럼 차갑네, 모 아니면 도고 평범한 생각을 하지 않는구먼!’……아람은 사무실로 돌아왔고 임수해는 유희를 데리고 배상금을 정산하러 갔다.변호사를 겸임하고 있는 임 비서는 일찌감치 리스트를 작성해 놓았다. 어마어마한 금액은 보통 사람들에겐 천문학적 액수였다.하지만 이것이 알렉스의 디자인을 모방한 대가이다.유희는 배상 계약서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고 목구멍이 쓰려났다.이 돈을 지불할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창피한 마음이 더 컸다.그는 진심으로 아람을 좋아했었다. 연인이 될 인연이 없다고 해도 친구가 되기 원했고, 상처를 줄 생각은 전혀 없었다.하지만 지금, 친구라는 단어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 같았다.주차장으로 가는 내내 이소희는 마치 큰 억울함을 당한 것처럼 계속 울고 있었다.“피해자도 울지 않는데, 가해자가 무슨 자격으로 우는 거야?”안색이 어두운 유희는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가 이소희는 따라갈 수 없었다.“오빠…… 구아람은 피도 눈물도 없어? 감히 배상금을 200억이나 요구하다니! 차라리 은행을 털지!”이소희는 그 200억이 바로 아람의 호주머니에 들어갔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아파났다.“오빠, 28년을 살면서 언제 이 정도로 억울한 적이 있어? 이럴 줄 알았으면 죽어도 사과하지 않았어!”“구아람 씨는 널 충분히 봐줬어.”유희는 더 이상 들을 수 없어 발걸음을 멈추었다. “내가 널 데리고 가지 않았다면, 네가 사과할 곳은 그 방이 아니라 모두가 지켜보는 기자회견이었어.”이소희는 이 말을 듣고 소름이 돋았다.“집에 가면, 내 허락 없이 밖에 나가지 마. 집에서 얌전하게 반성해!”유희는 힘껏 숨을 몰아쉬고 냉정하게 말을 내뱉은 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차에 올라탔다.“오빠, 날 가둬놓지 마, 오빠!”하지만 이소희가
임수해는 인무를 완수하고 구아람에게 돌아갔다.“아가씨, 정말 이소희 씨를 바줄 건가요? 이번이 제일 부드럽게 해결했네요.”수해는 아람이가 하이힐을 여기저기 걷어차는 것을 보고 어쩔 수 없다는 듯한 웃음을 지으며 신발을 정리해 주었다.지금 아람은 게임을 하며 긴장을 풀고 있었고 가상 세계에서 미친 듯이 사람을 죽이고 있었다.현재 이 게임 세계의 여 도황 루시퍼는 게이머들이 숭배하는 신으로 되었다. 매번 게임 라이브를 할 때마다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보고 있어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내가 봐줘? 난 자선 공익을 열정적으로 하는 사업가이지 동정심이 넘치는 성모가 아니거든. 내가 이소희의 놔준 건 아직 확실한 증거가 없어서야. 신효린을 희생양으로 삼고 증거가 부족해서 어떻게 할 수가 없어.”“그 이씨 가문 둘째 아가씨는 확실히 아가씨와 원한을 맺었네요.”수해는 화가 났다.“죄책감이 아예 없어요. 가기 전 아가씨를 노려보는 눈빛이 사람을 잡아먹을 것 같았거든요!”“그렇게 해보라고 해. 아니면 밑천도 못 찾아서 어릿광대로 되지 말고.”이때 핸드폰이 진동하더니 큰오빠의 전화였다.“오빠!”아람은 급히 전화를 받더니 달콤한 목소리로 말했다.“아람아, 호텔에 있어?”구윤이가 물었다.“응, 사무실에 있어.”“그럼 수해랑 같이 있겠네?”구윤은 나지막하게 말했다.똑똑한 아람은 즉시 눈치채고 일어나 문밖으로 나가더니 화장실 가는 척했다.이때 수해를 나가라고 하면, 세심한 그는 일부러 자신을 피한다고 오해할 것이다.전용 화장실에 온 후 아람은 문을 닫았다.“오빠, 무슨 일이야? 수해랑 관련 있어?”“관련이 크지 않지만, 아예 없는 것도 아니야. 곁에 있으면 대놓고 말하기 어려워.”구윤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천천히 말했다.“신 회장님이 딸을 구하기 위해 다시 임수해의 큰형인 임윤호를 찾았어. 지금 임윤호가 이미 경찰서에 신씨 가문 셋째 아가씨를 데리러 갔어.”아람은 안색이 어두워졌다.“임 변호사가 있으니 신효린이
