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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8화

온지유는 여이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사실이에요?”

여이현의 깊고 차가운 눈동자는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은 온지유의 얼굴을 응시했다. 그리고 계속 침묵을 지켰다.

기다리다 못해 온지유가 다시 물었다.

“노승아 씨랑 만나기로 한 거예요? 말해줘요, 제가 생각하는 게 맞아요? 이현 씨 말만 믿을 수 있어요.”

여이현은 여전히 침묵했다. 온지유의 눈시울은 점점 붉어졌다. 아직도 마지막 희망을 붙잡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현 씨가 아니라고 하면 아닌 걸로 알고 있을게요. 제 눈보다도 이현 씨 말을 더 믿어요. 사정이 있을 거로 생각해요. 제발 그렇다고 해줘요. 대체... 대체 왜 아무 말도 안 하는 건데요. 말 좀 해요, 뭐라도 다 되니까요.”

온지유는 말을 하면 할수록 마음이 더 아팠다. 그의 프러포즈도 사랑도 전부 환상이었던 것 같다. 꿈에서 깨어난 후에는 그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현실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그녀는 진심으로 행복하다고 느꼈었다. 오랫동안 짝사랑했던 남자가 드디어 자신을 선택해 줬으니 말이다. 그동안 그녀가 했던 모든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모든 것이 달라지고 말았다.

온지유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녀는 절망했고, 마음이 칼에 베인 듯이 아팠다.

여이현은 자꾸 떨리는 손을 애써 감추며 감정을 억눌렀다. 그는 온지유의 눈물을 보고 싶지 않았다. 눈물 한 방울 한 방울이 바늘이 되어 마음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울리지 않으려고 했는데... 정말로 다시는 울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여이현은 시선을 돌리며 온지유에게 집중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는 그녀의 말을 전부 무시하고 차갑게 대답했다.

“온지유, 우리 이혼하자.”

이 말을 들은 노승아는 승자의 미소를 지었다.

‘드디어 이날이 왔네! 이젠 별 탈 없이 이혼할 수 있겠지?’

온지유의 마음은 깊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마치 영혼이 몸을 떠나버린 듯, 그녀는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

잠시 후 그녀는 자신이 잘못 들은 것으로 생각하며 애써 침착한 미소를 지었다.

“방금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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