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87화

인명진은 휙 피해버렸다. 그녀의 손길이 닿지 않길 원하지 않는 것이 분명했다.

온지유는 당연히 의심했다.

“왜 피가 아직도 멈추지 않은 거예요?”

상처가 생긴 지 오래되었다. 아무리 완전한 건강을 되찾지 못했다고 해도 지금도 계속 피를 흘릴 정도는 아니었다.

그의 몸에 새로운 상처가 생긴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인명진은 얼른 소매를 내리며 가렸다. 하지만 떨어지는 핏방울은 가릴 수 없었다.

그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핑계를 댔다.

“아까 요리하면서 실수로 베었나 봐요. 괜찮아요.”

온지유는 당연히 속지 않았다.

“메스를 항상 손에 들고 있던 사람이 그런 실수를 했다고요? 날 속일 생각하지 말아요!”

온지유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의 변명을 믿지 않았다.

“전혀 요리할 때 생긴 상처가 아닌 것 같네요. 대체 어쩌다가 다친 거예요?”

인명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가 말하지 않으니 온지유는 직접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인명진의 손을 잡으며 당긴 후 소매를 걷어 올렸다. 그의 팔엔 붕대가 감겨 있었다.

임시로 치료한 것인지 제대로 감겨 있지 않았다.

어쩌면 혼자 치료한 것이라 한 손으로 제대로 감기 힘들었을 수도 있다.

“실수로 다친 거예요.”

인명진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전에도 봤다시피 어차피 제 몸엔 상처가 많잖아요. 이런 건 아무것도 아닌 거죠.”

말을 마친 그는 그냥 얼렁뚱땅 넘어가려고 했다.

온지유도 더는 언급하지 않을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온지유는 전혀 그냥 넘어갈 생각이 없었다.

“인명진 씨가 그런 거예요?”

인명진은 멍한 표정을 지으며 손을 빼냈다.

“그건 왜 묻는 거예요.”

온지유가 말했다.

“실수로 베인 거라면 어떻게 마침 손목을 벨 수가 있겠어요? 게다가 붕대 감은 것도 깔끔하게 감았잖아요. 그러니 스스로 상처를 냈을 가능성이 아주 크죠. 게다가 원래는 이쪽에 상처가 있었잖아요. 의사가 이렇게 허술하게 상처를 치료해줄 리가 없잖아요. 그 말인즉슨 인명진 씨가 혼자 상처를 치료했다는 의미겠죠. 그것도 아주 급하게. 그래서 피가 뚝뚝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