“아!”갑자기 큰 힘이 구아람의 팔을 잡아당겨 소용돌이처럼 그녀를 어둠 속으로 데려갔다.곧 여색에 동요되지 않는 품에 부딪혔고, 남자의 약간 가쁜 호흡이 그녀의 정수리에서 뿜어져 나오더니 열기가 온몸으로 퍼졌다.포옹이 깊고 무거워 낯설기도 익숙하기도 했다.그건 신경주의 품이었다.아마도 그녀가 하이힐을 신어서 발을 삐었을까 봐 튼튼한 두 팔로 그녀의 가는 허리를 꽉 꺼안았다.힘이 센 팔에는 모순된 감정이 섞여있었다. 지켜주고 싶기도 했고 또 도망갈까 봐 두려웠다.“신경주! 어떻게 들어온 거야!”아람은 화가 나서 얼굴을 붉혔고 힘껏 발버둥 쳤다.“이유희가 경비가 삼엄해서 올라오려면 힘들 거라고 얘기했어.”경주는 눈을 가늘게 뜨고 쉰 목소리로 말했다.사관학교 수석 출신인 그는 호텔 경호원을 피하는 건 식은 죽 먹기이다.다만 나중에 사장으로 되어, 모든 것을 준비해 주는 사람이 있기에 걱정할 필요가 없어 능력을 쓸 필요가 없었다.그저 아람을 보고 싶을 때, 매번 온갖 궁리를 하고 애를 써야 했다.“행동이 떳떳하지 못하네! 참 소인 같네!”아람은 이를 악물고 화가 나서 하이힐 뒤꿈치를 들어 그의 발을 밟으려 했지만, 경주는 갑자기 몸을 돌려 벽치기를 해버렸다.뜨겁고 격렬한 시선이 마주쳤다.한 번 만나기 쉽지 않다는 걸 아는 경주는 탐욕스러운 눈빛으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뭘 봐! 사람을 본 적이 없어?”아람은 욕을 하며 귀 끝이 빨개졌다.“살…… 찐 것 같네.”경주는 뚫어지게 쳐다보았다.늘 여윈 뺨에 살이 좀 오른 걸 보니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살쪘네.’‘살쪘다고?’“삐졌어? 살찌면 좋잖아. 예전에 너무 말라서 허리에 뼈만 남아서 손이 배겨. 많이 먹어야지.”경주의 준수한 얼굴로 이런 말을 하니 정인군자 같았다.아람의 얼굴은 불구름을 피우는 것처럼 붉었고 눈을 부릅뜨더니 뺨을 날렸다.얼굴이 뜨거워나는 경주는 그녀의 오른쪽 손목을 덥석 잡았다. 얼굴에 손바닥 자국은 수치스러운 자국처럼 뚜렷하게 남겨졌다.“구아람,
완전히 갇히자 아람은 소리를 지를 수밖에 없었다.“저기요……. 음!”늘 침착하던 경주는 외침 소리에 순간 혼란스러워져 마음속이 점점 조급해지자 아예 키스로 입을 막아버렸다.얇은 입술로 아람의 외침 소리를 삼켜버렸다.눈을 부릅 뜬 아람은 머릿속에서 연막탄이 터진 것처럼 순식간에 하얘졌다.경주의 뜨거운 호흡은 그녀의 떨고 있는 부드러운 입술을 감싸고 있고, 손목을 잡고 있던 손바닥에는 땀이 송골송골했고 이마에도 줄줄 흘렸다.마지막으로 키스했을 땐, 술기운을 빌려 한 것이다.하지만 이번에는 무슨 핑계를 대야 할지 몰랐다.‘신경주, 이미 이혼했어. 이러면 안 돼. 그러나 감정을 억제할 수 없어.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꿈틀거리는 감정이 컨트롤 되지 않아.’이런 생각을 하자 경주는 가슴이 두근거렸고 자랑스러웠던 통제력이 이 순간에 무너질 것 같았다.그의 눈빛은 점점 흐트러졌고 눈은 붉게 물들었다. 처음에는 단지 소리를 막으려 한 것이지만, 지금 키스가 점점 세찼고 그녀를 잡아먹을 것 같았다.아람은 완강하게 저항할 마음을 가지고 있었지만, 몸이 조종당하고 키스를 나누고 있고 호흡이 점점 가빠져 서서히 힘이 빠졌고 몸이 점점 부드러워졌다.