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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5화

온지유는 어두운 안색으로 핸드폰을 원래 자리에 내려놓았다. 그러고는 침대에 누워서 물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오늘 오후 뭐 하러 갔을까? 노승아한테 갔을까, 아니면 시신을 살펴보러 갔을까?’

온지유는 불안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도 일단 여이현을 믿기로 했다.

3년, 그들이 결혼한 세월만 해도 장장 3년이다. 그러나 여이현이 이토록 잘해준 것은 처음이었다. 그 마음이 선명히 느껴질 정도였다.

온지유는 여이현의 눈빛에 담긴 사랑이 보였다. 그는 평생 그녀를 사랑하겠다고, 평생 그녀와 함께 살겠다고 했다.

갑작스러운 변화에 약간 의아한 것도 사실이다. 어쩐지 숨겨진 일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온지유가 생각에 잠긴 새로 여이현이 씻고 나왔다. 그는 수건으로 머리를 털며 온지유가 잠들었는지 확인하려는 듯 시선을 보냈다.

온지유는 머리를 들어 그와 눈을 마주쳤다. 그는 수건을 내려놓으며 천천히 걸어갔다.

“왜 아직도 안 잤어?”

“이현 씨 기다리고 있었어요.”

여이현이 침대에 걸터앉자, 온지유는 무의식적으로 그의 허리에 손을 두르며 머리를 기댔다. 여이현은 부드럽게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왜?”

온지유는 통화기록에 관한 생각을 완전히 내려놓았다. 여이현은 하루 종일 저기압이었기 때문이다.

노승아와 통화했을 때도 표정이 아주 어두웠다. 안 좋은 일이 생긴 것 같은 정도였다. 그래서 그녀는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그냥요. 이제 같이 자요.”

여이현은 침대에 누워서 천장을 바라봤다. 그렇게 한참 멍때리고 나서야 온지유에게 말했다.

“나 내일 늦게 돌아올 거야. 기다리지 말고 먼저 자.”

눈을 감았던 온지유는 다시 뜨면서 대답했다.

“알았어요.”

여이현은 몸을 돌려 그녀의 허리를 감싸더니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 온지유 머릿속의 의문은 그의 품에 안긴 순간 씻은 듯이 사라졌다.

어찌 됐든 두 사람은 부부였다.

온지유는 그의 손을 잡아서 배에 댔다.

“무슨 일이 있으면 우리 같이 이겨내요. 절대 혼자 견디려고 하지 말아요.”

그녀의 체온을 느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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