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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0화

이 아이는 태어나도 달가워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럴 바에는 온지유 혼자 애지중지 키우는 게 나았다.

별장은 아주 조용하고 쓸쓸했다. 온지유는 몇 시간째 앉아 있었다.

그녀는 많은 일들이 떠올랐다. 젊은 시절 첫 직장부터 여이현과 함께 하다가 후에는 결혼하게 되었다. 비록 눈길조차 받지 못하던 혼인 생활이었지만, 그녀는 묵묵히 참아왔다.

그러다가 포기하려고 한 적도 있었다. 여이현이 첫사랑과 이뤄지는 것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그런데도 이 악연은 계속되었다.

악연의 끝은 비극이었다. 당연한 것이다. 완벽한 결말은 주어지지 않았다.

이제는 정말로 끝에 다다른 것 같았다. 그런데도 그녀는 희망을 포기하지 못했다. 집에 돌아오면 여이현이 말을 바꿀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이혼하지 않도록 말이다.

그녀는 계속 기다렸다. 마침내 늦은 밤, 여이현이 돌아왔다. 그는 얼굴만 비추려는 듯 급하게 돌아왔다. 소파 앞으로 가서 앉은 그의 곁에는 변호사가 있었다.

온지유는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냉담한 모습은 결혼 초기로 되돌아간 것 같았다.

여이현의 시선은 그녀에게 머무르지 않았다. 변호사는 서류 가방에서 서류 한 장 꺼내 테이블 위에 놓았다.

“이혼 합의서입니다. 온지유 씨가 방송국에서 일할 때 지내던 아파트는 대표님 명의로 전환했습니다. 그 집은 이제 온지유 씨 앞으로 넘어갈 거고, 더불어 40억 원의 위자료도 지급될 겁니다. 합의서를 보시고, 추가 사항이 있으면 말씀하세요.”

온지유는 이혼 합의서를 펼쳐서 확인했다. 여이현이 이미 서명한 것도 확인했다. 그가 직접 쓴 글씨였다.

그녀는 자신이 참 우스워 보였다. 그가 바로 앞에 있는데도 이혼 합의서가 진짜인지 확인하고 싶어 한다니 말이다.

모든 것이 꿈만 같았다. 온지유는 한참 후에야 평정심을 되찾고 현실을 받아들였다. 더 이상 구질구질하게 굴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이럴 거면 프러포즈는 왜 했어요? 그냥 처음부터 이혼하지 그랬어요. 도대체 뭘 기다리고 있었던 거예요? 이혼도 결혼처럼 좋은 날짜를 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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