‘열받아…… 미워!’반짝이는 눈물 한 방울이 떨어져 나왔다.‘난 단지 13년 동안 이 남자에게 빠져 있다가 결국 버림을 받은 불쌍한 사람일 뿐이야. 내가 무슨 큰 잘못을 해서 하느님이 계속 이런 식으로 날 모욕하는 거야?’“신경주! 이 나쁜 자식!”복도에 울려 퍼지는 울부짖은 소리와 함께 임수해가 빨간 눈을 부릅뜨고 달려오더니, 힘을 다해 경주와 아람을 떼어낸 다음, 주먹으로 그의 얼굴을 치려고 했다.하지만 그의 주먹은 이 비범한 남자 앞에서 여전히 너무 느렸다.경주는 몸을 뒤로 젖히더니 번개처럼 주먹을 피했다.“수해야!”아람은 쉰 목소리로 수해를 불렀지만, 전혀 들리지 않았다.그의 머릿속은 온통 아가씨가 강제로 키스를 당하는 장면이고, 경주의 입술에 있는 립스틱만 보였다.“신경주…… 죽여버릴 거야!”
“소연 씨, 오늘 밤 신 사장님과 함께 데리러 갈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을 거예요.”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맹새했다.[들키는 게 두렵지 않아요. 그제 그 시간에만 나갈 수 있어요.]만소연은 답답한 듯 한숨을 쉬었다.“데리러 가는 건 소연 씨 안전을 생각해서예요.”경주는 엄숙한 말투로 나지막하게 말했다.“지금 윤씨 가문이 소연 씨의 일거일동을 감시하고 있을 수 있어요. 만약 갑자기 나가서 윤씨 가문 사람에게 들키면 위험해질 수 있어요.”만소연은 깜짝 놀랐다.[구, 구아람 씨, 이 분은.]“소연 씨, 두려워하지 마세요. 신 사장님이에요. 제 곁에 있어요.”아람은 눈웃음을 지으며 얼굴을 들고 경주의 얼굴을 살짝 쳤다. 경주는 바로 몸을 기울리고 여왕을 모시는 우아한 집사처럼 잘생긴 얼굴을 아람에게 들이대며 코끝을 맞댔다. 아람은 멍하니 눈을 깜빡거렸다. 경주는 이때 아람에게 키스를 했다. 혀는 천천히 움직이며 아람을 혼란스럽게 했다. 하지만 이때 경주는 아람의 입술을 떠났다.‘음, 이 나쁜 남자, 정말 나빠. 점점 나쁘네!’[신, 신 사장님? 정말 신 사장님이에요?]만소연의 눈빛이 순간 밝아지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신, 신 사장님. 존경합니다. 제 롤모델이에요!]경주는 누썹을 찌푸렸다. 한참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감사합니다.”[그냥, 잘생겼다고 생각했어요. 연예인보다도 잘생겼어요. 저 신 사장님을 엄청 좋아해요!]“저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 바로 구아람 씨예요.”경주는 스님처럼 무심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하며 아람의 어깨를 끌어안았다.[아니에요, 아니에요, 오해하지 마세요!]만소연은 황급히 해명했다.[저는 그저 신 사장님의 능력과 외모를 존경하는 거예요. 다른 뜻은 없어요. 그리고 저는 구아람 씨와 신 사장님의 팬이예요. 정말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쯧, 신 사장님은 전에 인터넷에서 평판이 엄청 안 좋았는데, 얼굴 빼고 아무것도 없어. 그런데 팬이 있네? 역시 지금 시
