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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8화

온지유는 고개를 들어 인명진을 보았다. 인명진은 아주 담담한 눈빛으로 그녀를 보고 있었다.

그에겐 더는 이상한 일이 아니었으니까.

온지유도 알고 있었다. 인명진이 지내던 곳은 원래부터 남에게 당당하게 소개할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그가 말했던 것처럼 빛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자랐다.

그럼에도 온지유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분명 사람이면서 사람 취급을 받지 못하고 자랐으니 말이다.

“왜 저한테 피를 나눠준 거예요?”

온지유는 속으로는 거부하고 있었다.

“쓰러진 건 시간이 조금 지나면 깨어날 수 있었어요. 인명진 씨가 굳이 팔에 상처를 내가며 피를 저한테 먹일 필요가 없었다고요. 왜 자기 몸을 아끼지 않는 거예요? 전 인명진 씨가 자기 몸에 상처를 내는 거 원치 않아요.”

인명진은 가볍게 피식 웃었다. 아마도 그가 한 일 중에서 가장 쉬운 일이었을 것이다.

“괜찮아요. 피를 조금 나눠준 것뿐인데요, 뭘. 그 정도로 죽지 않아요.”

“그런 말 하지 말아요! 그리고 다음에 제가 쓰러져도 그러지 말아요!”

온지유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저랑 같이 지내게 된 이상 인명진 씨는 존중받아야 마땅할 사람이라고요. 희생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전 누구의 희생도 원치 않아요. 인명진 씨에게도 자유가 있어요. 그러니 자신을 너무 속박하지 말아요.”

온지유가 이런 말을 한 건 그저 그에게 앞으로 더는 그런 일 하지 말라고 알려주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녀는 그가 정상적인 생활을 하길 바랐다.

인명진도 알고 있었다. 그녀가 자신을 걱정해주는 것만으로도 그는 충분했다.

“알았어요.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제가 한 말 꼭 기억해요. 우리는 친구예요. 앞으로 도움이 필요한 일이 생기면, 저한테 말해요.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면 도와줄 테니까요.”

온지유는 계속 말을 이었다.

“참, 인명진 씨랑 같이 있던 여자 말이에요. 그날 이후로 홍혜주 씨를 보지 못한 것 같은데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니겠죠?”

“걱정돼요?”

“불쌍하잖아요.”

온지유는 비록 그때의 기억이 없지만 홍혜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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