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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3화

노승아에게는 이제 이 길밖에 남지 않았다.

...

온지유는 밤을 어떻게 보냈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그저 끝없이 길고 고통스러웠던 것만 기억났다.

그녀는 소파에서 뜬눈으로 밤을 보냈다. 완전히 정신이 들었을 때 동쪽 하늘에는 이미 희미한 안개가 끼어 있었다.

피곤했다. 너무 피곤했다.

온지유는 지친 몸을 이끌고 욕실로 가서 세수를 했다. 그리고 거울 속의 자신을 보고 깜짝 놀랐다. 마치 귀신을 본 것 같았다.

눈은 핏빛으로 물들어 있었고, 얼굴은 혈색 없이 초췌했다. 마치 병에 걸린 사람처럼 보였다.

온지유는 자기 얼굴을 만지며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하룻밤 사이에 이렇게까지 변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

사랑의 상처를 입었다고 이렇게 무너져야 할까?

여이현 없이는 살 수 없는 걸까?

답은 ‘아니’였다.

그녀는 애초에 이 악연을 끊고 이혼할 생각이었다. 다만 이번에는 그가 먼저 제안했을 뿐이다.

이혼하더라도 그녀는 잘 살 것이다. 예전보다 백 배 더 멋지게 살 것이다. 힘들어하는 건 하룻밤으로 충분하다. 남은 날들은 반드시 멋지게 살아가야 한다.

그녀는 세수를 하며 얼굴을 세게 문질렀다. 조금이라도 정신을 차리고 싶었다. 정신을 차리면 그렇게까지 연애에 매달리지 않으니까.

세수를 마친 그녀는 갑자기 고개를 들었다가 빈혈 때문인지 눈앞이 깜깜해졌다. 그 자리에서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고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아무런 감각도 없었다. 그대로 정신을 잃고 말았다.

온지유는 일어나고 싶었지만,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녀는 반쯤 죽은 것처럼 온몸이 지쳐 있었다. 몸과 마음이 완전히 피폐해졌다.

그녀는 스스로도 놀랐다. 여이현 때문에 이렇게까지 에너지를 소진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주위를 둘러보니, 곁에는 인명진이 서 있었다. 그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온지유는 놀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러나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았다.

“며... 명진 씨가... 어떻게 여기에...”

그는 한 번도 그녀의 집에 온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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