아람의 머리를 빗어주던 경주의 손도 순간 멈칫하며 핸드폰을 바라보았다.“아람아, 아는 번호야?”“몰라.”“받을 거야?”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 아람은 낯선 번호를 받지 않는다. 모르는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도 적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대감으로 가득 찬 듯 막연하게 심장이 두근거렸다. 전화를 마치지 않으면 많은 것을 놓칠 것 같았다.“여보세요.”아람은 다정하게 전화를 받았다.[여, 여보세요.]전화 반대편에서 소심하고 낮고 부드러운 여자애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뜻 들으면 아린과 비슷하게 들렸다. 아람과 경주는 서로를 쳐다보고는 즉시 스피커폰을 켰다.“죄송하지만, 누구세요?”[구, 구아람 씨 맞아요?]소녀는 나지막하게 말했다.“네, 구아람이에요.”[저, 저는 만소연이에요.]경주와 아람은 순간 긴장했다. 특히 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손에 식은땀이 났다. 경주는 숨을 죽이고 아람을 바라보았다. 아람의 손을 잡고 가슴에 대며 안전감을 주었다.“소연 씨, 드디어 전화가 오셨네요.”아람의 목소리는 다정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친근하게 말하기 위해 성을 떼고 불렀다.“매일 소연 씨의 전화를 기다렸어요. 드디어 전화 오셨네요.”경주는 눈을 부릅뜨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아람을 바라보았다.‘만소연의 전화를 기다렸다는 건, 만소연을 만나고 얘기를 했다는 건데, 아니면 왜 그렇게 말하겠어. 하지만 언제 만났지? 난 왜 몰랐지?’[매일, 기다렸어요?]만소연은 잠시 침묵하더니 나지막하게 말했다.[구아람 씨, 만약 제가 연락하지 않았다면.]“그래도 기다렸을 거예요. 연락하든 안 하든 선택권은 소연 씨에게 있어요. 기다리든 말든 제 선택이에요.”아람은 이글거리는 눈빛에 굳은 의지가 가득했다. 하지만 또 한 번의 긴 침묵이 흘렀다. 하지만 아람은 상대방에게 인내심을 가지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기다렸다.경주는 아람의 친착함을 존경했다. 목표을 이루기 위해 억울해하며 참았고 굴욕도 견딜 수 있었다. 고귀한 출생으로 인해 우월감을 느끼지 않았고
윤씨 가문은 라이브 사건을 필사적으로 숨기고 싶었지만, 윤진수의 평판이 너무 않 좋았다. 사람들은 그저 웃음거리를 보고 싶었다. 게다가 윤진수를 지목하는 구씨 가문 아가씨 아린이 나타나 더욱 드라마틱해져 점점 뜨거웠다.열기가 갈아앉지 않으면 윤진수는 경찰의 목표로 될 것이다. 윤정용은 심지어 뻔번하게 경찰 총장에게 가서 사정했지만, 마침 최고의 재벌 구만복이 오랜만에 실검에 올랐다. 사무실의 TV에서 뉴스가 방송되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한 리본 커팅 행사에 참석한 후 기자와 인터뷰하는 구만복의 모습이 보였다. 기자는 바로 물었다.“구만복 씨, 이틀 전 라이브에서 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성.”“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자?”구만복의 안색이 순간 차가워지며 반박했다.“어느 언론사 출신이에요? 이렇게 정보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지는데 기자를 해요?”사람들은 구만복의 압박감에 숨도 쉬지 못했다.“제 친딸이에요. 우리 구씨 가문의 막내 공주님. 제 셋째 부인 초연서의 딸이에요.”구만복의 표정은 유난히 차가웠지만, 아린을 언급하자 날카로운 눈빛에 보기 드물게 온기가 돌았다.“제 눈에 아람이든, 아린이든 모두 소중한 딸이에요. 아린을 공개하지 않은 건, 나이도 어리고 확교를 다니고 있고, 모녀가 겸손해서예요. 아이의 학교생활을 방해할까 봐 공개적인 자리에 데리고 다니지 않았어요.”“결국 모두 막내딸을 지키려고 한 거예요. 하지만 내 딸을 보호하는데, 윤진수 그 짐승에게 기회를 주었어요!”‘젠장, 구 회장님의 말이 정말 날카롭네. 구만복과 윤정용이 친하다는 것을 모른느 사람이 없잖아. 하지만 막내딸을 위해 윤씨 가문의 체면을 전혀 봐주지 않네!’“우리 딸은 큰 굴욕을 당했어요. 윤씨 그룹이 사적으로 가고 싶은데, 그럴 일은 없어요. 반드시 끝까지 조사할 거예요!”구만복의 눈시울이 붉히며 하마터면 카메라 앞에서 실례를 할 뻔했다. 겨우 화를 억누르며 카메라를 향해 이를 악물었다.“윤정용, 너 이 자식, 양심이 있으면 네 아들이 대가를 치르고 우리 딸에게
