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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4화

온지유의 인생은 운이 좋다고 하면 참으로 운이 좋았다. 행복한 가정에서 많은 사람이 그녀를 아껴주었다.

그녀의 불행은 대부분 감정적인 부분에서 온 것이다. 어쩌면 그녀의 인생이 너무 안정적이어서, 감정에서만큼은 파란을 겪어야 해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온지유의 말을 들은 인명진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곁에 앉아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갈색 눈동자는 유난히 따뜻해 보였다.

“그렇다기보다는... 지유 씨가 저한테 새 삶을 줬어요.”

인명진은 더 이상 회피하지 않았다. 이제는 많은 일을 함께 마주해야 할 때였다.

“기억이 돌아오면 알게 될 거예요.”

그가 몇 번이나 구해준 걸로 봐서 해치지 않을 거라는 확신 정도는 있었다. 그의 정체가 단순하지 않을 것 같다는 의심은 여전했지만 말이다.

이제 그녀 곁에 남아 있는 사람은 인명진뿐이었다. 온지유는 그와 조금 더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명진 씨 친구는 있어요?”

“아뇨.”

온지유가 다시 물었다.

“왜요?”

“저는 친구가 필요 없어요.”

“부모님은요?”

“누군지도 몰라요.”

“많이 외롭겠어요. 친구도 가족도 없는 삶이라니... 상상이 안 가요.”

온지유는 갑자기 그가 불쌍하게 느껴졌다. 신이 그를 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신은 그에게 뛰어난 외모와 의술을 주었지만, 동시에 끝없는 고독도 안겨준 것이다. 기쁨을 나눌 사람조차 없다는 것은 분명히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인명진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만약 온지유가 묻지 않았다면 그는 외로움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그런 감정을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매일 살아남는 것만으로도 벅찼기에, 그런 건 사치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이렇게 잘살고 있잖아요.”

인명진은 무심하게 말했다.

온지유는 고개를 숙이고 부드럽게 위로했다.

“괜찮아요. 이제 제가 친구 되어줄게요. 슬프거나 기쁜 일이 있을 때, 언제든 말해요. 제가 기꺼이 들어줄게요.”

온지유는 그렇게 인명진에게 마음을 열었다.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기 마련이다. 그녀는 이별에 빠져서 소중한 인연을, 즉 새로운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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