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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7화

“정말 이현 씨예요?”

온지유가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말이다. 아무래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모양이었다.

강윤희는 창백한 얼굴로 씩씩대며 말했다.

“나쁜 놈! 이현 오빠는 다르다고 생각한 제가 멍청했어요! 결국 남자는 다 똑같아요!”

강윤희가 아무리 뭐라고 해도 온지유는 들어줄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그녀는 다시 그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노승아는 여이현과 팔짱을 끼고 있었다. 두 사람은 전처럼 다정한 모습이었다. 모든 것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온지유의 발은 마치 뿌리라도 내린 듯, 그 자리에서 꼼짝하지 못했다. 잠시 후 두 사람은 밖으로 나왔고, 노승아가 애교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고마워요, 오빠. 이렇게 비싼 선물도 해주고.”

좋아하는 사람이 선물한 물건은 어느 여자에게나 큰 기쁨이었다. 노승아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별거 아니야. 네가 좋으면 됐어.”

여이현은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제가 좋다면 뭐든 들어줄 거죠?”

“응.”

“우리 오빠 너무 다정하다~. 역시 내 안목이 최고라니까요. 오빠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남자예요. 난 오빠가 이혼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그리고...”

말을 끝내기도 전에, 그들은 온지유와 마주쳤다. 모두 발걸음을 멈췄다.

노승아는 온지유의 잔뜩 상심한 얼굴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이런 우연이 다 있네요. 쇼핑하다가도 만나다니요.”

노승아는 여이현과 팔짱을 더 꽉 꼈다. 자신의 남자라는 것을 과시하려는 듯 말이다.

온지유의 시선은 오직 여이현에게만 향해 있었다. 여이현의 입술은 굳게 닫혀 있었고, 표정도 차갑기 그지없었다. 그의 눈에서는 어떤 감정도 읽을 수 없었다. 물론 해명할 생각도 전혀 없어 보였다.

이때 곁에서 지켜보고 있던 강윤희가 먼저 입을 열었다.

“오빠, 가정 있는 사람이 다른 여자랑 이러고 있으면 안 되는 거 아니에요?”

“강윤희 씨 맞죠? 강태규 씨의 손녀.”

노승아는 강윤희의 비난에도 전혀 기가 죽지 않고 말했다.

“벌써 이렇게 컸네요.”

반대로 강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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