“아람아, 너, 너 왜 들어왔어, 언제 들어왔어.”경주는 여전히 멍했다. 습관적으로 아람의 허리를 잡고 위아래로 부드럽게 문질렀다. 아람은 가슴을 가리고 투덜거렸다.“깜짝이야. 방금 네 눈빛이 엄청 무서웠어. 날 잡아먹을 것 같았어.”“미안해, 아람아. 입대했을 때 생긴 고질병인 것 같아. 불치병 같은 반응이야.”그 말을 듣자 아람은 가슴이 아파 경주의 얼굴을 만졌다. 경주는 죄책감을 느꼈다. 아람의 손을 잡고 손등을 키스했다.“왜 몰래 들어왔어. 들키면 어떡해.”“몰래? 여긴 내 집이야. 왜 몰래 들어와. 난 당당하게 들어온 거야.”아람은 교활한 미소를 지으며 경주의 코끝을 가리켰다.“왜? 신 사장님이 좀 당황한 것 같지?”“정식으로 네 집에 온 건 이번이 처음이야. 아람아, 네 가족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겨주고 싶어.”경주는 미소를 지으며 나지막하게 말했다.“풋, 그거 때문이었어?”아람은 웃음을 떠뜨렸다. 장난스럽게 손가락으로 경주의 셔츠 단추를 풀었다.“우리 가족은 세상에서 제일 무섭고 챙기기 힘들고 잘해주기도 어려운 사람이야. 아니면 윤유성 그 독뱀이 벌써 우리 집에 들어왔겠지. 안 그래?”“아람아.”경주는 씁쓸하게 웃었다.“우리 가족은 널 천천히 받아드리고 있어. 그러니 걱정 마. 너 답게 행동해.”아람은 다정하게 말을 하며 경주의 셔츠 단추를 모두 풀었다.“또 나 몰래 밤새 일했어? 이렇게 앉아서 자면 허리디스크 터져. 잠옷을 갈아입고 편하게 누워.”“응, 알았어.”경주는 얌전히 말을 들었다. 잠옷을 갈아입을 때 기지개를 펴니 허리가 아팠다. ‘설마, 정말 나이가 들어서 그래?’“아람아, 빨리 방으로 가.”경주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아람은 귀여운 토끼처럼 재빨리 이불속으로 들어갔다.“너랑 같이 잘 거야.”“아람아, 말 들어. 이제 성주로 돌아가면.”“싫어. 지금 같이 잘 거야.”아람은 경주의 옷깃을 잠고 놓지 않았다. 경주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는 아람의 매혹적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욕망이 솟
구만복이 말하자 모두가 발걸음을 멈추고 갑자기 조용해졌다. 아람은 깜짝 놀라 눈을 부릅떴다. 입을 크게 벌리며 믿기지 않는 듯 구만복을 바라보았다.“방금, 뭐라고 하셨어요?”경주는 가슴이 떨리며 눈을 부릅뜨고 구만복의 잘생기고 위엄 있는 얼굴을 바라보았다. 순간 숨이 막히고 가슴이 두근거렸다.“지금 출발하면 새벽에 도착하잖아. 내일 아침 별일 없으면 오늘 여기서 자고 가.”구만복은 눈썹을 찌푸리며 기침을 두 번했다. 이번에는 똑똑히 들었다. 경주도 들었고, 아람도 들었고, 모든 사람이 들었다. 서프라이즈가 경주에게 다가오자 경주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맑은 눈에 감동적인 감정으로 가득 찼고 울컥하며 구만복을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고마워요, 구 회장님. 받아주셔서 고마워요.”받아준다는 말은 대단한 거물이자 성주 제1 재단의 도련님을 비참하게 했다. 아람은 가슴이 아팠다. 경주가 억울한 모습을 보지 못해 급히 다가가 경주를 부축했다.“뭐 하는 거야. 그냥 하룻밤인데, 이럴 필요는 없잖아.”“필요 있어. 아람아.”경주는 누시울을 붉혔다. 눈물을 글썽거리며 가슴 속 설렘이 휘몰아쳤다.“너무 기뻐. 지금까지 이룬 업적들을 모두 모아도 이 순간만큼 행복하지 않았을 거야.”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단순한 하룻밤일 것이다. 그러나 경주에게는 희망이었다. 구만복은 경주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며 먼저 별장으로 들어갔다.“수해 오빠, 아빠가 형부를 용서한 거야? 형부를 받아준 거야?”아린은 수해의 팔짱을 끼고 까치발을 들어 수해의 귀에 속삭였다.“받아주는 거였으면 좋겠어.”아린을 바라보는 수해의 눈빛은 한없이 다정했다. 손을 들어 아린의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었다.“어제보다 오늘 조금만 더 발전하면 다 좋은 거야.”아람은 감동하여 경주의 얼굴을 잡고 아무도 없는 듯이 키스했다. 처음에 경주는 부끄러워 온몸이 굳어졌다. 하지만 저도 모르게 아람의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안고 키스했다. 구씨 가문의 어른들은 보기 부끄러워 모두 황급히 돌아서서 떠났
강소연은 누군가가 아린을 비난하자마자 즉시 키보드를 잡고 네티즌과 맞섰다. 뿐만 아니라 강지구에게도 연락해 라이브 방송 댓글창에 글을 남기도록 지시했다. 순식간에 백여 명이 댓글을 달기 시작하며 논쟁이 격화되었고, 결국 모두 금언 조치가 내려졌다.밖에서 아무리 큰 폭풍이 몰아쳐도 해정원에 들어오면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아람은 가족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따뜻하고 화목한 모습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잇지 못했다.엄마가 돌아간 후, 아람은 해장원을 집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방황의 날이 쓰라리고 힘들어도 그저 탈출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이곳은 점점 집 느낌이 있었다. 아람에게 안식처가 되는 곳은 단 두 곳이다. 해장원과 경주의 따뜻한 품이다.라이브 풍파가 지난 후, 구만복과 초연서는 수해에 대한 태도도 미세산 변화가 있었다. 그날 아린과 수해가 헤어지기 싫어하는 모습을 보자 구만복은 수해를 집에 있게 했다. 그저 각방을 썼을 뿐이다.절대 모두가 잠든 동안 소중한 딸 아린의 방에 몰래 들어가서 이상한 짓을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시련과 곤난을 겪어온 수해와 아린에게 이것은 행복한 일이었다. 아린은 엄청 기뻐했다. 수해도 눈물을 흘릴 뻔할 정도로 흥분했지만 그저 묵묵히 구만복에게 인사를 했다.최선을 다해 아린을 챙겨주고 평생 행복을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맹세했다. 이 기회에 수해는 다시 구만복의 인정을 받았다. 옆에서 화기애애한 가족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경주는 여전히 이방인처럼 느껴졌다. 아람은 아린과 수해의 행복한 분위기에 감염되어 옆에 있는 안색이 어두워진 경주를 신경 쓰지 못했다. 경주는 가슴이 아파나며 씁쓸해졌다. 한참 후, 경주는 입꼬리를 올리며 체념을 하듯 씁쓸하게 웃었다.경주의 마음은 여전히 안 좋았지만 솔직하게 받아들였다. 구만복이 평생 경주를 인정하지 않더라도, 아람의 곁에 있고 지켜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었다. 죄인은 용서받을 자격이 없다. 이 곳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큰 은혜를
당황한 나머지 윤진수는 부축을 받아도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윤성우는 도현을 악의적으로 노려보았다. 입을 열려고 할 때, 계속 침묵하고 있던 유성이 적절한 타이밍에 말을 했다.“진수 형, 그냥 구 팀장님과 함께 가세요. 형은 당당하잖아요. 그냥 수사에 협조하는 거예요. 당황하지 마세요. 금방 끝날 거예요. 끝나면 우리가 데리러 갈게요.”윤성우는 유성을 노려보며 화를 냈다.‘젠장, 또 잘난 척할 기회를 줬네!’유성은 돌아서서 윤정용의 귀에 속삭였다.“아버지, 구도현의 말이 맞아요. 진수 형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제 발이 찔리는 것 같아보여요. 구도현은 더 악랄한 수단으로 형을 상대할 거예요. 그때는 정말 곤란할 거예요.”윤정용은 마음이 흔들려 즉시 태도를 바꾸었다.“진수야, 가.”“아버지!”윤진수의 표정은 마치 절망에 빠진 듯했다. 윤정용은 손을 흔들었다. 원망함과 분노가 뒤섞여 말문이 막혔다. 결국 윤씨 가문 사람들은 두 경찰이 윤진수를 데려가는 것을 보고만 있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도현이 떠나기 전 차갑게 윤유성을 노려보았다. 유성은 날카로운 시선에 움찔했다. 마치 범인을 심문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유성의 자존심을 건드렸고 마음이 불편했다.“구도현, 거기 서!”윤성우가 얼굴을 붉히며 다가갔다. 지금의 윤진수를 도와주기 보다 도현을 이기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도현은 발길을 멈추고 무심하게 바라보았다.“흥, 인정해. 네가 우리를 어떻게든 곤경에 빠뜨리려고 하는 것이잖아. 전혀 정의감에 비롯된 것이 아니야. 그저 개인적인 복수를 하려는 거지. 구아람과 구아린 대신 화풀이하고 싶은 거지?”도현은 날카로운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움직였다.‘그게 왜?’소리없이 입모양만 보여주었지만 윤정용과 윤성우는 화가 나서 머리가 터질 듯했다. 달려가 도현을 때리고 싶었다. 도현이 떠난 직후 윤정용은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윤성우와 유성의 부축에 소파에 앉아 뜨거운 차를 마시며 진정했다.“성우
“경찰서 커피가 맛이 없이 없도 건강에 해롭지 않아요. 윤씨 가문의 음식에 감히 입을 대지 못해요. 배가 썩을 수도 있잖아요. 건강을 다치고 마음을 다치면 너무 소해잖아요.”도현은 차갑게 비웃으며 윤성우의 비아냥거리는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구도현 도련님, 내 아들의 사건은 이미 끝났어요. 당신이 직접 풀었줬잖아요. 지금 와서 왜 또 이러는 거예요!”윤정용은 싸울 기분이 없어 눈시울을 붉히며 화를 냈다.“증거도 없이 진수를 그냥 데려갈 수는 없어요. 마음대로 하게 두지 않을 거예요. 우리 윤씨 가문은 구씨 가문의 손에 잡히는 멍청한 놈이 아니에요.”“두 가문이 오랫동안 친구로 지냈고, 구만복의 아들인 것을 봐서 체면을 봐주는 거예요. 선을 넘지 마세요!”‘구만복의 아들? 구 팀장님이 해문 갑무의 아들이야? 구아람의 오빠?’이 충격적인 소식에 두 경찰은 입을 가리며 크게 놀랐다. 수년 동안 경찰로 일하면서 도현은 항상 겸손하고 일에만 집중했다. 자신의 사생활과 가족사에 대하 한 마디도 한 적이 없었다. 전에 도현이 형사 팀장이 되었을 때, 어린 나이에 중요한 임무를 맡아 경찰서에서 소문이 자자했다. 도현은 낙하산이라고 했다. 하지만 유언비어는 순간 사라졌다. 단 3년 동안 도현은 큰 사건을 잇달아 해결하고 여러 차례 공로를 세우며 소문이 점차 사라졌다. 경찰들도 도현의 집안이 대단할 거라고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도현은 윤정용이 동료들 앞에서 구만복을 언급하는 건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고, 심지어 웃음이 터졌다.“법은 무고한 사람을 잘못 선고하지 않아요. 마찬가지로 단 한 명의 짐승을 놓치지 않을 거예요.”윤씨 가문 사람들의 안색은 10년 넘게 타다 남은 솥바닥처럼 어두웠다. “구도현, 너, 너, 누구보고 짐승이라고 하는 거야!”윤진수는 도현의 잘생긴 얼굴을 가리키며 화를 냈지만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윤진수 씨, 당신이 강간 미수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니 우리와 함
“경, 결찰? 그 하찮은 놈들이 또 찾아왔어?”윤진수는 구치소에서 사람 같이 않은 삶은 보낸 날들을 생각하자 다시는 돌아가서 악취를 풍기던 그 쓰라린 삶을 살고 싶지 않아 겁에 질렸다.“아버지, 형, 꼭 막아주세요!”윤정용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마음이 급해 걸어다녔다.“진수야, 긴장하지 마.”윤유성이 다가가 진수의 떨고 있는 어깨를 토닥였다.“두 여자애를 면밀히 감시하고 있어. 아직 경찰에 연락하지 않았어. 그건 아직 증언할 의사가 없다는 거야. 경찰도 그냥 온 거야.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잖아. 일단 가 봐.”...윤씨 그룹 사람들이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방문객을 보자마자 깜짝 놀랐다. 거실에 서 있는 도현과 두 경찰이 보였다.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과 훤칠한 키를 가진 도현은 마치 칼을 꽂은 것처럼 앞에 나타났다. 권위적이고 위압적이라 억압감이 느껴졌다.윤정용의 안색이 안좋았다. 심지어 마음속에서 질투까지 했다. 구만복의 자식들은 모두 예쁘고 잘생겼다. 능력도 좋고 그저 경찰인 첩의 막내아들 도현도 카리스마가 넘쳤다. 자기 자식이 제일 소중하다고 하지만, 윤민주와 윤진수가 한 짓을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도현의 앞에 나서기 창패했고 체면이 깎인다고 생각했다. 비교해 보면 그나마 막내아들인 유성이 괜찮았다. 외모, 기질, 능력도 뛰어나 구씨 가문과 경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윤정용은 제일 아이러니한 점을 잊었다. 유성은 한때 윤정용이 가장 싫어하고 경명했던 자식이었다. 심지어 유성 모자를 S국으로 보낸 후 윤씨 가문 전체 앞에서 죽은 사람 취급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어린 유성이 무릎을 꿇고 애원하고 나서야 마지못해 유성의 계좌로 매년 일정 생활비를 보내주기로 했다. 그외 가족 재산, 권력, 주식, 윤씨 가문의 모든 것은 유성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이 모든 것은 고상아가 윤정용을 배신해서 시작한 것이다. 고상하는 비천한 경호원과 몰래 만났고, 그 모습을 윤정용이 직접 목격했다. 간통한 경호원은 가혹한 처벌을 받고 외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